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있어도 법 망치는 권력자들 또한 있으니…모함과 비방에 휘둘린 자의 말로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9. 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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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한비자의 유명한 글 '고분(孤憤)'에 대해선 아실 겁니다.

그러니 한비자 같은 공자(公子)조차 나라가 망해가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혼자 분노할 뿐, 이런 나라를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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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정치적 인간의 우화] 법치가 서기 힘든 가장 큰 이유 (글 : 양선희 소설가)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한비자의 유명한 글 '고분(孤憤)'에 대해선 아실 겁니다. 훗날 진시황이 된 진왕 영정이 이 글과 오두편을 읽고 한비자의 극렬 팬이 되어 그를 진나라로 불러들이려고 정말 별짓을 다 했지요. 고분의 뜻은 '나 홀로 분노한다'는 것입니다.

한비자를 홀로 분노하게 한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탐욕스러운 정치인은 실력 있고 강직한 법률가·관리와는 함께 갈 수 없는 원수지간'이라는 것입니다.

나라의 권력을 차지한 세도가들은 높은 지명도로 인해 나라 안팎의 칭송을 받으며 국정농단을 가차 없이 진행하고, 아부와 기만에 길든 군주는 법도에 맞는 말에 심기가 상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심기를 거스른 자들은 형리에게 죽지 않으면 자객의 손에 죽게 되고, 청렴하고 능력 있는 신하는 모함과 비난을 받아 벼슬에서 쫓겨난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한비자 같은 공자(公子)조차 나라가 망해가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혼자 분노할 뿐, 이런 나라를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합니다. 그는 법이 없어서 나라가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간파합니다. 법은 있어도 법을 망치는 군주와 세도가들이 있으니 법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1
서문표가 업의 수령일 때, 청렴하고 욕심이 없으며 결백하고 성실해 사적인 이익은 털끝만큼이라도 챙기지 않으며, 왕의 측근들을 대단히 소홀하게 대했다.
이에 군주의 측근들은 작당하여 그를 헐뜯었다. 이듬해 서문표가 보고서를 올리자 군주는 그의 관인을 회수하고 면직시켰다.
서문표는 자청해 말했다.
"제가 예전엔 업을 다스리는 법을 몰랐습니다.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 원컨대 관인을 내리시어 다시 업을 다스리게 해주십시오. 제대로 못 하면 도끼로 참수하는 형벌이라도 받겠습니다."
문후(군주)는 어쩌지 못해 그에게 관인을 다시 주었다. 서문표는 백성들에게 혹독하게 세금을 거두고, 측근들을 열심히 섬겼다. 다음 해, 보고서를 올리자 문후는 마중을 나와 맞아들였다.
서문표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제가 군주를 위해 업을 다스렸을 때 군주께서는 관인을 회수하셨습니다. 이번엔 군주의 측근들을 위해 업을 다스렸더니 군주께서는 저를 환영해 주시는군요. 제가 어찌 더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그러고는 관인을 반납하고 물러가려는데 문후는 그것을 받지 않으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전번엔 그대를 몰랐지만, 이제는 알게 됐소. 내 바라는 것은 그대가 힘써 나를 위해 업을 다스려 주는 것이오."
그러나 그는 끝내 받지 않았다.
 
#2
양거가 새로 업 땅의 수령이 되자 그 누이가 그를 보러 갔는데 날이 저문 후여서 성문이 닫혔다. 이 때문에 성곽을 넘어 들어갔다.
원래 성곽을 넘는 자는 발을 자른다는 법이 있다. 이에 양거는 누이의 발을 자르는 월형을 내렸다. 조나라 성후는 그를 자비가 없는 자라 여겨 관인을 회수하고 수령에서 면직시켰다.

#1에 대해선 누구나 왕과 중신들의 한심한 처신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 스토리는 좀 다르죠. 갈등이 생깁니다. 아무리 법을 어겼다고 누이의 발을 자르다니. 정말 자비심이라곤 없군. 그래서 그 왕인 성후의 면직 판단은 왠지 옳아 보입니다. 그러나 법치가 흔들리는 건 바로 이런 대목에서입니다.

'누이에겐 자비심을, 기타 그 밖의 죄인에겐 가차 없이...' 만일 이렇게 법을 적용한다면 이런 법을 사람들이 신뢰할까요.

법의 적용에 관리의 자비심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일화가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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