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요시마타 료, 문화·예술에는 국경이 없다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자신의 노래가 한국에서 왜 이렇게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지만,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땐 소년의 영혼이 담겨있는 듯 눈빛이 반짝거렸다. 그런 그가 이번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선 제천영화음악인상을 수상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일 간의 문화적 교류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요시마타 료 감독의 이야기다.
요시마타 료는 지난 2003년 개봉한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음악 감독으로, 극의 OST 'The Whole Nine Yards', 'Between Calm And Passion', 'History'를 작곡했다. 이 노래들은 큰 인기를 끌며 아직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저녁 7시 충북 제천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제20회 제천음악영화제에서 제천영화음악인상을 수상했으며, 7일에는 '요시마타 료: 토크콘서트'를 통해 대표곡들을 피아노 연주로 직접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는 오래전 헤어졌으나 서로를 그리워하는 준세이와 아오이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리며 이탈리아 피렌체와 밀라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사람의 애절한 사랑이 펼쳐지는 작품이다.
앞서 2017년에 내한해 공연을 펼친 바 있는 요시마타 료. 그는 당시 자신의 노래가 왜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요시마타 료는 이 의문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고. 그는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에는 '내가 음악상을 받게 됐다고?' 하는 생각에 놀랍고, 적응이 되진 않는다. 이 상을 받게 된 부분에서는 여전히 내 곡을 좋아해 주는 분들이 많다고 느끼는 걸 실감하고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진중해 보이는 모습과 다르게 요시마타 료는 쾌활한 모습과 더불어 농담까지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땐 누구보다 진지했다. 그는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어떤 음악을 넣고 싶은지 이해하는 것이 영화 음악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정확한 이해를 한 상태에선 음악이 안 떠오르는 경우는 없었다. 감독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못 하는 경우에는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그럴 땐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대화하는 편이다. 그렇게 하면 음악이 안 떠오르는 경우는 없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하루에 한 곡은 꼭 만든다는 루틴대로 살고 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영감을 받는 원천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요시마타 료는 "영상과 대화하듯 영상을 쭉 보면서 창작에 대한 작업을 시작한다. 영화의 경우에는 영상을 보면서 그 작업에 대해 상상하고 어떤 걸 만들까 생각하다가, 어떻게 이걸 만들면 될까 하며 작업을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이렇게 작품이 완성된 후 시청하며 "영상과 음악이 착 맞아떨어진다고 느낄 때 가장 큰 쾌감을 느낀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앞서 언급한 'History', 'The Whole Nine Yards' 등 영화 OST로 쓰인 그의 곡들은 가사가 없다. 그렇기에 언어의 장벽 없이 사랑받아왔을 터. 요시마타 료는 이에 대해 "당연히 그렇다. 멜로디로 작업을 하는 작곡가이기에 그렇다. 국경을 뛰어넘어 음악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게 저에게도 굉장히 특별하고 행복한 일이다"라고 전했다.
이전보다 많은 곡들이 한국 매체에 노출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요시마타 료는 "요즘 일본에서 음악프로그램을 틀면 반 정도가 한국인이다. 반대로 일본 노래가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건 몰랐다. 예전에는 한국 남자 아이돌은 방송에 출연이 어렵기도 했는데,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느낀다"라며 "한일관계에 있어서 문화적으로 교류를 통해 한국 아티스트들이 일본에서 공연을 하는 것 자체가 저 또한 행복하기도 하다. 일본 아티스트들의 한국 진출에 대해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국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요시마타 료다. 그는 한국의 매력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한국의 드라마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은 일본과 다르게 여러 캐릭터의 감정을 자세히 풀어놔 감정 이입을 돕는다. 한국 대본은 16부작 이상이 있기도 해서 대본을 보고 '이렇게까지 길게 쓸 수 있구나'하면서 놀라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나의 아저씨'를 보면서 놀랐다고. 요시마타 료는 "예전 아이유의 싱글 앨범 내 곡을 작업한 적이 있는데 극 중 이지안이 아이유와 너무 닮았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런데 매니저가 다음날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 정말 놀랐다. 데뷔 초에 보고 배우 역할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고 알아보지 못했다"라고 감탄했다. 그는 추후 "아이유와 재회해 협업도 꼭 하고 싶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7일 앞두고 있는 토크콘서트에 대해서는 "연세대학교에서 강연을 한 적도 있어서 한국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고 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들을 기회가 생겨서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 일본 사람들은 한국인들이 일본 문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공연 매진소식이나 이런 걸 들으면 놀란다. 물론 제가 상을 받게 된다고 하니 또 놀랐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요시마타 료는 마지막으로 "이번 상을 받은 계기로 남은 여생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감독과 작품을 많이 해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더 들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국 배우 스태프들과의 협업처럼 저희도 한국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작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음악을 듣고 요시마타료가 작업했단 것도 있지만 제 음악이 한국인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게끔 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KeitaHaginiwa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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