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서울살이 접고 완도로 내려간 20대 이장님의 고민

미래팀 2024. 9. 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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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DF 다이어리 EP.214

지난달 말, 대한민국의 끝과 끝을 상징하는 양대 도시, 서울과 부산의 두 시장님이 만났습니다. 한국정치학회가 마련한 특별대담 자리였는데, 인구 급감으로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을 살리기 위해 두 도시가 머리를 맞댔습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방이 위기에 처하게 된 배경으로 ‘수도권 일극주의’를 지목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In Seoul’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용어로 자리 잡은 것도 90년대 이후부터입니다. 10위권 이내의 대학 수준이었던 지방의 국립대학들이 모두 서울에 있는 대학들 대부분보다 후순위에 자리하게 된 것도, 지방에 있었던 대기업들이 거의 모두가 서울로 본사를 옮겨 대기업들의 90% 이상이 수도권에 소재하게 된 것도, 디지털 시대를 대표하는 IT 기업들과 상장 창업 벤처기업들의 90% 이상이 서울에 있게 된 것도 90년대 이후의 일입니다.” 90년대를 기점으로 수도권과 지역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지방은 침체의 길을 걷게 됐고, 수도권은 초과밀 초경쟁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역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안했습니다. 지방이 살기 위해선 행정 거버넌스를 바꿔야 한다면서, 중앙정부의 인적자원과 권한을 대거 지방으로 이양해 지방에 재량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8대 2 수준인 중앙과 지방의 예산 배분을 적어도 5대 5 정도까지 바꾸고, 지방의 재원을 늘려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발전전략을 구사해야 지방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지난달 23일 부산에서 열린 ‘2024 한국정치학회 하계학술대회’ 특별대담의 토론자로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2030 도시, 국가, 글로벌 문제 극복 리더십’을 주제로 지역소멸을 포함한 한국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논의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정부든 민간이든 할 것 없이 지역을 살려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어느 때보다 팽배합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역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정책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시도 중 하나가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입니다. 사업 취지는 청년들이 일정기간 지역에 머물면서 지역에 매력을 느끼고 그곳에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역이 살아남기 위해선 청년 인구의 정주, 나아가 이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죠.

어떤 사례가 모범이 될 수 있을까 살펴보다가 눈에 띄는 이력의 20대 청년을 발견했습니다. ‘최연소 여성 이장’, ‘MZ 이장’이란 타이틀이 예사롭지 않은 전남 완도군 완도읍 용암마을의 김유솔 이장이었는데요. 마을의 미래인 김유솔 이장은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그를 화상으로 만나봤습니다.

- 서울에서 일하다 고향 완도로 내려온 이유는 뭐였나요?
= 저는 서울에서 도망쳤다기보다 완도로 떠났다고 생각해요. 회의감이 들긴 했지만, 서울을 뜨고 싶다는 생각은 사실 안 했어요. 왜냐하면 서울은 좋은 게 너무 많고, 저는 지금도 서울에 놀러 가는 게 너무너무 좋아요. 그런데 그걸 뛰어넘을 정도로 완도에 가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회의감이 든 건 그런 거였어요. 5시간 넘는 거리를 버스를 타고 올라가야 될 정도로 거리상 멀기도 하고, 서울은 심리적 거리도 되게 먼 곳이었거든요. 그림을 아무리 잘 그리는 친구들도 아빠가 전복 양식을 하면 같이 한다든지 이렇게 돼버리니까 직업의 다양성이 없던 상황에서, 나는 서울에 가서 디자인을 하는 게 되게 크고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서울에 가니까 그냥 집 앞에 학원만 가도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거예요. 차를 타고 와서 생활 터전을 다시 가꾸고 그렇게 해야만 할 수 있는 게 저한테는 디자인이었는데, 서울 사람들한텐 당장 이렇게 근처만 가도 되는 일이어서 그런 데에서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내가 생각했던 꿈이 이만한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까 그냥 요만했던 거예요. 완도에 있을 때는 오히려 아무것도 몰라서 꿈이 ‘진짜 멋지고 대단한 디자이너가 될 거야!’였는데, 서울에서 취직 생활을 하다 보니까 ‘연봉을 좀 더 주는 회사에 갈 거야.’ 이게 제 꿈이 되더라고요.

무의미하게 회사 생활을 하다가 ‘완도는 예쁘다.’ 이게 저한테 새롭게 와닿았어요. 그래서 완도에 가고 싶었어요. 내가 너무너무 싫었던 이 공간이 사실 휴가 때마다 놀러 가는 곳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저한테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거든요. 이런 일이 있었어요. 일본 오키나와 여행을 가서 사진을 올렸는데, 완도 친구들이 댓글로 ‘완도 왔는데 왜 연락을 안 하냐!’ 이렇게 댓글을 단 적이 있었어요.😊

- 전임 이장님 권유로 이장 일을 시작하면서 어떤 목표가 있었나요?
= 저는 이장 일을 하는 걸 대단하게 생각했어요. 마을의 도로를 한번 예쁘게 가꿔볼까? 이런 계획을 세웠을 때도 있었는데, 그것보다 중요한 건 지금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좀 괜찮게 산다고 느끼게끔 마을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고 느끼게끔 뒷받침을 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저희 마을을 너무너무 좋아해요. 저희 어르신들도 그렇고 배울 게 너무너무 많아요. 저보다 엄청 개방적이신 것, 사소한 데에서 행복을 느끼시는 것, 계산 없이 친절을 베푸시는 것 너무너무 본받을 게 많거든요. 그런데 중요한 건 그다음이 없어요. 마을에서 베푸는 분들이 다 70~80대 어르신들이거든요. 마을 일이라면 항상 나서서 일도 도와주시고 하는데 그분들이 전부 70~80대라 그다음 세대가 없어요. 이 세대가 끊기면 마을이 그냥 사라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도 빨리 이다음 세대를 만들어야 마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멀게 보면 마을의 생존인데, 자세히 보면 이 어르신들과 똑같은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 다음 세대를 마을 내에서 만들어서 마을을 잘 아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만들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있어요.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사진촬영 재능기부 활동 중인 모습. (출처: 김유솔 제공)

- 이장도 임기가 정해져 있어요?
= 임기는 1년씩이고, 저는 연임을 두 번 했어요. 첫 번째 이장했을 때 라이벌이 한 분 계셨는데, 그때 빼고는 라이벌이 아직은 없어서 다행히 연임을 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라이벌이 나오지 않는 이상 계속 연임을 할 수 있어요.😊

- 이장님이 오고 나서 마을에 청년이 좀 늘었나요?
= 오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가는 친구들도 많았고요. 나간 만큼 들어온 것 같아요. 청년 마을 사업 프로그램[1]을 통해 정착하신 분들이 세 분 정도 있으세요. 지금 사신 지 1년 정도 됐는데, 처음에 이분들한테 왜 완도에서 살겠단 마음을 먹었느냐 여쭤보니까 “생각보다 살 만하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어요. 사실 완도는 원래 살만한 곳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은 아예 계기가 없으니까 생각조차 못해보신 거예요. 그래서 ‘완도도 생각보다 살 만하네?’ 이걸 느끼면서 정착한 건데, 아주 사소한 이유인 거죠.

살만하다고 느끼는 첫 번째 이유가 진짜 터무니없거든요? 다들 “바다가 너무 예쁘잖아요.” 이게 1번이었고요. 친한 언니나 오빠가 여기 산다고 해서 나도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고도 해요. 결국 사람이나 장소가 영향을 많이 끼치더라고요. 완도는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좀 살 만한 공간인데, 거기에 보탬이 되려면 예쁜 바다 조금 그리고 나랑 친한 사람들, 나랑 가까운 사람들이 계속 쌓여야 1년이고 2년이고 몇 년이고 계속 좀 살 수 있겠더라고요. 저도 내려올 때 여동생이 같이 내려왔어요. 여동생이 저한테 너무 친구 같은 존재여서, 저도 여동생이랑 계속 이렇게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면서 완도에서 사는 게 마냥 지루하지는 않았거든요. 
[1] 김유솔 이장과 친구들은 청년공동체 ‘완망진창(완도+엉망진창)’을 결성해 용암마을을 중심으로 청년마을 사업, 플리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최근에는 협동조합 ‘잔물결’을 꾸리고 활동 반경을 완도 전역으로 넓혀 보다 적극적으로 도시재생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 현재 이장님의 가장 큰 고민은 뭐예요?
= 저희 마을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할 때가 되게 많아요. 저희 마을은 달동네처럼 언덕 위에 있는 마을인데요. 장점이 경관이 정말 예뻐요. 완도항도 한눈에 보이고요. 너무 예쁜데 마을이 달동네에 있다 보니까 공사하기 힘들어서 집을 짓겠다, 수리를 엄청 하겠다 이런 마음을 먹지 않는 이상 저희 마을에 들어오기가 힘들어요. 또 비어 있는 집들은 많은데, 그중 폐가의 비율도 워낙 높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 높은 지대에서 장점이라는 건 경관밖에 없는데, 완도라는 곳과 맞지 않게 높은 빌딩들이 들어오면 완도에 사는 큰 메리트가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희 마을은 다른 지역보다 읍에 붙어 있는 마을이라서 그런 위협이 조금 더 커요. 앞에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저희 마을의 유일한 장점 하나가 지금 사라질 위기에 처했어요.

완도까지 오시는 분들은 젊으나 나이가 드신 분들이나 바라는 건 예쁜 바다, 시골의 정취 이런 것들을 어느 정도 생각을 하시잖아요. 뒤로는 폐가들은 생겨나고 앞쪽으로는 높은 건물들이 세워지면서 그나마 있던 장점도 가려지다 보니까 어떻게 제가 마을을 지킬 수 있을지 그게 요새 저한테는 최대의 관심사인 것 같아요.
김유솔 이장은 인터뷰 내내 지역의 난개발을 염려했다.
개발 논리에 밀려 완도 고유의 아름다움이 사라지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출처: 김유솔 제공)

-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나온 정책들이 많은데, 보면 아쉬운 점은 없나요?
= 지금 나오고 있는 지방소멸 정책들이 정말 많지만, 지역마다 특색이 너무 달라서 공통된 정책이 도움이 안 될 때가 정말 많거든요. 예를 들어, 지역 특산품을 살리는 사업에 지원을 많이 해준다든지 이런 사업들이 정말 많이 있어요. 서울은 젊은 사람들이 창업하는 거에 대해서 제한이 없지만, 지방에서는 특산품과 연계를 해야 가산점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친구들이 맨날 다 전복이나 수산업을 하는 친구들밖에 없는 거예요. 다른 직업군의 친구들은 지원도 없고 생존하기 힘드니까 안 올 수밖에 없는 거죠.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없으니까 그게 또 계속 위로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더라고요.

서울에서 회사 생활을 하다가 완도에 내려왔을 때 그런 부분을 좀 감안하고 돌아왔는데도 한 번쯤은 고민을 해봤던 시간이 있었고, 무엇보다 완도에 내려온 지 6년 차가 되는데, 벌써 올라간 친구들을 5명 이상 본 것 같아요. 다시 도시로 일을 찾아서 가는 친구들의 직업군을 보면 다 수산업이나 양식업을 안 하는 친구들이거든요. 애견 미용을 한다든지 뭔가 다른 생활군과 관련된 친구들인데, 그렇다 보니까 젊은 사람이 점점 오기 꺼려지는 지역이 되더라고요.

- 그럼에도 이장님이 완도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 저도 이장이나 여러 가지 활동을 하기 전에 완도에서 먼저 사진관을 운영했는데, 주변에서 걱정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가뜩이나 사람도 점점 줄어드는데, 사진관이라는 게 생존을 할 수 있을까, 먹고살만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을 되게 많이 하셨는데 제가 와서 보니까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사실 저는 완도를 떠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저 역시 완도를 떠나면서 완도는 뭐가 좋은지를 조금 더 선명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떠나지 않으면 본인이 느낄 수가 없어요. 저는 서울에 있으면서 서울은 문화적인 게 잘 돼 있고 사람들과 밀접하게 지내지만 거리감은 더 느껴지는구나 이런 것들을 많이 느꼈어요. 한 뼘도 안 되는 거리를 두고 집을 붙여서 따닥따닥 사람들이 사는데 이 사람들과 다 아는 사람이 아닌 거예요.

완도에서는 오히려 조금 더 멀게 살고 있지만 다 아는 사람이에요. 차를 타고 지나다녀도 저희 마을에서는 가다가 인사해야 하니까 차가 가다가 멈추고 가다가 멈춰요. 이러다 보니 마을 내에서 공동체라는 단어가 와닿을 정도로 느껴지더라고요. 내가 지금 이 사람들하고 같이 살고 있구나, 이런 것들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제가 정착을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던 게, 기성세대 어르신들의 정보력이라든지 보살핌이 정말 도움이 될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어르신들에게 모바일 사용 방법을 알려드리는 ‘손주 학교’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어르신들한테 뭐 배우고 싶으신 거 없냐고 했더니 어르신들이 한글은 아는데 쓸 일이 별로 없어서 핸드폰 사용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런데 사실 목적이 있는 거죠. 어르신들이랑 만나는 계기를 좀 만들고 싶었어요. 지역에서는 기성세대만 알 수 있는 정보 같은 게 있잖아요. 하다못해 집을 구한다든지 아니면 이번에 행사를 하게 됐는데 지역적 특성이라든지, 그 동네는 옛날부터 양식만 해서 사람들이 어떻다든지 이런 얘기를 해주시거든요. 뭘 하든지 정보력이 있어서 든든한 거죠. 그래서 실제로 프로그램을 진행을 했을 때, 청년 친구들과 할머니들의 관계가 생겨서 도움이 많이 되기도 하고요. 또 파가 잘 나오는 철에는 파김치를 담가 주신다든지, 냉장고가 김치로 꽉꽉 차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내가 여기 살고 있구나.’ 느끼게 됐는데, 나와 친한 사람들이 있는 동네, 이런 게 정착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김유솔 이장이 이장 일을 시작한 첫 해인 2022년 용암마을은 전라남도가 도내 22개 시·군 2천여 개 마을을 대상으로 추진한 깨끗하고 아름다운 전남 만들기 사업에서 우수 으뜸마을로 선정됐다. 한글학교를 운영하고 마을을 알리기 위한 작품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은 프로그램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출처: 김유솔 제공)

-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청년들이 지역을 찾고, 지역에 머물게 할 수 있을까요?
= 저는 항상 ‘지역에 다양한 양질의 청년들이 와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또래 친구들한테는 제가 살아있는 예시가 된다고 생각해요. 서울권이나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지역과 닿는 계기들을 많이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가 백날천날 와보라고 말한들 그 사람들의 선택지에는 완도나 다른 지역이 없어요. 그래서 이 사람들의 틈을 공략하는 거죠. 서울에서 일하면서 회의감이 들 때쯤, 다들 한번 지역 어딘가로 떠나볼까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하는데 저희는 그 틈을 공략해서 “완도 어때?” 이런 식으로 공략을 하는 거죠. 그 사람들한테 선택지를 늘려줘서 완도가 아니더라도 다른 지방에서 충분히 살 수 있음을 좀 알게 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이게 되게 중요한 것 같은데, 시골에 온다고 해서 꿈이 작아지거나 아니면 보잘것없는 일을 하는 게 절대 아니거든요. 시골에 온다고 해서 본인이 하는 업이 사소해지거나 작은 일들을 하는 게 아니라 더 큰 일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히려 서울이 엄청 크지만 생각보다 그냥 서울 안에 딱 가둬지는 것 같거든요. 그 밑을 더 넓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지방에서는 오히려 서울까지 더 넓게 보게 되거든요. 지방으로 온다고 해서 실패하거나 꿈이 작아지거나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한다? 그런 건 절대 아니고 오해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알려주고 싶어요.
화상 인터뷰를 하는 동안 용암마을은 얼마나 예쁜 곳일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예쁜 마을을 구경하러 가고 싶다고 했더니, 김유솔 이장은 직접 못 보여드리는 게 정말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이메일로 마을 사진을 몇 장 보내왔는데, 사진을 보고 나니 왜 아쉽다고 했는지 바로 이해가 됐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학교도 직장도 서울 밖을 떠나본 적 없는 ‘서울 안 개구리’에게 이번 인터뷰가 지역과 인연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 가능성을 점쳐보며 이번 주 뉴스레터 마칩니다.
 (출처: 김유솔 제공)

글: 미래팀 이혜미 기자 par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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