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is MIK?’ 아쉬웠던 세밀함, 팔레스타인에겐 승리였다…관중석에서 봤습니다 ②
‘Where is Messi?’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전력적 열세를 극복하고 리오넬 메시가 포진한 아르헨티나를 잡았다. 당시 팬들은 축구강국 중 한 팀인 아르헨티나를 잡았다는 기쁨과 함께 최고의 축구 선수인 메시를 조롱하며 했던 말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5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경기에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최전방에 주민규, 2선에 손흥민-이재성-이강인, 3선에 황인범-정우영이 나섰고, 수비에는 설영우-김영권-김민재-황문기, 골문은 조현우가 배치됐다.
4-4-2 포메이션으로 두 줄 수비를 앞세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홍명보호는 경기를 주도했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강조했던 ‘라볼피아나’ 형태로 말이다.
홍명보호는 규칙적인 빌드업 패턴을 보였다. 정우영이 김민재, 김영권 사이로 내려오는 ‘라볼피아나’, 설영우가 좌측 스토퍼로 배치되는 ‘비대칭 3백’ 형태였다. 기본적으로 후방 빌드업시 ‘3-1’ 포메이션을 고수했다.
공격에서는 빠른 좌우 전환을 노리는 듯했다. 특히 우측면 황문기가 높게 전진할 경우 이강인이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노리는 형태로 공격을 전개하며 상대 수비수를 끌어당기기 위해 애썼다. 이때 반대편 손흥민이 측면에 넓게 배치돼 전환 패스를 기다렸다.
상대 진영을 한 측면으로 몰기는 했지만,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롱패스가 자주 나오지 않으며 손흥민이 고립되는 모습이었다.
모든 선수가 내려와 수비를 구축한 팔레스타인은 최전방 투 톱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홍명보호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김영권-김민재 또한 쉽게 패스를 내보내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계속해서 측면으로 향하는 빌드업으로 인해 최전방 주민규, 2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 또한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확실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강인의 슈팅은 높게 떠올랐고, 손흥민은 골키퍼까지 제쳤지만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굴욕적인 결과 맞이해야 했다. 아시아 축구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또 한 번 무너졌다. 이미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종이 호랑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은 상황에 FIFA 랭킹 96위(한국은 23위)인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단 할 골도 넣지 못한 채 비겼다.
현재 팔레스타인은 전쟁의 고통이 있는 나라.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정세가 흔들리고 있다. 축구를 비롯한 프로스포츠가 중단됐고, 이번 대표팀 명단 중 6명이 소속팀 없이 몇 개월을 보내고 있었다.
여전히 차가운 시선이 존재하는 홍명보호지만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에는 여전히 응원을 보내는 팬들은 6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열리는 A매치,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첫 경기에 대한 기대가 아예 없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최고의 선수진을 갖고도 확고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그토록 부르짖던 ‘MIK(Made In Korea)’, 대한축구협회가 내세우고 있는 새 기술철학은 한국축구만의 방향성과 철학을 담고 있다. 지난 6월 발표했던 이 모델은 ‘빠르고 용명하게 주도하는’이 핵심이다. 더불어 각 급 연령별 대표팀부터 A대표팀 간의 연속성과 연계성을 강조한다.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다던 기술철학, 홍명보 감독이 선임 당시부터 현재까지 강조하고 있는 ‘MIK’는 팔레스타인전에서는 볼 수 없었다.
결과는 0-0 무승부이나 승자는 팔레스타인 같았다. 경기 후 팔레스타인 선수단은 상암벌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꽃은 듯한 기쁨과 함께 웃는 얼굴로 부둥켜안고 ‘위닝샷(경기에서 승리할 때 찍는 단체사진)’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마크렘 다부브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는 마지막까지 웃는 얼굴을 보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상암(서울)=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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