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위안부·피폭 다큐 베를린영화제 초청에 운영자 면담 요구”

이철호 2024. 9. 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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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재 일본대사관이 일제강점기 피해를 본 조선인들의 증언을 담은 한일 합작 다큐멘터리가 올해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되자 다양한 경로로 정보 수집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고 교도통신이 오늘(7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주독 일본대사관은 다큐멘터리 '되살아나는 목소리'가 지난 2월 개최된 베를린영화제 포럼 스페셜 부문에 초청되자 올해 1월 하순 영화제 운영 책임자 사무소에 연락해 작품 정보를 문의하고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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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재 일본대사관이 일제강점기 피해를 본 조선인들의 증언을 담은 한일 합작 다큐멘터리가 올해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되자 다양한 경로로 정보 수집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고 교도통신이 오늘(7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주독 일본대사관은 다큐멘터리 ‘되살아나는 목소리’가 지난 2월 개최된 베를린영화제 포럼 스페셜 부문에 초청되자 올해 1월 하순 영화제 운영 책임자 사무소에 연락해 작품 정보를 문의하고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포럼 스페셜 부문 담당 책임자가 이메일을 통해 “식민지 시대의 전체적인 견해를 제공하는 작품이 아니라 재일 코리안이라는 마이너리티에 관한 영화”라고 대사관 쪽에 설명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사관 측은 “상세한 내용은 답변을 삼가겠다”며 “그러한 설명을 하려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재일교포 박수남·박마의 모녀 감독이 연출한 ‘되살아나는 목소리’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히로시마·나가사키 피폭, 강제동원과 노역 등을 경험한 조선인 인터뷰를 소개한 작품입니다.

교도통신은 또 주독 일본대사관이 작품 상영회 내용과 관객층을 외무성에 보고했다는 사실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드러났다고 전했습니다.

주독 일본대사는 두 차례 진행된 상영회 관련 정보를 정리한 문서를 3월 4일자로 외무상에게 보고했는데, 이 문서에는 “티켓은 2회 모두 매진”, “젊은 세대가 많고 약 40%가 아시아계”, “236석 중 약 190석이 찼음” 같은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고 통신은 지적했습니다.

박수남 감독은 상영회 전에 영화제 측으로부터 대사관 동향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면서 “상영 금지가 될지도 몰라 불안을 느꼈다”고 통신에 말했습니다.

이어 “질의응답에서는 상영회장에 대사관 관계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국가(일본)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자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마의 감독은 “우리 작품만 문제인 것이 아니라 다른 표현(작품)에도 국가의 눈이 번뜩이고 있을 수 있다”며 “두렵고 기분 나쁘다”고 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재외공관이 문화 이벤트 주최자와 접촉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실태가 드러났다”며 “제작자를 위축시키고 표현의 다양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사진 출처 :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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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기자 (manje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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