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멀어지는 휴전…이스라엘, 필라델피 회랑에 도로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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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를 잇는 이른바 '필라델피 회랑'을 따라 새 포장도로를 건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벌어지자 올해 5월초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측 구역을 점령하고 필라델피 회랑 전체를 통제하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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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를 잇는 이른바 ‘필라델피 회랑’을 따라 새 포장도로를 건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BBC 방송은 8일 오전(한국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쪽 국경을 따라 아스팔트를 깔고 있다"면서 "일부 해설가들은 이를 조만간 전면철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지구에서 군대와 정착민을 철수시키면서 이 지역에 대한 통제를 중단했다. 하지만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벌어지자 올해 5월초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측 구역을 점령하고 필라델피 회랑 전체를 통제하에 넣었다.
BBC는 9월 5일 기준으로 새 포장도로의 길이가 6.4㎞에 이르렀고, 소셜미디어 등에 올려진 영상에는 중장비 등을 동원해 대형차량 두 대가 한꺼번에 지날 수 있는 너비의 도로가 깔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지역을 촬영한 민간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지난달 26일 지중해 쪽 끝에서 공사가 시작된 모습이 처음 포착된 것을 시작으로 국경 장벽을 따라 건설이 진행돼 온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자지구와 이집트간 국경의 전체 길이는 12.6㎞로, 서쪽은 지중해, 북쪽과 동쪽은 이스라엘과 접한 가자지구 주민들이 전쟁 발발 전까지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외부 세계와 접촉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여겨졌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비슷한 시기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양분하는 이른바 ‘넷자림 회랑’에도 전진기지를 구축하고 주변 건물들을 철거해 완충지대를 마련하는 등 장기 주둔을 위한 포석으로 여겨지는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소속 전문가인 안드레아스 크레이그 박사는 "포장도로를 까는 건 협상가들과 중재국들에게 압력을 준다. 이스라엘이 현상황을 기정사실로 만들려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군 퇴역 장성인 사미르 파라지 전 소장도 "이건 심리전이다. 여러 당사자에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전하는 미디어 전쟁을 위한 길을 닦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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