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킬러가 무너졌다…2위 수성 삼성의 뜻밖의 고민, 흔들리는 베테랑 백정현
삼성 좌완 백정현(37)은 지난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6이닝 9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날 삼진을 7개나 잡아냈고 6이닝을 소화하며 최대한 마운드에서 오래 버텼지만 NC에 내준 안타 개수가 너무 많았다. 그 중 3개는 모두 홈런이었다. 1회 김성욱에게 3점 홈런, 3회 맷 데이비슨과 김휘집에게 솔로 홈런 한 방 씩을 맞았다.
득점 지원도 받지 못한 백정현은 시즌 4패째(6승)를 기록했다.
백정현은 NC 킬러로 유멍했다. 지난 시즌까지 NC전 통산 49경기에서 16승을 올렸다. 타 팀을 상대로 올린 61승 중 NC를 상대로 거둔 승리가 가장 많았다.
올시즌에도 지난 8월18일 NC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킬러의 면모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은 NC를 상대로도 힘을 쓰지 못했다.
삼성의 고민이 커지는 부분이다. 백정현은 이날 외에도 앞서 2경기에서 부진했고 2경기 모두 난타전이었다.
지난 8월24일 롯데전에서는 4.2이닝 10안타 3홈런 3삼진 8실점(7자책)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가 경기 초반부터 두들겨 맞아 삼성은 벌어진 점수차를 좀처럼 쫓아갈 수 없었다. 이날 3-11로 패했다.
지난달 31일 KIA전에서는 KIA 타선에게 뭇매를 맞고 1.2이닝 7안타 2볼넷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날은 양팀이 28득점을 올리는 난타전의 양상으로 전개됐다. KIA 선발 황동하 역시 1.1이닝 6실점(3자책)으로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백정현은 순수 안타로만 실점을 내줬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이날 NC전에서도 장타를 3방이나 맞았다.
삼성은 상위권에 있는 팀들 중 선발 걱정이 가장 적은 팀이다. 외국인 에이스 코너 시볼드에 부상을 털고 복귀를 앞두고 있는 대니 레예스가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국내 선발진은 원태인, 백정현, 그리고 황동재까지 5선발이 큰 무리 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뜻밖에 백정현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삼성의 고민이 커졌다.
체력이 떨어질 시기가 아니기에 걱정을 키운다. 백정현은 지난 4월4일 종아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두달 넘게 재활하는 시간을 가졌다. 복귀전은 6월23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이었다. 부상으로 빠져 있는 동안 실전 경기를 거의 소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풀타임으로 시즌을 달려온 선수들보다는 체력 소모가 적었다.
백정현은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다. 공이 빠른 편이 아니기 때문에 제구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상대가 공략하기 쉬워진다.
그럼에도 삼성은 백정현의 경험이 필요하다. 사실상 국내 1선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원태인은 이제 프로 6년차를 소화하는 젊은 투수다. 부상으로 빠진 좌완 이승현을 대신해 선발진에 합류한 황동재 역시 경험이 많지 않은 후배다. 백정현의 노련함이 더해져야 선발진의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질 수 있다.
삼성은 이날 패배로 같은 날 한화를 꺾은 LG에 4경기 차이로 쫓기게 됐다. 선두 KIA와의 격차는 7경기로 사실상 2위 수성을 노려야하는 상황이다. 한창 박차를 가해야할 시기에 백정현의 부진이라는 뜻밖의 문제를 맞닥뜨렸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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