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먹고 싶은 건 치즈버거”···동료들 얘기에 눈물까지 맺힌 KIA 외인 에이스, 네일의 ‘가을야구 약속’[스경x인터뷰]
제임스 네일(31·KIA)은 지금 KIA에서 최고 화제 인물이다. 올해 KBO리그에 처음 왔지만 빠른 적응력과 쾌활한 성격으로 역대 외국인 선수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외국인 투수 부진에 울었던 KIA가 작심하고 영입에 공들인 올해, 양현종과 함께 쉬지 않고 마운드를 끌어온 네일은 KIA가 1위를 달리고 있는 원동력으로 꼽힌다. 그런 네일의 부상은 시즌 막판 우승을 향해 달리던 KIA에 초대형 악재였다. 8월24일 창원 NC전에서 타구에 턱을 직접 맞아 골절상을 입고 수술받은 네일이 가을야구에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리그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네일을 만나보았다. 입 안에 고무교정기를 착용했고 다친 턱 부위에 조금 흉터가 있을뿐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모습으로 회복한 네일은 부상 열흘 만인 지난 4일부터 야구장에 나와 가벼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KIA 선수들과 함께 하고 있다. 아직 씹을 수 없는 상태라 먹고 싶은 것을 못 먹는 네일과 ‘먹을 것’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나누면서 현재의 상태를 확인하고 또 그 사이 KIA에 대한 애정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네일은 “KIA에 와서 동료들과 팬들에게서 받은 많은 사랑을 그만큼 돌려드리는 방법도 배워가고 있다”며 “가을야구에는 꼭 복귀하겠다”고 약속했다.
-걱정 많이 했는데 너무 멀쩡해 보인다.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태인 걸로 아는데 지금 뭘 먹나.
=2주 동안 씹는 음식은 완전 금지다. 제일 힘든 게 음식을 못 먹고 액체류만 계속 먹어야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잘 지켜온 것 같다. 팀에서 주는 프로틴, 스무디, 칼로리 함량 높은 음료들을 마시면서 최대한 몸무게가 줄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 수술 뒤 3~4일 정도는 항생제와 진통제를 먹어야 했지만, 퇴원 뒤 시간이 좀 지나서 진통제 필요 없을 정도로 괜찮은 상태다. 턱 부분에 아직 좀 무감각한 느낌이 있을뿐 통증은 이제 괜찮다. 월요일(9일)에 수술받은 아산병원으로 가서 실밥 등 다 제거할 예정이다.
-그럼 이제 먹을 수 있게 되나.
=그렇다. 제거하고나면 밥이나 계란, 면 같은 가볍고 부드러운 음식부터 씹기 시작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고 했다.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3일만 참으면 된다.
-가여워라. 지금 뭐가 가장 먹고 싶나.
=내 앞에 뭐가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치즈버거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너무 먹고 싶다. 나는 음식을 먹을 수 없지만 이 친구(통역 박재형)는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옆에서 배달 음식 먹는 걸 구경했다. 치킨에 밥을 비벼먹는 메뉴가 있었는데 정말 너무 먹고 싶었다. 그것도 반드시 먹을 예정이다.
-그런데 치즈버거 먹으려면 입을 크게 벌려야 하는데 위험하지 않을까.
=턱 관절 자체를 다친 게 아니고 턱 앞쪽 뼈만 다쳤기 때문에 회복 속도가 빠른 것 같다. 말도 이렇게 잘 할 수 있고 삼키는 것도 문제가 없다. 그래서 치즈버거도 아마 잘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꼭 먹을 거다.
-병원에서부터 일찍이 호박죽을 먹었다고 들었다.
=내가 어떤 걸 좋아할지 모르니까 여러가지를 다 갖다주셨다. 이것저것 먹어봤다. 먹을 수 있는 것을 여러가지로 시험해봤는데, 지금은 김치찌개의 건더기를 다 걷어내고 밥만 조금 말아 술술 씹지 않고 넘길 수 있게 해서 먹는 게 제일 잘 맞는다. 칼칼하면서도 뜨끈해서 맛있다.
-원래 한국 음식 중에 뭘 제일 좋아하나.
=한우. 음식 자체로도 좋지만 동료들과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그 분위기 자체가 좋다. 직접 내가 구워볼 수 있다는 것도 좋고 그런 다양한 경험들을 해볼 수 있어서 굉장히 매력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식사는 음식을 먹는 데 집중하는데, 한국은 그 음식을 앞에 두고 사람들과 얘기하며 즐기는 문화 같다. 그게 좋다. 회식 좋아한다. 미국에 돌아가면 그런 문화를 내가 좀 전파해볼까 한다.
-KIA에 온 뒤 계속 같이 뛰다가 지금은 밖에서 보고 있는데 경기를 TV로 보는 기분이 어떤가.
=이렇게까지 길게 부상자 명단에 올라간 적이 없어서 좀 힘들다. 처져 있기보다는 이렇게 나와서 팀에 치어리더 역할이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이라도 하는 게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경기장에 나와있다. 이렇게라도 조금이나마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먹지도 못하는데 이렇게 돌아다니고 운동하며 에너지를 써도 되는 걸까.
=턱을 다쳤기 때문에 못 먹어서 몸무게가 많이 줄까 걱정했는데 총괄 트레이닝 코치가 스무디, 프로틴 셰이크 다 만들어주시고 영영사께 따로 부탁해서 나만을 위한 수프(죽)도 만들어주신다. 엄청 노력해주신 덕에 에너지 걱정은 없다. 사실 팬들한테도 나 진짜 괜찮다고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한 번쯤 말씀드리고 싶었다. 사고 당시에는 나도 좀 무섭고 멘털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생각해보면 더 크게 다칠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턱 앞쪽 뼈만 부러진 게 굉장히 행운이라 생각한다. 또 시즌 초반 나성범, 이의리, 윤영철이 다친 자리에 다른 선수가 들어가 기회를 얻고 잘 하면서 우리가 1위를 달려왔는데 내가 다친 자리에서도 누군가 들어가 있고 1위를 유지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선수들이 네일 유니폼을 걸어놓고 경기하는 것 알고 있나.
=TV로 봤다. 첫날 아산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창원 NC파크 더그아웃에 경기 중 내 유니폼이 걸려있는 것을 처음 봤고 엄청 울었다. 그때 생각하니까 지금 또 눈물이 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네일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당황한 기자) 지금 우는 거에요?
=그때 정말 많이 울었다. 외국인 선수가 해외 다른 팀에 와서 생활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동료들, 팬들, 그리고 팀에서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 그 사랑을 받은 만큼 다시 주는 법도 내가 배워가고 있는 것 같다.
-KIA와 팬들은 가을야구에서 네일이 등판해서 던지기를 가장 기다리고 있을텐데,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자신있나.
=부상당하고 열흘 정도 지났는데 그 기간 회복 속도, 그리고 31살인 지금까지 야구해본 결과를 토대로 보면 충분히 한국시리즈에 맞춰서 준비할 수 있다. 단지 투구 수나 체력을 맞춰야 하는 것이 관건일 것 같은데, 내 몸 상태를 봤을 때는 굉장히 좋다. 맞춰서 충분히 훈련하고 잘 준비하려고 한다. 사흘 뒤 실밥 풀고나서 일주일만 더 잘 준비하면 훨씬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 꼭 복귀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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