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광부의 삶, 고국에 알리는 꿈...독일동포 정부남 씨
[앵커]
6~70년대 꽃다운 젊은 시절을 이역만리 독일에서 보낸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힘겨웠던 삶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널리 알려진 대로 이들이 보낸 외화는 우리나라 산업화에 큰 보탬이 됐는데요.
언젠가 자신이 걸어온 여정을 담은 기록물을 이민사 박물관에 기증해 파독 광부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정부남 씨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
[정부남 / 1971년 파독 광부]
6.25 전쟁 때 아버지가 저 목에다 하고 다섯 살 때 물을 건너가 바다 건너는 것 같더니 그 생각밖에 안 나요.
그때 아버지가 목에 (태워서) 하고 피난 나오는 거 짐 잔뜩 뒤에 저기하고 건너는데 강 건넜는지 물 건너는 건지 그때 업혀서 왔어요.
(군대 다녀와서) 신문 보고 보니까 광산 광부 뽑는다고 그래서 금방 근데 한 번에 붙었어요.
광산 교육받고 독일말 배우고 (시험 때) 모래 가마니를 들었다고 그랬는데 우리 할 때는 모래 가마니는 안 들었어요.
(독일에) 와서 보니까 산이 없어서 저는 아주 놀랬어요. 왜 산이 없나? 저는 광산이라는 게 산에만 있는 줄 알았거든.
그래서 이상하다. 한국에는 탄광은 다 강원도 첩첩이 산에 있는데 여기 산이 안 보여 이상하다, 이상.
그래서 제가 내려서 버스에서 두리번 두리번 하는 거예요.
막장의 물건 필요한 재료들, 나무, 스템펠(쇠기둥) 뭐 거기에 필요한 것들을 전화 받아서 뭐 보내라 빨랫대 하나 보내라.
그럼 빨랫대가 이거 큰 통 아니에요.
매달려서 그거 이제 보내고 천천히 보내서 알죠.
제가 그걸 조정해서 밑으로 내려보내요.
밑에 사람들 막장에서 필요한 사람들한테 그걸 보내주면 밑에 있는 사람들이 갖고 가서 자기 필요한 데 가서 쓰지요.
원리는 뭐 케이블카랑 똑같아요.
케이블카는 사람이 탔다는 거고 저는 거기에 물건을 실어 날랐다는 거지.
그래도 힘들 때 한 150~200m 천천히 해야지 잘못하면 조금만 잘못하면 이게 너무 속도가 가속이 붙어서 (위험해요)
배운 게 없잖아. 아무것도 기술이 없지, 광산 3년 계약은 끝났지.
(노동청) 거기 가서 신청했죠.
신청하고 이제 기다리니까 오라고 해서 한 한 달 반, 두 달 놀았나 집에서 그래서 여기서 오라고 그래서 (자동차 타이어) 타이어 만드는 데 가서 일했어요.
3년 7개월인가. 타이어 공장 일이 힘들어요.
광산같이 계속 돌아가면서 8시간씩 아침 6시부터 2시까지 오고 2시부터 10시 10시부터 또 저기.
그때 그래서 참 일이 힘들었어요.
제가 생각해 보니까 매일 같이 왔다 갔다 해야지 되고 그래서 또 노동청에 가서 내가 트럭 운전하고 싶으니까 일자리 구해 좀 달라.
제가 그 전에 광산에 있을 때 면허증 트럭 면허증을 따서 (그랬더니) 저랑 상담해주는 여자분이 아니다, 너는 그건 힘들고 다시 전공 전기 전기에 관한 일을 배우라 그래서 제가 20개월 동안 직업 전환 교육을 받았습니다.
택시 면허를 따서 가끔 주말에 또 일했거든요.
택시를 완전히 2년 후에 제가 독일 사람한테 넘겨받았습니다.
개인택시를 그래서 제 이름으로 올려서 제가 그때서부터 택시 자영업을 했습니다.
무전으로 귀도 트이고 많이 배우고 여기 뭐가 있고 여기 뭐가 있고 여기 손님한테도 또 좀 배우고 듣고 시야가 넓어지더라고 굉장히 많이 넓어지더라고.
21년 동안 택시 영업을 하다가 2001년 11월에 저는 끝났습니다.
일찌감치 제가 그때 55살입니다.
저는 항상 바다를 쳐다보고 그러거든요. 좋아하니까 물 들어오는 거 보고 또 물 나가는 거 보고 그런 큰 배가 들어와요.
그 상선들이 '야 저거 쳐다보면서 내가 저런 배를 좀 타고 세계를 좀 다녀보자.' 다녀봤으면 좋겠다.
꿈이 저의 꿈이 그 배를 쳐다볼 때마다 그냥 저를 저 배를 타고 좀 어디 세상을 한번 돌고 싶다.
독일 같으면 실천이 됐는데 실현이 한국에서는 배울 기회가 없었어요.
이민사박물관에 거기를 내가 (한국에) 갈 때마다 가서 보거든요. 월미도에 있잖아요.
제가 가진 걸 이민사 박물관에 가져다주면 그분들이 필요 없는 제가 그러는 거예요.
필요 없는 것들은 버리시고 좋은 것만 필요한 거 있어 것만 남겨놓으라고 그러니까 제가 앞으로 뭐가 있는지 한번 찾아봐야죠.
YTN 강현정 (khj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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