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작가 첫 방한…“이민자 이해, 날 더 좋은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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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오베라는 남자'로 국내 알려진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43)이 처음 방한했다.
"나 스스로 이민자에 대한 이해로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다양한 문화권 친구들이 있어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허물어졌는데 그런 점이 소설에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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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회 서울국제작가축제’ 참석
블로그 연재하다 일약 스타 작가
하루 8시간씩 ‘고독한 글쓰기’ 해
“해외에서 이렇게 인기를 끌 줄 알았다면 주인공 이름을 ‘오베’라고 짓지 않았을 겁니다. 오베는 정말 스웨덴에서만 흔한 그 세대의 이름이거든요.” “한국도, 다른 나라에서도 ‘오베’를 왜 이리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웃음)”
소설 ‘오베라는 남자’로 국내 알려진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43)이 처음 방한했다. 초기 두 번의 ‘행운’이 그를 지금 여기 서울에까지 이르게 했다. 20대 때 대학 창작 과정, 워크숍 등을 통한 ‘등단’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좌절을 겪은 뒤, 배크만은 제 블로그에 소설을 연재했다. 31살 ‘블로거’의 2012년 데뷔작 ‘오베라는 남자’의 시작이다. 출간 뒤에도 비평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해외 번역을 앞두곤 전형적 스웨덴 인물과 유머 양식이 국외에서 공감받기 어려우리란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때마다 독자는 달리 감응했다. 소설은 전세계 46개국에 판권이 팔려 8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2016년, 2023년 두 차례 영화로 제작됐다.
‘13회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초청된 프레드릭 배크만은 7일 오후 5시 기자간담회(서울 종로 JCC아트센터)에서 “(나는) 운이 좋았다”면서도 “작가 되는 길, 글 쓰는 길은 수없이 많아 자신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1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나 블로거로 활동하다 연재한 작품 한 권으로 일약 전세계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 이래, 하루 8시간씩의 ‘고독한 글쓰기’를 지켜온 이의 조언이다.
‘오베라는 남자’는 이웃에 괴팍하고 까칠하면서도 종국엔 ‘츤데레’ 본성을 드러내며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게 되는 59살 오베를 주인공으로 한다. 그는 반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최근 실직까지 한 뒤 낙담해 죽고자 한다. 내향적 성향의 작가가 창작 당시 “인물과 나눈 감정”이라는 ‘외로움’의 ‘오베’는, 곳곳에서 뜻밖의 웃음을 자아낸다. 아이패드 구매 중에 ‘비싼데 키보드는 왜 안 주느냐’ 오베가 불평한다. 소설 초입 장면이다. “꼭 심각하게 살 필요 있는가, 어른스럽게 생각할 필요 있는가” 알려준 이가 영국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저자, 1952~2001)였다고 한다. 세계에서 소비되는 북유럽의 문학이 소설 ‘밀레니엄’으로 대변되듯 대개 ‘잿빛’이란 점에서, 배크만이 갖는 차별성이다.
특히 작품 중 이민자 이웃인 파르바네와 오베가 맺는 관계는 작가 말대로 “커뮤니티에 대한 사랑”을 이뤄가는 ‘오베’라는 소소한 “영웅의 서사”라 할만하다.
배크만은 말했다. “나 스스로 이민자에 대한 이해로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다양한 문화권 친구들이 있어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허물어졌는데 그런 점이 소설에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후 작품으로는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2013), ‘브릿마리 여기 있다’(2014), ‘베어타운’(2016), ‘불안한 사람들’(2021), ‘위너’(2022) 등이 있다.
“정해진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보단 자기 멋대로, 자기 방식으로 사는, 자기 고집, 조금 다른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다. 독자가 뭘 좋아할지 난 모르고, 내가 좋아한 걸 좋아해 주기 바랄 뿐이다. 완성된 책은 더는 내가 아닌, 독자에게 속하게 된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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