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우민 덕담했다 끝내 해고된 호주 수영코치...韓수영연맹"방법 찾아볼것"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파리올림픽 현장에서 '한국 제자' 김우민을 응원했던 마이클 팔프리(Micheal Palfrey) 호주대표팀 코치가 결국 해고됐다.
호주수영연맹(Swimming Australia)은 6일(한국시각) 성명서를 통해 '팔프리 코치가 자신과 호주수영연맹의 명예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고, 호주수영연맹의 이익에 악영향을 끼쳐 고용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호주수영연맹 CEO 롭 우드하우스는 성명서를 통해 '팔프리와의 고용계약 종료는 즉각 효력이 발생되며 호주 선샤인코스트대(USC) 스파르탄스에서 팔프리의 후임을 찾기위한 절차가 시작됐다'고 알렸다. 팔프리의 지도자 자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성명서에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이례적인 이번 조치는 파리올림픽 현장에서 팔프리 코치가 한 인터뷰 및 일련의 보도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팔프리는 대회 시작 전인 지난 7월23일 파리 라데팡스아레나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자유형 400m 레이스 전망을 묻는 질문에 "마지막 100m가 승부처"라면서 "우민이가 거기서 기록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게 내가 우민이에게 할 말이다. 힘든 레이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김우민과 호주의 일라이자 위닝턴, 새뮤얼 쇼트가 모두 시상대에 오르면 어떤 기분일 것같은가라는 질문에 "그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 매우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답했다. 김우민을 향한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김우민이)우승할 수 있길 바란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수영을 하길 바란다(I really hope [Kim] can win, but ultimately, I really hope he swims well)"라고 했다. 한국 취재진이 인터뷰에 감사인사를 건네자 "한국 파이팅!(Go Korea!)"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호주 현지 방송을 통해 이 코멘트들이 통역, 편집돼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국 선수가 나가는 경기에서 한국 선수를 응원한 '배신의 아이콘' 이미지가 생성됐다. 원본 영상까지 제공하며 오해를 불식시키려 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호주수영연맹과 호주 코칭스태프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고, 미디어를 통해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도 쏟아졌다. 안나 메어스 호주선수단장은 팔프리 코치의 발언이 "심각한 판단 착오"라면서 "팔프리 코치도 자신의 발언과 결정이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했다. 호주선수들이 올림픽을 준비하는 혼란을 최소화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로한 테일러 호주 대표팀 감독은 "팰프리 코치에게 그 발언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 있는 모두가 그럴 것이다. 호주인답지 않은 발언이다. 귀국 후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말로 퇴출을 예고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스승의 진심을 알았다. 김우민의 자유형 400m 레이스 경쟁자 '호주 에이스' 일라이자 위닝턴은 팔프리 코치를 옹호했다. 위닝턴은 파리올림픽 현장에서 호주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CNN 계열 채널나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마이클 코치가 와서 사과했다"면서 "나는 그가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훌륭한 사람이고 훌륭한 코치다. 물론 김우민이 마이클 코치와 함께 훈련한 건 사실이지만 내게 와서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고 했고 나도 그가 말한 것이 진심이 아니란 걸 안다. 결국 그건 그냥 한마디일 뿐이고 나는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기 위해 여기에 있는 것이다. 팀원들 사이에 적대감은 전혀 없다. 모두 괜찮다"고 말했었다.
파리올림픽 남자 400m 자유형 경기에선 독일의 루카스 메르텐스가 금메달, 위닝턴이 은메달, 김우민이 동메달을 따내며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호주의 샘 쇼트가 4위를 기록했다.
한편 파리올림픽 종료 한달도 안돼 설마 했던 팔프리 코치의 해임이 현실이 되자 대한수영연맹 역시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팔프리 코치와 좋은 인연을 이어가며 포디움의 꿈을 이룬 김우민 역시 마음이 좋을 리 없다. 한국 경영대표팀도 새로운 감독을 물색중이다. 전북체고 감독 출신인 이정훈 경영대표팀 총감독이 파리올림픽을 끝으로 4년 계약을 마치고 교육현장으로 돌아간다. 대한수영연맹은 10월 경영대표팀 새 코칭스태프진 공모에서 황금세대를 잘 아는 팔프리 감독을 영입할 수 있을지 외국인 지도자 계약조건 등을 적극 타진해볼 방침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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