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연료는 석유의 동반자" 韓·美 석학이 말하는 탄소 저감 해법
"미국에서는 바이오 에탄올을 석유의 경쟁자가 아니라 석유 산업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 산하 일리노이주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서 만난 이의성 박사는 "바이오 연료로 인해 석유 연료가 살면 그 시장이 결국 살아남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초 과학을 연구하는 아르곤 연구소는 미국 최초의 국립 연구소로 이 박사는 이곳에서 에너지 시스템 부문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이란 식물의 전분을 발효시켜 순도 99.5% 수준으로 정제한 연료다. 미국에서는 옥수수를 주원료로 삼으며 이밖에도 사탕수수, 대두 등이 원료로 쓰인다. 이 박사에 따르면 원료 확보, 정제, 연소 등 전 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탄소집약도가 휘발유 대비 40%가량 낮다.
이 박사는 특히 항공유 분야에서 바이오 에탄올 활용도가 높다고 본다. 현재 지속가능항공유(SAF)는 대부분 폐식용유를 이용해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식물성 바이오에탄올에도 별도 공정을 추가하면 SAF로 활용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박사는 "폐식용유 활용도 좋은 기술"이라면서도 "하지만 원식용유의 공급이 늘어야 폐식용유가 늘어나는 건데 앞으로 식용유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폐식용유를 활용한 SAF의 지속가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같은 날 일리노이주립대학 시카고 캠퍼스에서 만난 슈테펜 뮐러(Steffen Mueller) 교수는 바이오 에탄올이 승용차 연료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대학 에너지 자원 센터(Energy Resources Center) 소속 뮐러 교수는 2013년부터 ISCC(국제 지속가능성 및 탄소 인증) 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전기차로의 급격한 전환보다 바이오연료를 이용한 내연기관차의 존속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뮐러 교수는 "개인적으로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엔진이 적어도 우리 다음 세대까지는 답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우리 세대가 확실히 해야 하는 건 하이브리드에 깨끗한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미국의 경우 판매되는 모든 휘발유(가솔린)에는 바이오에탄올 10% 혼합이 의무화돼있다. 주유소마다 10~15% 혼합유부터 최대 85% 혼합유까지 다양한 비율로 판매하고 있다. 30% 미만까지는 일반 가솔린 엔진에 주입해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이상은 혼합유를 위한 별도 엔진이 필요하다.
특히 그는 전기차 충전에 쓰이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화석 연료에 의존해야 하는 점을 지적했다. 뮐러 교수는 "에탄올을 혼합한 휘발유는 1마일(약 1.61㎞) 당 354~38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석탄을 사용한 전기를 사용하면 최대 1마일 당 467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뮐러 교수는 "에탄올 혼합유에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더할 경우 1마일 당 배출량을 325g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바이오에탄올 사용이 기존 정유사에게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뮐러 교수는 "바이오 에탄올을 휘발유와 혼합하면 기존에 정유사들이 쓰던 방향족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한국 정유 업계는 석유 연료에 재생가능 연료 10%를 넣으면 10%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게 아니라 10%를 혼합함으로서 석유 시장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 연료 혼합을 막아 내연기관차 자체가 사라지면 그게 더 큰 문제 아니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오 연료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을 강조했다. 이 박사는 "미국처럼 재생가능 연료를 위한 원료가 많은 나라에서도 사용 확대를 위해 여러 지원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며 "바이오 연료는 정부가 이끌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일리노이(미국)=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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