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홀, 육상 400m 우승 뒤 멀리뛰기 1위 아내와 금빛 키스
미국 육상이 ‘트랙&필드 파워 커플’, 우드홀 부부가 파리에서 두 번째 ‘금빛 키스’를 했다.
남편인 헌터 우드홀은 일(한국시간)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남자 400m(스포츠 등급 T62) 결선에서 46초36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곳은 약 한 달 전 아내 타라 데이비스-우드홀(25)이 파리 올림픽 육상 여자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따낸 경기장으로, 앞서 데이비스-우드홀은 8월 9일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여자 멀리뛰기 우승을 차지한 뒤, 관중석으로 펄쩍 뛰어올라 남편 우드홀에게 안겨 입을 맞췄다.
이 날 헌터 우드홀이 경기 직후 관중석으로 달려가 입맞춤하는 모습도 한 달 전과 똑같았다. 서로의 자리만 맞바꾼 것.
경기 뒤 우드홀은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아내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내 아내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일기에 ‘나는 올림픽 챔피언이 될 것이다, 나는 강하다, 나는 빠르다’라고 썼다”며 “나도 ‘나는 꼭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것이다’라고 일기에 썼다. 그리고 이렇게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남편 우드홀은 1999년 종아리뼈의 일부가 없는 상태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장기적으로 삶의 질을 올리려면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우드홀의 두 다리를 절단하기로 했다.
11세까지 홈스쿨링을 하던 우드홀은 미국 유타주 시러큐스의 공립학교에 입학한 뒤 본격적으로 의족을 차고서 달리기를 했다.
우드홀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지만, 가족의 꾸준한 지원 속에 달리기를 계속했다”고 떠올렸다.
2015년 우드홀은 미국 장애인 육상 대표팀에 선발됐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200m(T44)에서 은메달, 400m(T44)에서 동메달을 땄다.
타라 데이비스-우드홀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 부부는 특별하면서도 평범하다. 여전히 가끔 싸우고 화해하는 데 누구보다 서로의 성공을 응원한다”고 소개했다.
2024년 파리에서 둘은 ‘특별한 금메달 부부’가 됐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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