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은 ‘점점 크게’…스티븐 코비가 남긴 ‘긍정 교향곡’
크레셴도로 살아라
스티븐 코비, 신시아 코비 할러 지음 | 이윤정 옮김 | 김영사 | 1만9800원
젊음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허무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일생일대의 목표를 다 이룬 사람은 앞으로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할까? 은퇴, 사고, 사별…. 일상을 뒤트는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까지 자존감과 존엄성을 지키려면 어떤 습관이 필요할까? 중년 이후 직면하는 난제들에 대한 답을 20세기 최고 리더십 구루는 오선지 위에서 찾았다. 바로 ‘크레셴도’로 사는 삶이다.
스티븐 코비의 마지막 선물
음표와 쉼표가 연결되어 음악이 전개되듯이 인생도 갖가지 경험과 생각이 연결되어 펼쳐진다. ‘크레셴도 정신’은 시간, 재능, 자원, 돈, 영향력 등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해 자신뿐 아니라 가족, 이웃, 지역사회, 나아가 전세계 사람들이 풍요롭게 살도록 만들자는 아이디어다. 나부터 세상으로, 오늘부터 내일로 삶을 점점 크게 연주하는 것이다.
스티븐 코비(1932~2012)는 전세계 4천만 독자가 ‘평생을 곁에 두고 싶은 책’으로 꼽은 자기계발 고전이자 국내 출간 30주년을 맞은 초장기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다. 미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 중 한 명으로, 누구나 자기 운명을 지배할 수 있다는 심오하지만 단순한 메시지를 전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대통령에서 유치원생까지 가르친 교사이자 경영 컨설턴트였으며 아홉 자녀에게 존경받는 아버지였다.
그러나 그토록 위대한 업적을 남긴 코비도 노년기에는 치매와 자전거 사고로 병상에서 지내야 했다. 그의 말년 이야기와 사후 10여 년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마지막 원고가 장녀 신시아 코비 할러의 정리와 보완을 거쳐 마침내 책으로 완성됐다.
아버지와 딸이 함께 쓴 긍정 교향곡
이 책은 교향곡의 4악장 형식을 본떠 4부로 구성됐다. 중년의 위기(1부)부터 성공의 절정(2부), 불행한 사건들(3부), 아름다운 결말(4부)까지 인생의 주요 단계를 악상 기호에 빗대어 모든 순간을 크레셴도로 살도록 조언하고 이끈다.
스티븐 코비의 이전 작품들이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효과적인 습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성공하는 삶에서 의미 있는 삶으로 전환”하기를 권한다. 넬슨 만델라, 무하마드 유누스,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 유명인부터 무명의 일반인까지 각계각층의 사례를 펼쳐 보이며 삶의 본질이란 무엇인지 묻는다. 그리고 독자에게 ‘마지막 강의’를 들려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가르침을 책날개에 인쇄했다.
“임종 직전에 사무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들은 자녀와 소원해지고, 쓸데없이 원한을 품고, 섬길 기회를 놓치고, 꿈을 이루지 못하고,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남는 것은 살아 있는 동안 행한 선행과 고인이 사랑하고 고인을 사랑한 가족, 친구와의 소중한 관계뿐이다. 나는 행복의 위대한 비밀이 축적이 아닌 기여임을 마음 깊이 믿는다.”
이 책의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함축한 파블로 피카소의 명언이 있다. “인생의 목적이 재능을 찾는 데 있다면, 인생의 이유는 재능을 나누는 데 있다.”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고유한 재능을 타고난다고 한다. 휘청거리는 오후에는 스티븐 코비의 가르침을 따라 자신의 장례식을 상상하고 어떤 유산을 남기고 싶은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자원봉사를 하든, 손주를 돌보든, 제자를 가르치든, 다른 누군가를 도우며 보람차게 생활하는 것이 점점 크게 성장하고 지혜롭게 나이 드는 비결이다.
편집 후기
출간을 준비하는 동안 편집자도 한 차례 큰일을 치렀다. 아직 나는 떠나는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의 입장에 더 가깝기에, 스티븐 코비보다 신시아 코비 할러에게 감정을 이입해 책을 엮었다. 덕분에 의연하게, 홀가분하게 작별했다. 원고와도, 나의 할아버지와도. 인연이었나보다.
모쪼록 이 책이 내게 그러했듯 다른 독자분들께 위로와 영감을 선사하기를 바란다. 이번 기회를 빌려 정성스러운 추천사를 써주신 신수정 ‘작가님’, 김미경 ‘강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박완희 김영사 편집부 piaowanxi0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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