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똑똑한 박새가 수명도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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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 주 표지로 하얀 몸에 검은 줄무늬가 나 있는 흰눈썹 박새의 모습을 실었다.
주로 북미 서부 산악지대에 서식하는 흰눈썹 박새는 뛰어난 공간 기억력을 갖고 있는 조류로 알려졌다.
뛰어난 공간 기억 능력을 갖고 있는 흰눈썹 박새는 수명도 더 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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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 주 표지로 하얀 몸에 검은 줄무늬가 나 있는 흰눈썹 박새의 모습을 실었다. 주로 북미 서부 산악지대에 서식하는 흰눈썹 박새는 뛰어난 공간 기억력을 갖고 있는 조류로 알려졌다.
흰눈썹 박새는 15cm에 불과한 작은 몸집을 갖고 있지만 기억력이 좋다. 2021년 미국 코넬대 연구에 따르면 8개의 먹이공급 장치 중 1개의 장치에서만 먹이가 공급되는 실험에서 흰눈썹 박새는 불과 수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뒤 먹이가 나오는 공급장치를 정확하게 기억했다.
뛰어난 공간 기억 능력을 갖고 있는 흰눈썹 박새는 수명도 더 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셉 웰클린 미국 네바다대 교수 연구팀은 무선인식(RFID)센서가 장착된 새 모이통을 사용한 실험을 통해 흰눈썹 박새의 공간 인지 능력을 측정하고 수명을 추적해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5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연구팀은 새 모이통에서 흰눈썹 박새가 좋아하는 해바라기 씨앗을 공급했다. 여러 개의 모이통 중 몇 개에서만 해바라기 씨앗이 공급되도록 한 뒤, 씨앗이 공급되는 모이통을 스스로 학습하게 했다. RFID 센서를 통해 흰눈썹 박새의 움직임을 추적해 얼마나 단기간에 학습이 이뤄지는지 확인했다.
자연 환경에서 227마리의 흰눈썹 박새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먹이통과 관련한 공간 학습과 기억 능력이 뛰어난 흰눈썹 박새 개체는 더 오랫동안 사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는 야생동물의 우수한 공간 인지 능력이 수명을 연장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공간 기억력이 더 뛰어난 개체는 먹이가 공급되는 먹이통을 찾기 위해 실수를 적게 하게 된다. 이렇게 아낀 체력을 번식이나 다른 생존에 필요한 행동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공간 인지 능력이 인간이 아닌 동물의 생존과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에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한다"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기존에 이뤄진 실험들은 뇌 크기와 같은 간접적 증거를 통해 공간 기억력과 수명의 상관관계를 비교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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