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태풍 ‘야기’ 중국 두 차례 상륙…3명 사망, 95명 부상

주민 100만명 긴급 대피
베트남에도 상륙…1명 사망

슈퍼태풍 ‘야기’가 6일 상륙한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시의 거리에 가로수가 쓰러져 있다. EPA 신화 연합뉴스

아시아에서 올해 가장 강력한 슈퍼태풍 ‘야기’가 중국 본토에 두 차례 상륙해 주민 약 100만명이 대피했다고 중국중앙티브이(CCTV)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야기는 전날 오후 4시20분쯤 중국 남부 하이난성 원창시 해안에 상륙한 뒤, 같은 날 밤 10시20분쯤 광둥성 쉬원현에 재상륙헀다.

현지 매체들은 야기의 중심부 풍속이 시속 200㎞를 넘어 이 지역 교통이 중단됐고 휴교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야기 상륙 약 1시간 만에 하이난의 83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고 전해진다. 하이난성 약 42만명, 광둥성 약 57만4000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중국중앙티브이는 하이난과 광둥, 광시 3개 성에서 3명이 숨지고 95명이 다쳤으며, 주민 122만7000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상 당국은 야기가 이날 오후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팡청향-베트남 북부 해안에 세번째로 오를 것이라고 예보하며 인근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재난 구호와 이재민 이주, 인명 피해 최소화, 기반 시설 복구에 만전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리창 국무원 총리도 재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중국 국가홍수·가뭄대응총지휘부는 인명 구조 및 피해 복구를 지휘할 실무 팀을 피해 지역에 파견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하이난과 광둥성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2억위안(약 377억64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야기는 이날 오후 베트남에도 상륙해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내고 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하이즈엉성에서 남성 한 명이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에 맞아 사망했고, 북부 항구 도시 하이퐁과 인근 꽝닌성, 타이빈성 등 여러 지역에 정전이 발생했다. 하노이에서 이날 열릴 예정이던 러시아와 타이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도 취소됐다. 베트남 당국은 주요 공항을 폐쇄하고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앞서 야기는 필리핀에서 홍수와 산사태를 불러 16명의 사망자와 21명의 실종자 피해를 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