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 협의체 공감대…윤·한갈등 해소 실마리될까

이재우 기자 2024. 9.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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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조정' 문제에 "불가→논의" 방향 선회
한동훈, 장상윤 사회수석 비공개로 만나 사전 조율…물밑 소통으로 이견 해소
"윤·한 갈등 당장 해소되긴 어렵지만 갈등 해소 출발점은 되는 긍정적 신호"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화일보 주최로 진행된 문화미래리포트2024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8.2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이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조정 등 의료대란 사태 해법을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합의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 여부와 별개로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5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의료대란 사태 해법으로 제안했을 당시 윤석열 정부 핵심 과제인 의료개혁의 동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당정 갈등이 그대로 표출되는 양상이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도 상당히 불쾌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2주 만인 지난 6일 한 대표가 긴급 현안 브리핑에 나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면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찾자고 하자 곧바로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6일 취재진과 만나 "의료계가 대화의 테이블에 나오는 것이 우선"이라며 "의대 정원 문제는 의료계가 합리적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한 대표는 국민의힘 원내 사령탑인 친윤계 추경호 원내대표를 매개로 물밑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과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서로를 향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왔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진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 대표를 필두로 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를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 대표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 논란이 불거진 이후 만찬을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추석 민심을 듣고 만나기로 했다"고 설명했지만 한 대표의 차별화에 대한 불쾌감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대통령실이 만찬 연기를 한 대표에게 알리지 않고 추 원내대표에게만 통보했다는 '한동훈 패싱' 논란까지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더구나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하지 않고, 한 대표는 연찬회에서 있었던 의료 개혁에 대한 정부 설명 일정에 불참하면서 양측 갈등은 더 고조되는 분위기였다.

한 대표는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여야 대표 회담에서도 "당장의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도 우리 정치의 임무"이라며 의료공백에 대해 대통령실과 다른 인식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런 기류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당정이 합의하면서 일단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한 대표가 제안했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대통령실이 그대로 수용한 건 아니지만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논의 과정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는 절충점을 찾으면서 당정 갈등이 가라앉은 것이다. 의정갈등이 오래 지속되면서 민심 악화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을 어떻게든 풀어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한 대표와 대통령실 양측이 모두 한 발씩 물러난 셈이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5일 장상윤 대통령 사회수석을 비공개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도 양측 이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내에선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서 당정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윤·한 갈등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물론 윤·한 관계가 이번 일로 당장 개선 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여권 내에서는 "두 사람 사이가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하지만 이번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과정에서 보여줬듯이 양측이 자주 소통하다 보면 조금씩 오해가 풀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번 일로 당장 묵은 감정이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양측이 공개적 충돌 방식에서 벗어나 물밑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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