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욕 많이 먹지만…현수 형과 해민이 형도” 124억 FA의 반성과 믿음 "형들 있기에 버티고 있다"
[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오지환이 최근 부진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오지환은 타격 부진으로 팬들로부터 안 좋은 시선을 받고 있는 김현수, 박해민을 감싸며 “형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리스펙하고 있다”고 했다.
오지환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LG는 9-3으로 승리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와 3루수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1사 후 박해민의 볼넷으로 2루로 진루했는데, 구본혁과 이영빈이 연거푸 뜬공으로 아웃돼 득점은 무산됐다. 1-0으로 앞선 4회 바뀐 투수 이민우 상대로 우측 3루타로 출루했다. 박동원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1-2로 쫓긴 5회 세 번째 타석에 귀중한 적시타를 때렸다. LG는 2사 1루에서 오스틴과 문보경이 연속 볼넷을 얻어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오지환은 2볼에서 김서현의 152km 직구를 때려 1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우적 적시타를 때려 2타점을 기록했다. 4-1로 달아나는 결정적인 안타였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전체적으로 타선이 터지면서 경기를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오늘 타선에서 오지환 3안타 2타점, 오스틴의 3타점으로 두 선수가 타선을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오지환은 “김서현 선수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빠른 공에는 자신이 있다. 2볼이었고, 만루였다. 판단했을 때, 변화구를 던져서 볼이 되면 확률적으로 더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직구를 생각했다. 타이밍이 직구는 아무리 빨라도 잘 맞는 편인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은 LG 구단이 ‘패밀리 데이’ 이벤트를 열었다. 선수들의 가족들을 초대해 함께 한 날이었다. 주장 김현수는 아들 김수호와 함께 시구 행사를 가졌다.
경기 후 오지환은 “졌으면 또 어떤 얘기를 들을지 모를 텐데, 최근에 가족들은 선수들의 경기 결과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듣는 얘기들도 있고, 그런 것들로 좀 많이 힘들어 했었는데 이겨서 다행이다. 또 팀으로도 우리가 주중에 별로 안 좋았기 때문에 주말에 잘해야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내일까지 잘해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그라운드에서 팀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띄우려는 행동들이 보인다고 하자, 오지환은 “여러 가지로 어린 친구들은 아무래도 선배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또 고참들은 좀 더 분위기로 반전을 만들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경기를 지다 보면 당연히 웃을 수 없는 상황도 생기고, 다르게 보여질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 뿐만 아니라 현수형 해민이형 동원이 도환이 형까지 다 노력하고 있다. 어제(6일) 미팅을 해서 남은 경기에 좀 더 최선을 다해보자고 얘기했고, 좀 더 즐거운 경기를 하자고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오지환은 최근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과 실책을 했다. 오지환은 “사실 나 때문이다. 쓸데없는 실수를 해서 1점으로 막을 걸 2~3점을 주고, 경기 영향력이 너무 컸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 과정을 돌아보면 정말 최선을 다하려고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는데, 남은 경기가 적다는 거에 아쉬운 것 같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LG는 2위 삼성에 4경기 차이다. 4위 두산에는 3.5경기 앞서 있다. 오지환은 “아직 끝나봐야 알겠지만, 어느 정도는 윤곽이 잡혔지만, 우리한테 의미 있는 거는 포스트시즌을 간다는 거다. 최종 순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고, 상대를 해봐야 아는 거기 때문에 모든 경기가 끝나고 나서 판단해 주셔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변이 없는 한 LG는 포스트시즌에는 진출할 것이다. 정규 시즌 우승을 사실상 물건너 갔지만, 6년 연속 가을야구가 가능하다. 오지환은 “물론 아쉽다. 정말 계획대로 안 됐고, 지금 중간 투수도 그렇고 수비도 꽝이고 감독님이 어제 얘기하셨지만. 그래도 단기전에서는 우리한테는 또 이점이 있지 않을까, 뭔가 해본 사람과 과감한 걸 시도하는 것 자체가 상대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젊은 친구들이 좀 잘해준 것도 있다. 사실 최근에도 해민이 형도 그렇고 현수 형도 그렇고 나도 욕을 많이 먹지만, 형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가서 그 정도 기량을 펼쳐주기가, 또 장기레이스를 하다 보면 안 아프고 많이 뛰는 게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방망이를 잘 못 치더라도 이길 수 있는 게 야구이기 때문에 다른 쪽으로 좀 시각을 달리해보면 수비 범위라든지 이런 것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너무 그렇게 판단하기에는 그런 것 같다. 여전히 형들을 리스펙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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