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대선, 78세 테분대통령 무난히 재선 성공할 듯 - AP
26명 후보 중 단 2명만 등록 허용..투표 독려에만 집중
[알제( 알제리)= AP/ 뉴시스] 차미례 기자 = 7일 실시된 알제리 대통령 선거에서 군부가 지지하는 압델마지드 테분 (78)대통령이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테분 대통령은 20년간 장기 집권 끝에 국민의 저항에 부닥쳐 5년 동안 민주화 시위가 계속된 후 군사 쿠데타로 전임 대통령이 축출된 뒤에 대통령직에 올랐던 인물이다.
테분 대통령이 순조롭게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추측은 데체로 별 의심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오히려 몇 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할 것인지, 투표율 쪽에 있다.
테분대통령은 7일 투표를 마친 뒤 "누가 당선되든지 민주주의를 건설하는 데 있어서 이번 선거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한 길로 뻗어가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표는 7일 밤 마감되었고 현재까지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테분의 지지자들과 경쟁자들은 지난 번의 대선에서 보이콧과 기권자가 많아 투표율이 너무 낮아서 정부가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수행하는 능력에 차질을 빚었던 것을 거론하면서 양쪽이 모두 국민들에게 투표 참여를 적극 권유해왔다.
하지만 투표일 하루 종일 전국의 수 많은 투표소들은 대체로 텅 빈 모습이었고 경찰관들만이 순찰 위치에 배치된 채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알제리 정부는 7일 밤 9시까지 투표소 문을 열어놓고 투표 마감시간을 연장했다. 일부 지역의 폭염으로 사람들이 투표소에 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오후 5시 기준으로 알제리의 투표율은 26.5%였고 재외 부재자 투표율도 18.3%에 그쳤다.
알제리는 면적으로는 아프리카 최대의 국가이며 인구가 4500만 명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이다.
2024년은 세계적으로 유난히 선거가 많은 해여서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선거가 실시되었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투표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알제리의 선거는 북아프리카를 강타한 여름 폭염 때문에 투표 날짜를 변경해야 했을 정도로 국민의 무관심과 불참이 예상되었다. 이들은 물가고와 심한 가뭄에 따른 식수 부족 등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멀어져 있었다.
압델 부테플리카 전임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거의 1년 동안 주말 마다 벌어지고 있던 2019년 12월에 대통령에 당선된 "테분 아저씨"는 국민의 염원 대로 부테플리카가 사퇴한 뒤에 1년 동안 임시정부가 가지고 있던 권력을 승계하고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시위대는 대선날짜가 너무 빨라서 후보들 중 군부와 가까운 사람들이 당선될 것을 우려했다. 민간 정부, 시민이 주도하는 민주정부를 염원하던 사람들은 반대시위에 나섰다.
총리 출신의 테분은 군부와 가까운 인물로 보였기에 그의 당선은 투표 보이콧과 선거 당일의 소요 등으로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집권 후 테분 대통령은 석유와 가스 판매 수익으로 사회보장 제도를 보완하고 실업수당과 임금인상, 연금제도 등을 실시해서 국민의 불만을 잠재웠다.
이번 선거로 집권을 강화하기 위해 테부는 전국의 2400만명에 달하는 유권자들에게 첫 번 대선에서 39.9%에 달했던 투표율보다는 투표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알제리 국민 대다수는 선거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있다.
전국의 국제 앰네스티 등 국제기구와 활동가들은 정부 당국이 계속해서 야당고 언론, 시민단체들을 탄압하고 있다며 반대 시위를 계속해왔다.
일부는 이번 선거도 결국 과거 정부의 현상 유지를 연장하는 고무 도장 찍기나 같다며 비난하고 있다.
3년전에 정치 참여가 금지된 반정부 지도자 하킴 아다드는 " 알제리 국민은 이번 엉터리 선거엔 관심이 없다. 현 정부가 유지되는 한 정치 위기와 국민 저항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테분 대통령에 맞서는 대선 후보로는 26명이 선거 출마 등록을 마쳤지만, 최종적으로는 단 두 명만이 입후보할 수 있었다.
테분과 마찬가지로 그 두 명도 선거운동 기간 중 테분 정부를 직접 비난하는 것은 회피했고 3명이 모두 국민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다녔다.
무슬림 정당인 평화사회운동(MSP) 출신의 압델라리 하사니 체리프(57) 후보와 전직 언론인 출신인 사회주의 전선(FFS)의 유세프 아우치치(41)후보 두 사람은 모두 당 지지자들로 부터 이번 선거에 테분의 둘러리로 나서서 민주주의적 선거인 양 선전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알제 시내의 한 투표소에서 만난 FFS 지지자 음한드 카스디는 당이 1999년 이래 처음으로 당의 이념과 목표에 맞지 않는 후보를 내세워 지지자들을 배신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55세의 한 주유소 주인도 " 이번 대선은 가짜 선거다. 테분 외의 두 명의 후보는 정부여당의 민주선거란 인상을 돕기 위해 동원된 거다"라고 AP기자에게 말했다.
두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중 테분 정부를 비판하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투표 참가만 독려하고 있다. 그 때문에 2024 대선후보보다는 2025년에 실시될 국회의원 선거를 바라보며 후보로 나선 것이라는 의심도 받고 있다고 국제 지정학위기 연구소 호라이즌 인게이지( Horizon Engage)의 중동 아프리카 국장 앤드루 파란드는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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