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자컵 4강 현장분석] BNK의 명확한 빛과 그림자. 일본 최강 후지쯔에 70대82 분패.
[아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부산 BNK가 일본 최강 후지쯔에게 완패했다. 박신자컵 결승은 후지쯔와 도요타가 맞붙게 됐다.
BNK는 7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4 우리은행 박신자컵 준결승에서 일본여자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후지쯔에 70대82로 졌다.
후지쯔는 미야자와(16득점) 조슈아(16득점, 9리바운드) 하야시(15득점) 아카키(12득점) 등이 고른 득점을 보였고, 마츠다 루이는 무려 14개의 어시스트로 게임을 조율했다.
BNK는 김소니아(21득점, 10리바운드) 이소희(11득점) 안혜지(11득점)가 분전했다.
지난해 국제대회로 탈바꿈한 박신자컵은 도요타와 우리은행이 결승에 붙어, 도요다가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국내 6개 구단이 결승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일본의 강호 2개팀만이 살아남았다. 우승상금은 3000만원.
▶전반전
BNK 박정은 감독은 "후지쯔 센터 조슈아를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만큼 위력적 선수다. 1m90의 후지쯔 주전 센터 조슈아는 공수 겸장의 빅맨이다. 2대2 수비에서 강력한 헤시 & 리커버리는 일품이다. 스피드도 뛰어나다.
국내 빅맨들이 모두 본받아야 될 정도로 교과서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골밑 장악력은 최고 수준이다.
후지쯔는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일본 대표팀 핵심 가드 마치다 루이도 있다.
후지쯔가 1쿼터 기선을 제압했다. 조슈아는 박성진의 슛을 블록한 뒤 속공으로 가볍게 득점을 올렸다.
단, BNK는 만만치 않았다. 이소희는 마츠다를 상대로 1대1 돌파에 성공했고, 안혜지가 파울로 얻은 자유투 2득점을 올렸다. 7-9, BNK가 2점 차 뒤진 상황, 초반 페이스는 찾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일본여자프로농구에서 정상에 올랐던 후지쯔는 정말 만만치 않았다. 1m83의 장신 포워드 미야자와의 3점포.
김정은이 3점포로 응수하자, 곧바로 미야자와의 연속 3점포가 터졌다.
문제는 BNK 스몰 라인업의 약점을 후지쯔가 제대로 된 공략법을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미야자와, 미야시타(1m78)가 미스매치 미드 레인지 지역을 공략. 더블팀이 붙거나 스위치 디펜스가 붙으면 코너의 하야시로 연결. 3점포가 터졌다. BNK는 박성진이 있지만, 외곽 수비에 문제가 있고, 안혜지 이소희 이이지마 사키 김정은 심수현 등이 모두 높이가 좋지 않다. 결국 20-10, 10점 차까지 벌어졌다.
다행인 점은 후지쯔 간판 가드 마츠다가 이번 대회 슈팅 감각이 매우 좋지 않다는 점이다. BNK는 마츠다가 에어볼을 날리자, 김소니아의 득점으로 추격. 안혜지의 날카로운 패스에 의한 박성진의 미드 점퍼로 추격했다.
20-17. BNK는 이번 대회에서 박혜진이 출전하지 않았지만, 이소희, 사키, 심수현, 김정은 등이 비 시즌 훈련을 충실히 하면서 강력한 팀 스피드를 보여줬다.
1쿼터 막판, BNK는 강력한 풀 코트 프레스로 스틸. 안혜지가 상대 반칙으로 인한 자유투 2득점을 추가했다. 23-20, 후지쯔의 3점 차 리드로 1쿼터가 마무리됐지만, BNK의 압박은 상당히 만만치 않았다.
2쿼터 조슈아가 다시 코트에 들어섰다. 후지쯔는 의도가 있었다. 골밑에서 조슈아 옵션을 가동하는 것이 표면적 이유. 단, BNK의 강한 프레스를 깨기 위해 매치업 상대 박성진을 불러내기 위함이었다. 그래야, BNK 단신 가드진의 프레스를 헐겁게 만드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자승자박이었다. 조슈아에게 가는 패스를 박성진이 차단했고, 오히려 BNK 수비의 집중도를 높여줬다. 결국 25-25 동점.
김소니아가 잽 스텝 이후 3점포까지 작렬. 28-27,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지쯔는 당황하지 않았다. 외곽으로 패스를 돌려, BNK 로테이션 수비를 혼란스럽게 만든 뒤 코너에서 아카키가 냉정한 3점포를 꽂아넣었다. 재역전.
BNK의 작전타임. 김소니아가 중앙에서 또 다시 3점포를 작렬시켰다. 그러자 후지쯔는 이번에도 아카기의 3점포. 그러자 BNK는 이소희가 골밑을 뚫었다.
후지쯔의 실책. 그러자 이소희가 좌중간에서 3점포를 터뜨렸다. 36-33, 3점 차 BNK의 리드.
이때, 마츠다 루이의 위력이 나왔다. 조슈아와 픽 앤 롤. 결국 조슈아가 골밑 돌파 성공.
김소니아의 공격자 파울. 후지쯔는 조슈아의 골밑 공격 효율이 떨어지자, 스크리너로 활용했다. 오프 더 볼 스크린을 받은 하야시가 코너에서 3점포 적중. 38-36, 2점 차로 리드.
하지만, 2쿼터 막판 김소니아가 벤치로 들어가자, 공격을 뚫을 수 있는 카드가 없었다. 후지쯔는 장신 포워드 미야자와의 3점슛 2방과 연속 속공으로 완벽한 리드를 잡아냈다. 40-50, BNK가 10점 차 뒤진 채 전반전이 종료됐다.
BNK는 전반 잘 싸웠다. 단, 후지쯔가 너무 강했다. 이날 3점슛 컨디션이 절정이었다. 무려 63%의 3점슛 야투율(16개 시도 10개 성공)이었다.
▶후반전
BNK는 초반 박성진이 조슈아 앞에서 2대2 공격을 성공시켰다. 그러자, 곧바로 복수, 마츠다 루이와 조슈아가 2대2. 가볍게 2득점을 추가했다. 하야시의 3점포가 터졌다.
반면, BNK는 이소희의 3점슛이 불발됐다. 결국 57-42, 15점 차까지 벌어졌다.
김소니아의 공격 미스. 그러자, 마츠다는 속공 상황에서 스윙, 그리고 엑스트라 패스. 미야자와의 3점포로 연결됐다. 마츠다가 스크린을 받은 뒤 BNK 골밑 약점을 뚫는 드라이브 인을 여유롭게 성공시켰다.
20점 차 후지쯔의 리드.
이때, BNK는 올 시즌 급성장한 심수현이 백보드 3점슛, 그리고 김소니아가 3점포를 넣으면서 12점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BNK 상승세 흐름에서 조슈아가 골밑슛으로 흐름을 차단했다.
확실히 후지쯔는 강하다. 조슈아와 마츠다의 내외곽. 그리고 내외곽 공격이 강한 미야자와를 중심으로 한 윙맨 자원이 있다. 여기에 BNK의 좋은 흐름에서 매우 확률높거나, 약속된 플레이로 확률높은 공격을 구사했다.
일본 챔피언다운 경기력이었다.
15~18점 사이의 공방전, 3쿼터는 70-55, 15점 차 후지쯔의 리드로 끝났다.
4쿼터 BNK의 공격은 예리했다. 안혜지의 골밑 돌파, 약속된 패턴에 의한 김소니아의 3점포가 터졌다. 72-62, 10점 차까지 추격. 그러자 하야시가 베이스라인 컷인에 의한 플로터로 2득점을 추가하며 또 다시 BNK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후지쯔의 장신 포워드들의 미스 매치를 활용한 공격에 BNK는 전혀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올 시즌 김소니아 박혜진이 보강된 BNK는 아시아쿼터 이이지마 사키의 강력한 수비력이 보태지면서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이날 경기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김소니아 이소희 뿐만 아니라 빅맨 박성진과 심수현 김민아 등이 많이 성장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BNK 경기를 본 뒤 "젊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다. 훈련을 상당히 많이 소화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박혜진의 공백은 아쉬웠다. 컨디션 조절이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이번 대회 불참한 박혜진이다.
BNK는 전반 상당히 강력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체력 조절을 위해 김소니아가 벤치로 들어갔고, 안혜지를 중심으로 한 공격은 후지쯔의 강한 압박에 막히면서 잇따라 속공을 허용했다.
결국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2쿼터 막판 점수 차가 벌어졌고, 결국 BNK 완패의 원인이 됐다.
BNK는 약점도 있었다. 일단 골밑은 헐겁다. 박성진이 많이 성장했지만, 여전히 골밑 수비는 취약점이다. 여기에 안혜지가 매우 좋지 않았다. 공격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고, 작은 키로 인한 미스매치 부담을 가중시켰다. 단, BNK는 빠른 트랜지션과 강한 압박 수비로 후지쯔와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아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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