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이’ 막말에 김여사 특검까지…여야 협치는커녕 다시 전면전 태세전환
국회의장 중재에도…막말·고성은 다반사
이미 싸울 구실 많은데 ‘김여사 특검’까지
협치 필요성 느끼지만 “돌파구 안 보인다”
최근 매경닷컴과 만난 한 야권 주요 인사는 지난 1일 이뤄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회담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11년 만에 이뤄진 여야 대표회담이라지만, 결국 협치의 물꼬를 트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이 야권 인사는 “그럴 거면 굳이 왜 회담 형식이라고 했나. 예방하는 정도라고 하면 부담도 없고, 정말 예방만 하면 되는데”라며 “(여야가 새롭게 합의한) 내용이 너무 없다”고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거창하게 기대감은 키웠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대표회담이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난 지 불과 하루 만에 국회는 다시 경직된 분위기로 돌아갔다. 거야가 상임위에서 안건을 단독 처리하고,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안까지 추가로 발의하면서 여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날은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사실상 ‘개점휴업’이었던 제22대 국회가 임기 96일 만에 비로소 개원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 날이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현직 대통령 연설 없는 개원이자 최장 지각 기록이었는데 그마저도 첫날부터 양당 의원들이 서로 폭언을 퍼부은 셈이다.
한 여당 의원은 “강 의원 발언도 조금 과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또라이 소리까지 나와서야 되겠느냐”며 “차라리 강 의원에게 발언 정정이나 사과를 요구하고, 그에 따라서 해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당 분위기 때문에 이 얘기는 못 꺼냈다”고 털어놨다.
양당 원내대표가 순차적으로 원내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4~5일에는 상대 정당 원내대표를 향한 야유와 비난, 고성이 연설 내내 이어졌다. 급기야 우원식 국회의장이 연설을 잠시 중단시키고 “국민이 다 지켜보고 있고, 방청객들이 다 보고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을 정도다.
5일에도 여야의 극한 대치는 조금도 풀릴 기미 없이 이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야당의 주도로 안건·결산안 등이 통과됐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민주당의 ‘채상병 특검법’ 단독 상정에 따른 여진이 지속됐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해당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고,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공천은) 당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의혹이 특검안 발의로 확대되면서 결국 여야 사이에 장벽이 하나 더 생긴 셈이 됐다.
대통령실을 겨냥한 특검안이 새로 발의된 것 외에도 여야는 계엄 준비 의혹 논란, 검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 제삼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 도입 등을 놓고 대치 중이다. 감정의 골이 깊은 탓에 의정갈등 등 민생 현안을 놓고도 좀처럼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모두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나오고 있으나, 초당적 협력을 시작할 돌파구가 마땅찮다는 지적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갖고 있으니 (여당과) 협상 같을 걸 할 여지가 너무 적다”고 진단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또 “당연히 지도부나 중진 의원들 책임이 크지만, 초선 의원들이 또 인지도를 높이려고 과한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경향도 없지 않은 것 같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그런 비슷한 모습이 보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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