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韓 최고 스트라이커' 황의조, 소속팀 겨우 찾았다…"알란야스포르와 1년 계약"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황의조(31)가 튀르키예에서 한 시즌 더 뛰게 됐다.
알란야스포르는 7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시즌 임대 신분으로 뛰었던 황의조와 1년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황의조는 2022년 8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에 입단한 이후 데뷔전을 치러보지도 못하고 2년 만에 결별하게 됐다.
노팅엄 포레스트와 계약 직후 곧바로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됐던 황의조는 이후 FC서울, 노리치시티, 알라니아스포르 등에서 임대 신분으로 뛰었다.
2022-23시즌을 끝으로 알라니아스포르와 임대 계약이 끝난 황의조는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방출되면서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알란야스포르가 손을 내밀면서 새 팀을 찾게 됐다.
황의조는 뛰어난 슈팅과 골 결정력으로 골문 앞에서 영향력을 드러내는 선수다. 보르도 시절 어마어마한 득점력으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 바 있다. 그러나 그라운드 밖에서 사생활 이슈로 인해 커리어를 꾸준히 이어 가지 못했다.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 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1부(김지혜 부장검사)는 황의조를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황의조는 지난해 6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폭로 영상이 게재되자 처음에는 사생활 유출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나 합의되지 않은 촬영이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이 나오면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어 경찰 조사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지기도 하는 등 논란이 상당했다.
더불어 황의조 측이 신원미상의 영상 유포자를 고소했는데 수사 결과 해당 인물이 황의조의 친형수로 밝혀지기도 했다. 황의조의 대리인이었던 형수는 "우리 부부의 희생을 인정하지 않아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개인 정보를 활용해 범행을 저지른 걸 인정했다. 결국 사생활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친형수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황의조도 불구속 송치되면서 불법 촬영 혐의를 둘러싼 법원 절차는 끝나지 않았다. 디 애슬레틱은 "이미 가족 한 명이 감옥에 갔지만 절정에 달한 이야기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황의조를 향한 8개월의 수사로 한국에서는 몰래카메라 범죄의 심각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고 정리했다.
황의조는 보르도 시절 폭발력이 상당했다. 스트라이커로 주로 뛰었던 황의조는 보르도에 입단하고 윙어로 뛰는 고충을 이겨냈다. 워낙 슈팅에 감각이 좋고, 감아차는 스킬이 빼어나 측면에서 가운데로 들어오며 시도하는 양발 대포가 곧잘 골로 이어졌다. 몸에 딱 맞는 옷이 아니어도 기량을 입증한 황의조는 2020-21시즌 12골, 2021-22시즌 11골을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 가능한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황의조의 2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프랑스 현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프랑스 축구 전문가 에릭 바리에르는 황의조 활약에 "마치 에딘손 카바니 같은 스트라이커다. 공격수지만 상당히 이타적이다. 많은 활동량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마다 유니폼이 흠뻑 젖을 만큼 헌신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바리에르는 "황의조는 어떤 위치에서든 쉼 없이 달린다. 골문 앞에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일도 있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득점력을 보이기도 한다"며 "어설픈 실수를 보이기도 하지만, 천재적인 면모도 엿보인다"라고 했다.
그러나 황의조와 보르도의 인연은 오래 가지 않았다. 보르도가 2021-22시즌 리그앙에서 2부리그로 강등됐기 때문이다. 황의조는 행선지를 찾게 됐다.
바로 잉글랜드였다. 프리미어리거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2022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한 노팅엄으로 이적을 택했다. 다만 기다림이 필요했다. 노팅엄의 구단주는 함께 운영하는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를 보냈다. 황의조는 첫 시즌 올림피아코스 임대를 받아들이는 대신 기량을 인정받아 2년 차부터 노팅엄에서 뛰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리스 무대 적응이 쉽지 않았다. 컨디션 저하와 함께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보르도에서 보여준 기량에 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올림피아코스에서 뛰는 반년 동안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공격 포인트를 생산하지 못했다. 컨디션은 크게 떨어졌고, 결국 팬들의 우려대로 무리한 이적으로 인해 월드컵에서 부진했다.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이적을 원했다. 하지만 황의조의 유럽에서 잔류는 불가능했다. FIFA 규정상 한 시즌에 같은 대륙의 3개 팀에서 뛸 수 없었다. 시즌 개막 후 보르도에서 잠시 뛰고 올림피아코스에서도 경기에 나섰기에 유럽 내 이적은 불가했다. 고심 끝에 K리그로 돌아왔다. FC서울과 6개월 단기 임대를 맺고 감각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에서 폼을 되찾은 황의조는 지난해 여름 노팅엄에 복귀해 주전 경쟁을 펼쳤다. 프리시즌에서 비공식 데뷔 및 데뷔골까지 넣으면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개막하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결국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또 미룬 채 임대를 택했다.
여름 이적 시장 데드라인 전에 노리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노리치에서는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버밍엄 시티와 9라운드 홈 경기에서 도움을 올리며 적응을 시작했고 14라운드 선덜랜드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그 기세가 오래가지 못했다. 다시 한번 튀르키예로 임대를 떠나야 했다.
지난 시즌 황의조는 알란야스포르에서 총 8경기 동안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리그 8경기 중 2경기에 선발로 나서면서 시즌 막판 힘을 보탰다. 이번 시즌 다시 한번 기회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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