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연료는 석유의 동반자" 韓·美 석학이 말하는 탄소 저감 해법

일리노이(미국)=김도균 기자 2024. 9.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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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 산하 일리노이주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서 만난 이의성 박사의 모습. 기초 과학을 연구하는 아르곤 연구소는 미국 최초의 국립 연구소로 이 박사는 이곳에서 에너지 시스템 부문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사진=미국곡물협회 제공

"미국에서는 바이오 에탄올을 석유의 경쟁자가 아니라 석유 산업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 산하 일리노이주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서 만난 이의성 박사는 "바이오 연료로 인해 석유 연료가 살면 그 시장이 결국 살아남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초 과학을 연구하는 아르곤 연구소는 미국 최초의 국립 연구소로 이 박사는 이곳에서 에너지 시스템 부문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이란 식물의 전분을 발효시켜 순도 99.5% 수준으로 정제한 연료다. 미국에서는 옥수수를 주원료로 삼으며 이밖에도 사탕수수, 대두 등이 원료로 쓰인다. 이 박사에 따르면 원료 확보, 정제, 연소 등 전 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탄소집약도가 휘발유 대비 40%가량 낮다.

이 박사는 특히 항공유 분야에서 바이오 에탄올 활용도가 높다고 본다. 현재 지속가능항공유(SAF)는 대부분 폐식용유를 이용해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식물성 바이오에탄올에도 별도 공정을 추가하면 SAF로 활용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박사는 "폐식용유 활용도 좋은 기술"이라면서도 "하지만 원식용유의 공급이 늘어야 폐식용유가 늘어나는 건데 앞으로 식용유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폐식용유를 활용한 SAF의 지속가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 산하 일리노이주 아르곤 국립 연구소./사진=김도균 기자

같은 날 일리노이주립대학 시카고 캠퍼스에서 만난 슈테펜 뮐러(Steffen Mueller) 교수는 바이오 에탄올이 승용차 연료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대학 에너지 자원 센터(Energy Resources Center) 소속 뮐러 교수는 2013년부터 ISCC(국제 지속가능성 및 탄소 인증) 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전기차로의 급격한 전환보다 바이오연료를 이용한 내연기관차의 존속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뮐러 교수는 "개인적으로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엔진이 적어도 우리 다음 세대까지는 답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우리 세대가 확실히 해야 하는 건 하이브리드에 깨끗한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미국의 경우 판매되는 모든 휘발유(가솔린)에는 바이오에탄올 10% 혼합이 의무화돼있다. 주유소마다 10~15% 혼합유부터 최대 85% 혼합유까지 다양한 비율로 판매하고 있다. 30% 미만까지는 일반 가솔린 엔진에 주입해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이상은 혼합유를 위한 별도 엔진이 필요하다.

특히 그는 전기차 충전에 쓰이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화석 연료에 의존해야 하는 점을 지적했다. 뮐러 교수는 "에탄올을 혼합한 휘발유는 1마일(약 1.61㎞) 당 354~38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석탄을 사용한 전기를 사용하면 최대 1마일 당 467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뮐러 교수는 "에탄올 혼합유에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더할 경우 1마일 당 배출량을 325g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 시카고 캠퍼스에서 만난 슈테펜 뮐러(Steffen Mueller) 교수./사진=김도균 기자

두 전문가는 바이오에탄올 사용이 기존 정유사에게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뮐러 교수는 "바이오 에탄올을 휘발유와 혼합하면 기존에 정유사들이 쓰던 방향족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한국 정유 업계는 석유 연료에 재생가능 연료 10%를 넣으면 10%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게 아니라 10%를 혼합함으로서 석유 시장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 연료 혼합을 막아 내연기관차 자체가 사라지면 그게 더 큰 문제 아니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오 연료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을 강조했다. 이 박사는 "미국처럼 재생가능 연료를 위한 원료가 많은 나라에서도 사용 확대를 위해 여러 지원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며 "바이오 연료는 정부가 이끌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일리노이(미국)=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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