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워치]AI로 개발한 신약, 임상에서 '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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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신약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를 달리는 미국계 제약사 리커젼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약물이 임상에서 기대에 못 미친 결과를 내며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AI신약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첫 번째 주자이다보니 많은 관심이 모였고 그만큼 실망감도 컸던 것 같다"며 "하지만 아직 임상 2상 단계로 결과를 단언하기 어려워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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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신약개발 회의론 커질까 업계 우려
AI(인공지능) 신약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를 달리는 미국계 제약사 리커젼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약물이 임상에서 기대에 못 미친 결과를 내며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자칫 AI 신약개발 전반에 걸친 불신으로 이어질까 업계의 우려가 크다고 하는데요.
리커젼은 최근 뇌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면서 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는 해면상혈관종(CCM) 치료제로 개발한 'REC-994'의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리커젼이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으로 발굴한 파이프라인 중에서 가장 개발이 진척된 물질인데요.
6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시험에서 리커젼은 1차 평가지표인 안전성과 내약성 기준을 충족했지만 약효에서는 물음표를 남겼습니다.
리커젼은 MRI(자기공명영상) 스캔을 통해 약물을 투여한 후 환자의 뇌를 관찰한 결과 병변의 크기와 출혈발생빈도가 감소한 추세를 확인했다는 모호한 설명만 남길 뿐,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치료 후 환자가 증상이나 생활의 질 등의 변화를 직접 보고한 결과(PRO)나 의사가 객관적으로 평가한 측정에서 개선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앞서 나자트 칸 리커젼 R&D(연구개발) 책임자는 약물의 효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PRO를 꼽은 적이 있었습니다.
리커젼은 이번 임상이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강조했지만 AI신약개발 첫 주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컸던 탓일까요. 임상결과가 알려진 3일(현지시간) 리커젼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6.6% 떨어졌습니다. 이는 지난 2022년 5월 이후 2년여만에 최대 낙폭이었죠.
시장의 눈은 다음 타자에게 모입니다. 미국과 홍콩에 본사를 둔 인실리코메디슨으로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 AI 기술로 발굴한 폐질환 신약의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 초에 결과가 나올 전망인데요. AI신약개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꺾이느냐, 다시 살아나느냐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미 린 인실리코메디슨 타이완 대표는 지난 5월 비즈워치와 인터뷰에서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업계 사람들이 폐질환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책임감을 드러낸 적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아직 리커젼의 임상소식이 국내 AI 신약개발 업계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유일한 AI 신약개발사인 파로스아이바이오는 리커젼의 주가가 급락한 날,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PHI-101'의 임상연구가 진척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가가 장중 20.1%까지 올랐습니다. 이날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7% 상승했습니다.
AI신약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첫 번째 주자이다보니 많은 관심이 모였고 그만큼 실망감도 컸던 것 같다"며 "하지만 아직 임상 2상 단계로 결과를 단언하기 어려워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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