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10분만 걸어도 저리고 쥐어짜는 통증…이 병의 정체
약물로 증상 조절, 초기 적절한 치료가 가장 중요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나이가 들면 척추도 변화한다. 허리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척추뼈, 인대, 척추관절 같은 구조들이 퇴행성 변화에 따라 커지거나 모양이 변하게 되면 허리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비좁아질 수 있는데 이에 따른 여러 증상을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한다.
8일 신경외과 교수들에 따르면, 젊은 환자들에게서는 흔히 '디스크'로 알려진 추간판 탈출증이 좀 더 흔한 요통이나 다리 통증의 원인이라면 척추관협착증은 40~50대 환자가 늘어나기 시작해 60~70대 환자에게 가장 흔하게 발견된다.
주요 증상으로는 허리통증보다 허리 아래 엉덩이나 다리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휴식을 취할 때 별 증상이 없다가도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하지 쪽으로 쥐어짜는 통증이 나타나고 힘이 빠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10분 이상 오래 걷는 게 힘들 수도 있다.
요추(허리뼈) 추간판 탈출증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디스크가 찢어지거나 흘러나오며 증상을 일으키기에 비교적 급성이다. 그러나 척추관협착증은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언제부터 통증을 느꼈는지,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다.
전체 환자 중 여성 비율이 약 65%로 남성보다 높은 편이다. 일명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부르는데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사라지고 이 증상이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심해지면 몇 발짝만 걸어도 쉬었다 걸어야 한다.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만큼 자연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곧 나을 거라는 생각으로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 병원을 찾는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근력 약화는 물론 다리 감각까지 떨어져 걷기 힘들고 낙상 위험 역시 커진다.
김종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골다공증이 있는 노년층 여성은 뼈가 약해 낙상할 경우 뼈가 부러지기 쉽고, 활동이 제한되면 체중이 늘고 비타민D 부족으로 뼈가 더욱 약해지면서 합병증을 야기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질환 초기에 병원을 가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환자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하는데 자세 보정, 운동요법,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근 차단술 같은 주사 시술 등을 우선 시행한다.
김 교수는 "초기 적절한 진단 검사를 통해 협착증의 부위나 정도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그 정도에 따른 맞춤형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면 많은 경우에서 효과적인 증상 호전과 중증으로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사 치료를 해도 효과가 한 달 이상 지속되지 못하고 증상이 심해지는 등 오랜 비수술 치료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괴롭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척추 내시경수술이 발달해 1~2개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서 신경관을 넓혀주는 수술이 가능하다. 1㎝보다 작은 구멍으로 수술이 진행돼 상처 및 다른 신체 부위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출혈도 거의 없고, 회복 기간이 짧아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르다.
다만 척추에 종양이나 염증성 질환, 척추 변형 등이 있으면 전통적인 절개수술 방식으로 치료해야 하므로 전문가의 진단에 따라 환자의 증상과 상황에 따른 최적의 수술 방법을 적용하는 게 좋다.
권우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척추신경외과 교수는 "완벽하게 과거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면서도 "다양한 수술적 치료를 통해 충분히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니 통증을 억지로 참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와 이로 인한 퇴행성 변화에 따라 발생하기 때문에 척추에 무리가 되는 생활 습관을 피하는 게 증상의 완화와 악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행동은 피하고 바닥에 주저앉는 자세도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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