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파 인플루언서들, 러 선전 도구로 정치 분열 증폭"

정명원 기자 2024. 9. 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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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우익 성향의 테닛 미디어 소유주 로렌 첸

미 대선에 개입하려는 러시아 측이 우익성향의 미 온라인 채널에 거액의 콘텐츠 제작비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CNN 방송이 우파 소셜미디어 스타들을 끌어들인 이 온라인 미디어 기업과 러시아의 커넥션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지난 4일 미 테네시주에 본사를 둔 우파 성향 미디어 기업 테닛 미디어에 불법적으로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러시아 국영방송 RT 직원 2명을 기소했습니다.

유튜브는 테닛 미디어 등 우파 성향 4개 채널을 차단했습니다.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RT 직원들은 유령회사를 통해 우익 미디어 기업가 로렌 첸이 운영하는 테닛 미디어에 1천만 달러(약 133억 원)를 지원하고,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증폭시키기 위한 온라인 영상을 제작하도록 했습니다.

기소장에는 러시아 측 자금을 받은 매체가 적시되지 않았지만, 세부 정보는 러시아 RT 프로듀서로부터 돈을 받은 기업이 테닛 미디어라는 것을 뒷받침합니다.

지난해 출범한 테닛 미디어는 스스로를 '서구의 정치 및 문화 문제에 초점을 맞춘 이단적 해설가 네트워크"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이 채널에서 활동하는 6명의 해설가는 이미 미국 주류 매체에서 경력을 쌓은 뒤 보수 성향의 미디어 생태계에서 인플루언서로 존재감 키웠습니다.

테닛 미디어 해설자들이 확보한 유튜브 구독자는 600만 명이 조금 넘지만, 우익 세계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큽니다.

방송에서 검은색 비니를 쓰는 것으로 유명한 팀 풀은 자신의 쇼에 극단주의적 극우 인사들을 초대하기도 했고, 올해 초에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유튜브 구독자 240만 명을 거느린 우익 단체 '터닝 포인트 USA'의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베니 존슨은 지난 2월 테닛 플랫폼에서 트럼프 후보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인터뷰했습니다.

법무부 기소장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 RT는 해설자들의 팬 네트워크가 광범위한 이 회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미국 사회의 분열을 유도하는 서사를 유포하게 했습니다.

특히 러시아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지명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고 성소수자 운동을 비판하기를 원했습니다.

실제로 테닛 미디어의 해설자들은 이런 러시아 측의 의도대로 행동했습니다.

또 기소장에는 러시아 자금 제공자들이 지난 3월 테닛의 공동 창립자에게 모스크바 외곽 콘서트장에서 벌어진 테러와 관련 우크라이나와 미국을 비난하라고 직접 요청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당시 국제 테러 조직인 이슬람국가(ISIS)가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학살에 관여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오랫동안 미국인을 이용해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작전을 수행해 왔으며, 그 목적은 미국 내 분열 조장을 통한 러시아 이익 증진이었다고 CNN은 소개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러시아는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이 제공하는 익명성을 활용해 미국의 우파와 좌파 사회 운동에 침투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사진=엑스 계정 캡처, 연합뉴스)

정명원 기자 cooldud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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