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만든 적 없는 회사가 한강버스를?…논란속 공방 따져보니

김기훈 2024. 9. 8.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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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도 인력도 없어" 민주당 의혹 제기에 서울시 "전문성 갖춘 업체" 반박
안전성 지적엔 "전문기관 검증 거쳐"…여의도선착장 조성도 "안전 최우선"
서울시, 한강버스 내년 3월 정식운항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강버스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이 브리핑하고 있다.2024.8.6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한강버스와 여의도 선착장 조성 등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두고 서울시와 야당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시의회 민주당은 특히 선박 건조와 관련된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업을 재검토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시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충분히 전문성을 갖춘 업체를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또 약식 브리핑을 열어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잠원·옥수·뚝섬·잠실 7개 선착장을 오가는 친환경 수상 대중교통으로, 시는 우선 친환경 선박 8대를 도입해 내년 3월부터 운항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사업 계획이 처음 발표되자 접근성,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도 제기됐다. 최근에는 선박 건조와 관련한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민주당 이영실 시의원은 지난달 29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한강버스 선박 건조계약 및 진행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6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한 가덕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말 설립한 신생 회사로, 배를 만든 경험도 없고 직원도 5명뿐인 업체와 계약을 맺은 것은 상식 밖의 일이란 것이다.

한강 리버버스 선착장 조감도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계약과 관련해선 사업 추진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강버스 사업은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와 운영사 이크루즈가 각각 51대 49의 지분으로 합작법인을 만들어 참여한다.

당초 8척을 만들기로 한 회사는 은성중공업이었다.

하지만 이 회사가 9월 납기일을 맞추기 어렵다고 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은성이 기한을 맞출 수 있는 물량은 2척뿐으로 나머지는 다른 업체에 건조를 맡겨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당시 시는 올해 10월 운영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이에 나머지 6척을 9월 말까지 인도 가능하다고 밝힌 2곳 가운데 더 낮은 가격을 써낸 가덕중공업과 계약을 맺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전문성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가덕중공업이 신생 회사인 것은 맞지만, 이 회사 대표는 선박 전문업체 코세리 대표였고, 그곳에서 근무했던 전문 인력 5명도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를 포함한 임원, 기술고문은 대우조선해양 등에서 근무한 선박 전문가이며, 정직원은 11명으로 알려졌다.

또 한강버스 외에도 지난 3∼4월 예인선과 환경청정선 2척씩 건조 계약을 맺은 실적이 있다고 시는 덧붙였다.

무엇보다 신생 업체든 아니든 간에 선박 건조와 관련한 모든 작업은 전문기관을 통한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고 시는 강조했다.

한강버스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외형은 가덕중공업이 만들고, 엔진에 해당하는 추진체는 별도 제작해 탑재하게 된다.

하이브리드 추진체 제작을 위해서는 한국전기연구원 등 전문기관의 43개의 시험을 거쳐 해양수산부의 형식승인을 받아야 하며 한국해양안전공단의 검정검사 과정도 통과해야 한다.

다만 형식승인을 위한 시험 과정에서 일부 시험을 다시 하게 되면서 추진체 제작이 지연됐고, 이 때문에 운항 일정도 5개월가량 늦춰졌다.

하지만 전후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당초 10월 추진이 무리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운항 일정을 서둘러 잡았고, 충분한 준비 없이 추진하면서 예측하지 못한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행정기관이 우선은 정책 목표를 설정해야 공기(공사기간)가 나오고 예산도 나오기 마련"이라며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공정을 관리하고, 내년 3월 운항 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여의도 선착장 조성 사업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박유진 시의원은 지난 5일 임시회 본회의 자유발언에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단 한 군데 업체가 들어왔는데 놀랍게도 바로 확정된다. 보통은 한 군데 입찰 들어오면 유찰하고 재입찰하는 과정이 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사업자 공모가 의무가 아니어서 절차적 하자는 없다. 다만 공모 방식을 택한 건 공정한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반영하기 위해서였다고 시는 설명했다.

지방계약법으로도 수의계약 한시적 특례 적용에 따라 단독 입찰 시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하천점용 허가를 무한 연장할 수 있도록 계약이 맺어졌다는 박 의원 주장에 대해서도 "유선사업은 사업자와 협약과는 별개로 하천법에 따라 하천점용허가를 하고 있으며, 점용허가 유효기간(3년 내외)마다 갱신해 영구적 허가 방식은 아니다"라고 시는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다소 공사가 늦어지더라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준공 기한을 조정해 12월 말 준공을 목표로 정상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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