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소년에게 총 선물한 아빠’…연좌제 처벌 논란

애틀랜타 고교 총격 사건, 총격범 부모도 기소
父, 총격범에게 명절 선물로 반자동 소총 사줘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에게 총기를 선물한 아버지가 살인 혐의도 기소되면서 연좌제 논란이 미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 자녀가 총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면 부모의 범죄가 성립된다는 의견과 부모에 지나치게 과도한 책임을 부과해 과잉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지아주 수사국(GBI)은 지난 4일 발생한 고등학교 반자동 소총 총격 사건과 관련해 총격범인 콜트 그레이(14)의 아버지 콜린 그레이씨를 과실 치사 및 2급 살인 2건, 아동학대 8건 등의 혐의로 체포 후 기소했다. 이 사건으로 학생과 교사 등 4명이 숨졌다.

GBI의 크리스 호시 국장은 "그(콜린 그레이)의 혐의는 아들이 벌인 행동 및 아들이 무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밝혔다. CNN 방송은 콜트 그레이가 범행에 사용한 총은 지난해 12월 아버지인 콜린 그레이가 명절 선물로 아들에게 사준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수사 당국은 이를 근거로 아버지인 콜린 그레이가 아들에게 무기를 줬다고 보고 이 같은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아들의 범행에 대해 아버지를 기소한 것은 새로운 법적 접근법을 시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집에서 부모가 10대 자녀들에게 총기 접근을 막으면 학교 총격 사건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미 국토안보부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전체 학교 총격범의 75%는 집에서 총기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지난 2021년 미시간주 오클랜드 카운티 옥스퍼드 고등학교에서 학생 4명을 총으로 살해한 이선 크럼블리의 부모가 각각 징역 10~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 부모가 집에 총기를 방치하고 아들의 정신건강에 대해 무관심했다는 증거를 토대로 이들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당시 크럼블리 부부를 기소했던 캐런 맥도널드 검사는 이같은 기소가 항상 총격범의 부모가 자녀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같은 사건들이 총기 소유자들에게 가정에서 총기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주의를 촉구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학교 총격 사건에 대해 부모를 기소하는 것이 검찰의 도 넘은 수사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며 총격 사건을 억제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브루클린 로스쿨의 신시아 고드소 교수는 "학교 총격범의 부모를 기소하는 것은 겉으로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대중·경찰·검찰에게 인기를 얻겠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고 "고드소 교수는 "끔찍한 학교 총격 사건을 막는 데는 아무 역할도 하지 않고 경찰이 뭔가를 하고 있다고 말할 방법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