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에게 던진 질문…"어젯밤 잘 잤나요?"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9. 8. 09:03
[트렌드 언박싱] 질문의 시대, 창업자의 생존법 (글 : 최화준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 벤처/창업 겸임교원)
트렌드를 알면 오늘을 이해하고 내일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요즘 내가 놓치고 있는 흐름이 있는지,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트렌드 언박싱'.
1990년대 그래픽칩 제조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엔비디아(NVIDIA)는 지난 한 세대 동안 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섰다. 엔비디아의 창업자 젠슨 황(Jensen Huang)은 실리콘밸리의 테크 구루(guru)가 되었고, 그의 리더십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그의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데 만약 이런 화제의 인물 젠슨 황을 갑자기 만나서 잠시 이야기를 할 기회를 얻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에게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을까. 그리고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갈까.
수평적인 문화를 추구하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젠슨 황과 같은 테크 구루와 우연한 만남은 종종 생긴다. 그래서 많은 창업자들은 이런 기회를 기다리거나 혹은 찾으면서 마음속에 중요한 질문 몇 개를 품고 다닌다.
질문은 대화의 양과 질을 결정한다. 특히 첫 번째 질문이 매력적이지 못하다면 대화는 일시적이고 의례적인 형태로 끝날 수도 있다. 테크 구루들은 너무나 바쁜 사람이고 불필요한 대화를 길게 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첫 질문으로 관심을 끈다면 의미 있는 대화가 길어지고 다음 인연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창업자들 중에는 질문의 달인들이 많다.
질문은 말하는 이의 많은 것들을 함의한다. 질문의 태도는 그의 행동 양식을 보여준다. 질문의 깊이는 그의 배경지식 수준을 알려준다. 질문의 구성은 그의 목적을 가늠케 한다. 이런 이유로 질문의 중요성은 모든 교육에서 중요하게 여겨졌다.
오늘날 질문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정보가 넘치는 세상 속에 정보에 대한 접근은 자유로워졌다. 대신 검색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특히 대화형 검색 엔진인 챗GPT(Chat GPT)가 인기를 얻으면서 올바른 질문의 중요성은 특별하게 중요해졌다. 기계는 인간의 언어를 잘 이해하기 위해 정확한 질문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구체적인 질문을 기반으로 정확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이런 이유로 인공지능 시대에서 질문을 가다듬는 기술, 이른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질문을 이해하고 정확한 답을 이해하도록 이끄는 기술로, 입력 단계의 핵심 기술은 올바른 질문 생성이다.
오늘날 우리는 질문의 시대에 살고 있고, 창업가들은 질문 개발에 능통한 전문가들이다. 창업자들은 혁신의 가능성을 묻고 답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창업 아이디어는 그들이 시장에 던지는 질문이다. 시장의 반응은 그들이 받는 답이다. 질문이 잘못되었다면, 어떠한 답도 얻지 못한다. 그래서 창업의 시작점은 올바른 질문이고, 창업자들은 정확한 질문을 세상에 제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페인포인트(pain point)'는 창업자들이 질문의 효과성을 점검하기 위해 활용하는 하나의 개념이다. 통점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페인포인트'는 스타트업 업계 내에서는 조금은 다른 의미를 지칭한다. 스타트업에서 '페인포인트'는 시장이나 고객이 경험하는 문제나 불편함을 가리킨다.
'페인포인트'는 과녁의 중앙점과 같다. 창업자의 질문이 '페인포인트'에 꽂힌다면, 창업자는 많은 응답을 얻을 것이다. 의료인이 환자에게 불편한 부분을 물어보고 찾아내면서 치료하듯이, 창업자들은 우리 사회 속에서 불편하거나 불합리한 부분을 찾아서 능동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정보 홍수 시대 속에서 등장한 구글은 우리에게 '효율적인 검색이 필요한가?'라고 물었고 우리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검색의 시대 속에서 등장한 챗GPT(Chat GPT)는 '일방향의 검색보다 쌍방향의 검색이 효율적인가?'라고 묻고 있다. 우리는 그렇다라고 답하는 것으로 보인다.
창업자들은 질문 전달에도 능숙하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은 질문이라도 전달 방식이 잘못되었다면, 듣는 이의 기분을 불쾌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창업자들은 듣는 이와 주변 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질문 전달 방식을 조절하고 대화를 시작한다.
창업자가 주도하는 대화 방식을 잘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는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이다. '엘리베이터 피치'는 승강기가 움직이는 짧은 시간 동안 상대방을 설득하는 창업자의 대화 방식을 말한다. 주어진 시간은 보통 30초 내외이고 길어야 1분이다.
'엘리베이터 피치'를 마친 창업자는 결과를 바로 얻을 수 있다. 듣는 이에게 의미 있는 내용이 없었다면, 창업자는 상대방과 의례적인 인사를 하고 헤어질 것이다. 반면 듣는 이가 관심을 보인다면, 창업자는 자리를 옮겨 더 긴 대화를 이어 나가거나 다음 미팅을 약속할 것이다.
설득을 지향하는 '엘리베이터 피치'에는 창업자의 수많은 질문들이 압축되어 있다. '나의 창업 아이디어에 당신의 의견은 무엇인가', '나의 사업에 투자 의향이 있는가', '협업의 기회가 있는가' 등 많은 질문들이 정제된 화법으로 전달되는 것이 '엘리베이터 피치'이다.
창업자들은 최선의 질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업계의 표현을 빌리자면 소위 뾰족한 질문에 도달하기 위해 열린 질문들을 만들어 수없이 고민하고 가다듬는다. 전문가들로의 수업과 훈련을 받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고 최적의 전달 방식을 연습한다.
선술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을 우연히 만난 상황을 다시 한번 가정해 보자. 그와 편안한 대화를 이끌어 내는 질문은 무엇일까.
그와 여러 번 대화하고 인터뷰를 진행한 분의 예시 답안을 공유해 보겠다. 참고로 인터뷰를 진행한 분은 콘텐츠 미디어 창업자이다. 그가 젠센 황에게 던진 첫 질문은 "어젯밤 잘 잤나요?(Did you sleep well last night?)"였다.
대단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한다. 해당 질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를 이끌고 있는 CEO의 일상과 스트레스를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첫 만남에서 형성되는 미묘한 긴장감을 풀어주는 소소한 유머도 엿보인다. 대화의 본론인 사업과 산업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화의 방향을 화자 쪽으로 가져올 수 있는 좋은 시작점이다. 다음의 이야기로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충분하다.
실제로 해당 질문의 효과는 좋았다고 한다. 첫 만남에서 나타나는 어색함이 빨리 사라졌고, 대화는 계획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한다. 덕분에 좋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트렌드를 알면 오늘을 이해하고 내일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요즘 내가 놓치고 있는 흐름이 있는지,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트렌드 언박싱'.
1990년대 그래픽칩 제조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엔비디아(NVIDIA)는 지난 한 세대 동안 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섰다. 엔비디아의 창업자 젠슨 황(Jensen Huang)은 실리콘밸리의 테크 구루(guru)가 되었고, 그의 리더십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그의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데 만약 이런 화제의 인물 젠슨 황을 갑자기 만나서 잠시 이야기를 할 기회를 얻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에게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을까. 그리고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갈까.
수평적인 문화를 추구하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젠슨 황과 같은 테크 구루와 우연한 만남은 종종 생긴다. 그래서 많은 창업자들은 이런 기회를 기다리거나 혹은 찾으면서 마음속에 중요한 질문 몇 개를 품고 다닌다.
질문은 대화의 양과 질을 결정한다. 특히 첫 번째 질문이 매력적이지 못하다면 대화는 일시적이고 의례적인 형태로 끝날 수도 있다. 테크 구루들은 너무나 바쁜 사람이고 불필요한 대화를 길게 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첫 질문으로 관심을 끈다면 의미 있는 대화가 길어지고 다음 인연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창업자들 중에는 질문의 달인들이 많다.
질문의 시대, 창업자의 생존법
오늘날 질문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정보가 넘치는 세상 속에 정보에 대한 접근은 자유로워졌다. 대신 검색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특히 대화형 검색 엔진인 챗GPT(Chat GPT)가 인기를 얻으면서 올바른 질문의 중요성은 특별하게 중요해졌다. 기계는 인간의 언어를 잘 이해하기 위해 정확한 질문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구체적인 질문을 기반으로 정확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이런 이유로 인공지능 시대에서 질문을 가다듬는 기술, 이른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질문을 이해하고 정확한 답을 이해하도록 이끄는 기술로, 입력 단계의 핵심 기술은 올바른 질문 생성이다.
오늘날 우리는 질문의 시대에 살고 있고, 창업가들은 질문 개발에 능통한 전문가들이다. 창업자들은 혁신의 가능성을 묻고 답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창업 아이디어는 그들이 시장에 던지는 질문이다. 시장의 반응은 그들이 받는 답이다. 질문이 잘못되었다면, 어떠한 답도 얻지 못한다. 그래서 창업의 시작점은 올바른 질문이고, 창업자들은 정확한 질문을 세상에 제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페인포인트(pain point)'는 창업자들이 질문의 효과성을 점검하기 위해 활용하는 하나의 개념이다. 통점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페인포인트'는 스타트업 업계 내에서는 조금은 다른 의미를 지칭한다. 스타트업에서 '페인포인트'는 시장이나 고객이 경험하는 문제나 불편함을 가리킨다.
'페인포인트'는 과녁의 중앙점과 같다. 창업자의 질문이 '페인포인트'에 꽂힌다면, 창업자는 많은 응답을 얻을 것이다. 의료인이 환자에게 불편한 부분을 물어보고 찾아내면서 치료하듯이, 창업자들은 우리 사회 속에서 불편하거나 불합리한 부분을 찾아서 능동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정보 홍수 시대 속에서 등장한 구글은 우리에게 '효율적인 검색이 필요한가?'라고 물었고 우리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검색의 시대 속에서 등장한 챗GPT(Chat GPT)는 '일방향의 검색보다 쌍방향의 검색이 효율적인가?'라고 묻고 있다. 우리는 그렇다라고 답하는 것으로 보인다.
창업자들은 질문 전달에도 능숙하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은 질문이라도 전달 방식이 잘못되었다면, 듣는 이의 기분을 불쾌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창업자들은 듣는 이와 주변 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질문 전달 방식을 조절하고 대화를 시작한다.
창업자가 주도하는 대화 방식을 잘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는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이다. '엘리베이터 피치'는 승강기가 움직이는 짧은 시간 동안 상대방을 설득하는 창업자의 대화 방식을 말한다. 주어진 시간은 보통 30초 내외이고 길어야 1분이다.
'엘리베이터 피치'를 마친 창업자는 결과를 바로 얻을 수 있다. 듣는 이에게 의미 있는 내용이 없었다면, 창업자는 상대방과 의례적인 인사를 하고 헤어질 것이다. 반면 듣는 이가 관심을 보인다면, 창업자는 자리를 옮겨 더 긴 대화를 이어 나가거나 다음 미팅을 약속할 것이다.
설득을 지향하는 '엘리베이터 피치'에는 창업자의 수많은 질문들이 압축되어 있다. '나의 창업 아이디어에 당신의 의견은 무엇인가', '나의 사업에 투자 의향이 있는가', '협업의 기회가 있는가' 등 많은 질문들이 정제된 화법으로 전달되는 것이 '엘리베이터 피치'이다.
창업자들은 최선의 질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업계의 표현을 빌리자면 소위 뾰족한 질문에 도달하기 위해 열린 질문들을 만들어 수없이 고민하고 가다듬는다. 전문가들로의 수업과 훈련을 받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고 최적의 전달 방식을 연습한다.
테크 구루 앞에서 당신의 질문은 무엇인가
그와 여러 번 대화하고 인터뷰를 진행한 분의 예시 답안을 공유해 보겠다. 참고로 인터뷰를 진행한 분은 콘텐츠 미디어 창업자이다. 그가 젠센 황에게 던진 첫 질문은 "어젯밤 잘 잤나요?(Did you sleep well last night?)"였다.
대단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한다. 해당 질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를 이끌고 있는 CEO의 일상과 스트레스를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첫 만남에서 형성되는 미묘한 긴장감을 풀어주는 소소한 유머도 엿보인다. 대화의 본론인 사업과 산업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화의 방향을 화자 쪽으로 가져올 수 있는 좋은 시작점이다. 다음의 이야기로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충분하다.
실제로 해당 질문의 효과는 좋았다고 한다. 첫 만남에서 나타나는 어색함이 빨리 사라졌고, 대화는 계획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한다. 덕분에 좋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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