‘친정’ 아일랜드에 비수 꽂은 ‘라이스-그릴리쉬’…카슬리 체제 ‘첫승 주역’

박진우 기자 2024. 9. 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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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장난이었다.

아일랜드에서 잉글랜드로 국적을 전환한 데클란 라이스와 잭 그릴리쉬가 '친정' 아일랜드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라이스는 과거 아일랜드 성인 국가대표팀에서, 그릴리쉬는 아일랜드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한 바 있다.

'아일랜드 대표팀 출신' 라이스와 그릴리쉬의 호흡에서 나온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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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박진우]


운명의 장난이었다. 아일랜드에서 잉글랜드로 국적을 전환한 데클란 라이스와 잭 그릴리쉬가 ‘친정’ 아일랜드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잉글랜드는 8일 오전 1시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B 2조 1차전 아일랜드와의 맞대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가장 이목을 끌었던 선수는 라이스와 그릴리쉬였다. 두 선수는 잉글랜드 국적 또한 함께 소유하고 있었지만, 아일랜드 국적을 택했다. 라이스는 과거 아일랜드 성인 국가대표팀에서, 그릴리쉬는 아일랜드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한 바 있다. 그러나 그릴리쉬는 지난 2015년 잉글랜드로 국적을 바꿨다. 라이스 또한 지난 2019년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이번 아일랜드전은 두 선수가 국적을 바꾼 뒤, 처음으로 아일랜드를 상대하는 경기였다. 게다가 경기 또한 아일랜드의 ‘중심’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에 두 선수를 향해 아일랜드 관중들이 욕설과 비판을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4일 그릴리쉬와 친분이 있는 아일랜드 국적의 공격수 칼럼 로빈슨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매체는 “로빈슨은 잉글랜드와 아일랜드 간 네이션스리그 경기에서 그릴리쉬가 아비바 스타디움 관중들로부터 욕설을 받을 것”이라 전했다. 아울러 라이스 또한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 덧붙였다. 두 선수가 어떠한 반응과 활약을 펼칠지가 하나의 관전 포인트였던 경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선수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라이스와 그릴리쉬는 나란히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라이스는 환상적인 선제골로 잉글랜드에 리드를 가져왔다. 전반 10분 앤서니 고든이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해리 케인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수비를 맞고 굴절된 공을 라이스가 그대로 감아차며 골문 우측 상단을 흔들었다.


다음은 그릴리쉬 차례였다. 전반 25분 우측에 위치한 라이스가 동료와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며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이후 컷백 크로스를 올렸고 그릴리쉬가 논스톱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아일랜드 대표팀 출신’ 라이스와 그릴리쉬의 호흡에서 나온 골이었다. 잉글랜드는 이 두 선수의 득점을 끝까지 지키며 기분 좋은 2-0 완승을 거뒀다. 라이스와 그릴리쉬는 국적을 변경한 뒤 처음 맞이하는 ‘친정’과의 맞대결에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아울러 잉글랜드는 리 카슬리 임시 감독 체제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한편 두 선수는 상반된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라이스는 득점 직후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리며 ‘노 세리머니’를 펼쳐 존중의 의사를 표했다. 반면 그릴리쉬는 득점하자마자 관중석을 향해 환호하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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