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콘솔게임 대전…제천대성 '오공' VS 귀검사 '카잔'
'오공' 벌써 1800만장 팔려…中 관영 매체 '자화자찬'
'카잔' 내년 상반기 출격…"액션의 정수 선보일 것"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대작 게임이 맞붙는다.
중국 게임 산업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검은신화 오공'과 K게임의 대표작 던전앤파이터를 원작으로 하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오공'은 중국 고전 '서유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으며, '카잔'은 중국에서 국민 게임 중 하나로 불릴 정도로 인기인 '던전앤파이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작이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두 게임의 본격적인 시장 경쟁은 '카잔'이 출시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 먼저 '오공'이 지난달 20일 출시돼 글로벌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공'은 중국의 대형 게임사인 텐센트 출신들이 설립한 '게임사이언스'에서 개발했다. 6년간 개발비만 750억원이 투입된 중국 최초의 AAA급 대작 게임으로 평가된다.
'카잔' 역시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에서 개발 중인 AAA급 대작 게임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되진 않았지만, 최근 넥슨의 다른 콘솔 게임인 '퍼스트 디센던트'가 약 4년간 500억원 상당의 개발비가 사용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카잔 역시 수백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을 것으로 보인다.
두 게임 모두 액션 RPG 장르라는 공통점도 있다. 특히 지난달 독일에서 열렸던 국제 게임쇼 '게임스컴'에서도 나란히 출품돼 전초전을 벌였다. 하지만 동아시아권에 비해 서구권에선 인지도가 미약한 탓인지, 둘 다 게임스컴 어워드 수상엔 실패했다.
그럼에도 두 게임이 서구권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목적은 분명하다. 시장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519억달러(약 70조원)로 관측됐다.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8% 성장한 것으로 봤다. 앞으로의 성장성도 긍정적이다. 리서치앤마케츠 조사에 따르면 2029년 844억3200만달러(약 11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공' 벌써 1800만장 팔려…관영 매체 "해외서 中문화 배울 차례"
상업적 성공도 거뒀다. 출시 후 단 3일 만에 1000만장 판매 돌파, 2주 만에 총 1800만장이라는 판매 기록을 세웠다. 스팀에서만 8억524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런 '오공'의 성과는 중국인들에게 중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자부심을 고취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오공'이 중국 전통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중국 중앙 텔레비전(CCTV)은 블로그에 "과거에는 중국 플레이어들이 이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면, 이제는 해외 플레이어들이 중국 전통 문화를 배우고 이해할 차례"라고 썼다.
중국 신화통신은 사설에서 "이번 (오공) 출시는 중국 게임 개발자들이 오랫동안 서구권 AAA 타이틀이 지배하던 시장에 대담하게 진출한 것”이라 평가하며 "이 돌파구를 통해 AAA 게임의 기본 언어는 더 이상 영어가 아니라 중국어가 됐다"고 주장했다.
중국 광명왕은 "게임 '오공'이 중국 안팎에서 큰 성과를 올리며 흥행 기록을 세웠고, 중국 게임의 새로운 신화를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오공'의 인기 비결은 바로 '서유기'라는 중국의 고전 문학 작품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다. '서유기'는 중국의 4대 기서 중 하나로, 중국인들에게 매우 친숙하고 사랑받는 작품이다. '오공'은 중국의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게임에 녹여냈다. 게임 속 고대 건축물, 조각상, 벽화, 전통 민속 악기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이 중국인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벌써부터 중국에선 '오공' IP(지식재산권) 제휴 사례가 나오고 있다.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디디'와 레노버 그룹, 루이싱 커피 등은 '오공'에서 영감을 받은 요소를 홍보 캠페인에 도입했다. 일부 직원들에게는 '오공'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간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게임 속 배경이 된 실제 장소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도 높아졌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해외 미디어들의 반응은 보다 객관적이다. 게임의 시각적 요소와 액션성 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다양성 부족과 검열 의혹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게임 홍보 과정에서 인플루언서들에게 정치, 코로나19, 페미니즘 등 민감한 주제를 언급하지 말라는 지침이 있었다는 보도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액션의 정수" 카잔 10월 글로벌 테스트…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 시작
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오공'에 대해 "좋은 작품이 나왔을 때 긴장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카잔은 던전앤파이터 특유의 액션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 중이다. (오공 등) 좋은 게임이 나오면, 액션 장르를 좋아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날 것이기에 굉장히 긍정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오플이 개발하고 넥슨이 퍼블리싱을 맡은 '카잔'은 '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의 본격적인 확장을 알리는 대형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은다. 넥슨은 지난 '게임스컴'에 이어 일본 '도쿄게임쇼'와 부산 '지스타' 등 글로벌 게임쇼에 참가해 '카잔' 예비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얻을 예정이다.
'오공' 만큼 '카잔' 역시 중국에서 흥행이 기대된다. 원작 '던전앤파이터'는 지난 2005년 출시 후 누적 이용자 8억5000만명, 누적 매출 20조원을 돌파한 대작이다. 이 IP를 기반으로 만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중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잔'의 게임 내용은 한때 위대했던 영웅 카잔이 몰락하고 나서 복수극을 펼치는 이야기다. 배경은 중세 유럽의 시대상과 흡사한 세계로 아라드 대륙의 펠 로스라는 제국에서 펼쳐진다.
게임 시작 전 이야기는 대장군 카잔과 당대 최고의 마법사 오즈마가 갑자기 나타난 '히스마'라는 용을 토벌하고 전란을 종식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질투심을 느낀 황제에 의해 반역자 누명을 쓰게 된다. 카잔은 양팔의 힘줄이 뽑히는 형벌을 받고 험난한 설산 지대로 추방 당한다. 그러던 중 호송 마차가 갑자기 일어난 산사태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게 된다.
이후의 이야기는 게이머가 주인공 '카잔'이 되어 설산을 헤매다가 만나는 보스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게이머는 전투를 통한 성장과 아이템 획득 등을 통해 보다 강력해진 귀검사 '카잔'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3D 셀 애니메이션풍의 독특한 그래픽이 더해져 극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전략적인 스킬 운용과 세밀한 공략을 통해 액션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다.
넥슨은 내년 게임 출시에 앞서 오는 10월 11일 테크니컬 클로즈 베타 테스트(TCBT)를 진행한다.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이번 TCBT를 통해 출시 전까지 완성도를 높여 PC(스팀)와 콘솔(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에서 동시 출시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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