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뛰어든 카카오페이, 독점이란 위험한 변수 [IT+]

2024. 9. 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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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 언더라인
카카오페이 알뜰폰 비교 서비스
요금제 비교·개통까지 논스톱
후발주자이지만 경쟁력 강해 
시장지배하면 벌어질 우려들 

카카오페이가 신규 서비스를 출시했다. 알뜰폰 요금제 가격을 비교해 주는 서비스다.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 '대세'가 된 알뜰폰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은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손쉽게 알뜰폰 요금제를 찾아볼 수 있으니 반길 만한 상황이지만, 우려할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카카오페이가 알뜰폰 요금제를 비교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사진=카카오페이 제공]

카카오페이가 알뜰폰 요금제 비교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3일 카카오가 선보인 '알뜰한 통신 비교'는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다양한 알뜰폰 요금제를 모아 한눈에 비교하고 개통까지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8월 베타 서비스를 거쳐 이번에 정식 출시했다.

카카오페이가 제휴를 맺은 알뜰폰 사업자는 스카이라이프 모바일, 아이즈모바일, 티플러스, 프리티 등 4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인터넷과 TV 요금제도 지원한다"면서 "파트너사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강자의 등장=이 서비스에서 소비자는 자신의 휴대전화 사용 패턴에 맞춰 여러 필터를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알뜰폰 사업자별로 요금제를 간편하게 분류·비교할 수 있다. 평소 데이터 사용량과 희망하는 문자 건수, 통화 제공량 등을 필터에 적용하면 여기에 해당하는 요금제만 보여준다.

사용자가 개통을 희망할 경우엔 하단에 있는 '신청하기'를 누르면 해당 알뜰폰 사업자의 홈페이지로 넘어간다. 간단한 개인 정보만 입력하면 카카오페이에서 곧바로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는 '페이 개통' 기능도 지원한다. 지금은 스카이라이프 모바일 요금제에서만 이 기능을 쓸 수 있는데, 추후 더 많은 제휴사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밖에 이동통신 관련 정보를 담은 '알뜰한 통신 뉴스'도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가 알뜰폰 시장에 뛰어든 건 최근 들어 알뜰폰을 쓰는 소비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6월 809만48명(고객용 회선 기준)에서 올해 6월 929만9096명으로 1년 새 1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동통신3사 총 가입자 수가 4793만2611명에서 4751만666명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결과다. 업계에선 올해 안에 알뜰폰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카카오페이가 경쟁해야 할 업체는 적지 않다. 모요·아요·폰비·고고모바일 등은 이미 오래 전 알뜰폰 비교 서비스를 론칭했다. 과기부가 직접 서비스 중인 '알뜰폰 허브'도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카카오페이가 두각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카카오페이 이용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페이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는 2410만명에 달한다. 한국 인구(5175만명·2024년 기준)의 절반이 카카오페이를 쓰는 셈이다.

접근성도 뛰어나다. 다른 알뜰폰 비교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해당 앱을 설치하거나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하는 반면, 기존에 카카오페이를 쓰던 사용자는 별도의 설치 없이 곧바로 쓸 수 있다. 송금 서비스, 자산관리 등 기존에 있는 카카오페이의 다양한 서비스와도 연결된다. 여러모로 카카오페이가 유리한 고점을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진=카카오페이 제공]
[자료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긍정과 부정의 교차=그렇다고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카카오페이의 등장이 알뜰폰 요금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뜰폰 비교 플랫폼은 통상 가입자와 알뜰폰 사업자를 연결해주는 대가로 중개비를 받는다.

카카오페이가 시장을 장악하면, 이 중개비를 끌어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면 알뜰폰 사업자의 중개비 부담이 커져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여지가 생긴다. 알뜰폰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격이 더 저렴한 알뜰폰으로 자주 갈아타는 '메뚜기족'이 가파르게 늘어서 알뜰폰 가격 비교 사이트에 내는 중개비가 제법 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업체들이 중개비를 인상한다면 알뜰폰 사업자가 느끼는 부담감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알뜰폰 가격 비교 서비스는 현재 카카오페이 앱 안에서 '편의 카테고리'로 분류되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주력 사업이라기보단 이 카테고리에 있는 다른 편의 기능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카카오페이의 등장은 알뜰폰 시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킬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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