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대 파열 견딘 김성준, 디랙스 챔피언십 보디빌딩 첫 우승…황상진은 피지크 사상 첫 4연패 대업

이성필 기자 2024. 9. 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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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랙스 챔피언십 그랑프리에서 1위를 차지한 김성준.
▲ 7일 경기도 광명의 IVEX 하이퍼홀, 국내 최고의 피트니스 브랜드 디랙스(DRAX) 주최의 '2024 디랙스 챔피언십(DRAX CHAMPIONSHIP)' 1일차 대회가 열렸다. 보디빌딩에 나선 선수들이 자신의 근육을 보여주고 있다.
▲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선수들.

[스포티비뉴스=광명, 이성필 기자] 탄탄한 근육을 만드는 것도 힘들지만, 심사를 받는다는 것은 고통 그 자체다. 그렇지만, 그 고통을 즐기면서 몸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박수받는다면 힘든 순간도 즐기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7일 경기도 광명의 IVEX 하이퍼홀, 국내 최고의 피트니스 브랜드 디랙스(DRAX) 주최의 '2024 디랙스 챔피언십(DRAX CHAMPIONSHIP)' 1일차 대회가 그랬다. 2021년 첫 개최 이후 해를 거듭해 오면서 수준 높은 선수들의 참가로 대회의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총상금도 1억 3,300만 원으로 증액(2021~2022년 각각 1억 원, 2023년 1억 2,000만 원)됐다. 대회에 나서는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되기에 충분했다.

주말 오전부터 행사장은 대회를 즐기기 위한 관중들로 넘쳤다. 여기저기서 좋아하는 선수가 포즈를 취하면 "좋아", "다리에 힘", "근육 올려" 등 격려 구호가 들렸다. 격려의 탄성이 선수들에게는 자극제요 비타민이었다. 같은 목소리는 온라인 생중계로도 퍼져 나갔다.

보디빌딩으로 시작한 오전, 75kg급 미만 선수들은 몸을 쥐어짜며 자신이 만든 근육을 표현했다. 가장 낮은 체급으로 포즈를 취하며 순간적인 힘으로 근육을 보여주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보디빌딩은 체급이 높을수록 조금 더 근육 표현의 힘이 생긴다고 한다.

그래도 심판위원들은 깐깐하게 확인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정성을 위해 10명(남성 7명, 여성 명)의 심판위원을 배치했고 저마다 매의 눈으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1976, 1982, 1986, 1988 미스터 아시아로 살아 있는 전설 박영철 심판위원장을 중심으로 업계에서 존경받는 인사들이 미세한 근육의 힘을 확인했다.

개별 포즈로 시작해 조별 포즈 경쟁에 재확인을 위한 비교 포즈까지, 현미경 심사가 이어졌다. 7가지 규정 포즈를 보여주는, 숨을 고르기 힘들 정도로 제대로 만들어진 근육을 보겠다는 엄정함에 선수들도 진지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 근육의 양과 컨디션, 상-하체의 조화를 동시에 보기 때문에 심판위원들도 고개를 올렸다 내리기 바빴다.

75kg급 미만 우승자는 이주형이었다. 스스로도 감동에 찬 모습이었고 "(경상남도) 창원에서 운동하는 이주형입니다. 이번 시즌 정말 힘들었지만, 이 순간 보상 받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라며 자신의 노력이 빛을 낸 순간에 감동했다.

체급이 올라갈수록 경쟁은 더 뜨거워졌다. 85kg 미만급은 이인택이 웃었다. 그는 "긴말하지 않고 그랑프리전까지 뛰겠다"라며 우승 의지를 보였다. 85kg 이상급 우승자의 마음도 같았다. 10명을 선별해 포징을 한 뒤 지난해 우승자 박명수와 김성준, 이후민이 두 차례나 비교 포징을 할 정로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 보디빌딩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한 김성준.
▲ 함께 포즈 취하는 선수들.
▲ 2024 디랙스 챔피언십.
▲ 피지크의 강자 황상진은 4년 연속 그랑프리 왕좌에 오르는 기록을 만들었다.

결국 우승은 김성준의 몫이었다. 그는 "대회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다. 부상도 많았고 몸을 만들 수 있을까 싶었다. 앞선 대회들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아 선수를 그만 해야 하나 싶었다. 도와준 분들이 많다. 감사하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일반적인 대회는 1~3등만 시상하지만, 디랙스 챔피언십은 5~6위에게도 입상 메달을 수여했다. 4위도 소정의 상금을 지급한다. 단순히 순위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린, 의미 있는 시상이다.

물론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랑프리전까지 출전한다. 세 체급(75kg급 미만, 85kg급 미만, 85kg급 이상) 우승자가 통합해 최고 중의 최고를 겨루는 것이다. 마치 유도 혼성 단체전에서 체급이 다른 선수끼리 겨루거나 축구에서 체급이 다른 프로와 아마추어가 모두 모여 최강을 가리는 FA컵과 같은 느낌이었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체급에 상관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이주형, 이인택, 김성준은 근육 경련이 날 정도로 힘을 쏟았고 우열은 가려졌다. 1위 김성준(상금 2,000만 원), 2위 이인택(300만 원), 3위 이주형(200만 원) 순이었다. 체급 우승에서 말을 아꼈던 김성준은 "큰 상을 타서 기쁘다. 준비하면서 많이 다쳤다. 팔꿈치 인대도 파열됐다. 양팔이 다 좋지 않지만,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다.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운동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큰 상을 타서 기쁘다"라며 "(상금 2,000만 원은) 아내에게 다 가져줘도 부족하다"라며 사랑을 표현했다.

보디빌딩에 이어 오후 클래식 보디빌딩, 피지크가 몸 만들기에 관심이 많은 팬들에게 다가왔다. 대중적으로 근육 만들기 열풍에 부응하기 위한, 비선수들도 도전 가능한 종목이다. 체급마다 신장 제한을 두는 등 세분화 했다. 클래식 보디빌딩의 경우 171cm 미만, 175cm 미만, 175cm 이상으로 구분했다.

완성형 근육보다는 진화 중인 근육이라고 보면 된다. 선수들의 표정도 긴장보다는 미소가 가득했다. 최근 일반인들 사이에서 열풍인 바디 프로필을 찍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진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근육의 컨디션과 심미성이라는 명확한 심사 기준도 있었다.

171cm 미만에서는 차용주, 175cm 미만에서는 홍도검이 우승했다. 175cm 이상에서는 조범성이 정상에 올랐다. 이들 역시 그랑프리전을 치렀고 조범성이 대회 최초 2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조범성에게는 1,2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조범성의 감정도 남달랐다. 지난해 "가족이 허락하면 (올해 대회에) 출전하겠다"라고 했던 그였다. 우승으로 기쁨을 만들었고 "딸이 곧 생일이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도운 동생들에게 고맙고 가족들도 사랑한다"라고 전했다. 또, "아이를 데리고 왔지만, 환경이 좋다. 다른 대회는 망설였지만, 그렇지 않다. 스태프도 친절하고 또 나서도 될 것 같다"라며 선수 배려의 대회에 만족감을 보였다.

반바지를 입고 상체 근육 중심으로 보는 피지크에서는 173cm 미만, 178cm 미만, 178cm 이상으로 구분됐다. 단순히 근육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색감, 조화, 퍼포먼스 등 여러 요소를 확인했다.

173cm 미만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박정균이 정상을 차지했고 178cm 미만에서도 황상진이 4연속 우승했다. 178cm 이상은 탁현준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도 체급 상관 없이 땀을 흘리며 그랑프리에 도전했고 황상진이 4년 연속 더블(체급, 종목 2관왕)을 해내는 성과(상금 1,200만 원)를 냈다. 살아 있는 전설이라고 해도 무방한 황상진이다.

그룹 GOD의 윤계상 닮은 꼴로 잘 잘려져 있는 황상진은 ""27살에 디랙스 챔피언십에 처음 나왔다. 당시는 지금과 다르게 당연하게 계속 도전하는 선수였다. 자신감이나 도전 의식도 없었다. 모든 대회에 도전하기에는 경제적인 부담도 있었다. 그래서 상금에 대한 동기부여가 컸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 놓은 뒤 "그러나 올해는 상금이나 따라붙는 명예도 있지만, 1회부터 도전 중이고 여성 종목까지 통틀어 4연패라 값지다. 이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기회가 있으면 내년에도 도전하겠지만, 더 간절한 모습으로 도전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며 강력한 의지를 뿜었다.

한편, 8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스포츠 모델(남성) 부문과 바디 피트니스, 비키니 피트니스, 스포츠 모델(이상 여성) 부분이 팬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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