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기시다와 마지막까지 '브로맨스', 다음 日총리와 케미는?[통실호외]
식도락·야구 사랑도 공통점
기시다 "누가 다음 총리 되든 한일관계 중요성 변치 않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마지막까지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이달 말 퇴임하는 기시다 총리의 후임 총리 역시 이 같은 ‘케미’를 이어갈지가 관심사다.
윤 대통령은 6일 한국을 찾은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청와대 본관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기시다 총리가 퇴임을 한 달 앞두고 한국을 찾은 건 윤 대통령에 대한 마음이 그만큼 남다르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방한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이룬 양국 관계 개선의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일본 측이 먼저 요청했다고 한다.
尹 “기시다와 일군 성과, 취임 후 가장 의미있는 일”
이번 회담은 두 사람 간 12번째 만남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한국 대통령으로선 4년 만에 일본을 방문, 기시다 총리와 셔틀외교(한·정 정상이 양국에서 번갈아 정상회담을 하는 것) 복원 등 한·일 관계 회복에 뜻을 모았다. 이후 두 사람은 현해탄을 오가며 양국 관계를 다졌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외교 무대에서도 틈틈이 만남을 이어갔다. 국방과 외교·산업 등에서 한·미·일 협력을 제도화하기로 한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한·일 관계 복원의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두 정상 모두 한·일 관계 정상화를 자신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꼽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도 “우리 두 사람의 견고한 신뢰를 기반으로 지난 한 해 반 동안 한일 관계는 크게 개선됐다. 총리와 함께 일궈온 성과들은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일이 됐다”며 “앞으로 한·일 간, 한·미·일 간 협력을 계속 진전시키기 위해선 저와 기시다 총리가 쌓아온 양국 협력의 긍정적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외교 파트너로서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깊은 유대를 맺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 미국 스탠포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한·일 정상 좌담회에서 기시다 총리가 본인과 국제사회에서 가장 가깝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도 “우리 두 정상의 결단이 일·한 관계를 크게 변화시킨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애주가인 데다가 야구를 좋아하는 것도 친교를 쌓을 수 있던 배경으로 꼽힌다. 기시다 총리는 앞선 좌담회에서 “우리의 공통점은 맛있는 식사와 술을 좋아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일 관계 정상화 60주년’ 이끌 日 차기 총리는
기시다 총리는 27일 집권 자유민주당 차기 총재가 선출되면 총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내각책임제인 일본에선 통상 여당 총재가 총리가 된다. 특히 내년은 한·일 관계 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치기 총리의 역할이 크다.
기시다 총리의 뒤를 이을 유력 주자론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등이 거론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민당 내 비주류로 위안부 등 일본의 과거 전쟁 범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방위상(한국의 국방장관)을 지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집권할 경우 한·일 안보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펀쿨섹’(펀(fun)하고 쿨하고 섹시하게)으로 유명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아들로 젊은 나이(43세)를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간 제2차 세계대전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합사해 왔다.
아직 자민당 대권 주자들은 한·일 관계 등 대외문제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 경제라든가 국내 정치·환경·저출산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총재 선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다만 새 총리가 정해지면 그간 한·일 관계 흐름은 큰 틀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한·일 관계에서 양자 외교뿐 아니라 한·미·일 협력 같은 소다자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틀 안에서의 큰 흐름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도 이날 “일본의 다음 총리가 누가 되든 한일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본인도) 앞으로 계속 한일 관계를 위해 도와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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