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있는 사람이 죄인이냐”...주담대 제한에 뿔난 실수요자들

은행권, 주담대 문턱 연이어 높여
이사 계획 중인 이들 사이에선 볼멘소리

서울 시내 한 거리에 시중은행들의 ATM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햔국경제신문

 
 
은행권에서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제한 조치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사를 준비하는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이같은 조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신한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주택을 새로 구입하는 목적의 주담대를 무주택 세대에게만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유주택자가 갈아타기를 위해 기존 주택 처분을 서약하는 경우에도 주담대를 내주지 않기로 하면서 보다 높은 규제를 예고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신한은행은 이자만 내는 주담대 거치 기간도 10일부터 없앤다. 신용대출도 최대 연 소득까지만 내줄 예정이다. 13일 이후로는 마이너스 통장의 최대 한도가 5000만원으로 제한된다.

신한은행에 앞서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케이뱅크 등도 1주택자의 주담대 취급 제한 조치를 연이어 내놨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9일부터 1주택자의 수도권 주택 추가 구입 목적의 주담대를 제한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도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한정했다.

연이은 은행권의 1주택자 주담대 취급 제한 소식에 실수요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같은 은행권의 조치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글쓴이는 “자녀 계획 때문에 집을 조금 더 넓은 곳으로 이사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주담대를 막으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집가진 유주택자만 죄인이 된 느낌이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은행권의 주담대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 보다 이자가 높은 보험업계 등 제2금융권의 대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를테면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 5일 주담대 '홈드림 모기지론'의 9월 물량이 조기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첫째 주가 끝나기도 전에 마련한 주담대 자금이 모두 지급된 것이다. 보험사에 주담대 신
청이 쏠려 물량이 조기 소진된 것은 이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담대가 큰 폭으로 늘면서 은행권이 유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주담대를 중단하자 보험사와 같은 제2금융권으로 주담대 수요가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