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꺾이자 이번에는 모기... 가을 들어 증가세 '주의보'

대구 남구보건소 방역소독기동반 관계자들이 이천동 주택가에서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 각종 감염병의 매개체인 모기 등 위생해충 박멸을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뉴스1

올여름 폭염과 호우로 개체 수가 줄었던 모기가 가을 들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본뇌염 매개 모기도 늘어나 관련 질병 예방에 주의가 필요하다.

7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포털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두 달간 전국 11개 시도, 13개 지점 축사에서 채집된 모기 개체수는 4990마리다. 평년(2020∼2022년까지 같은 기간) 평균치 5972마리 대비 약 20%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이번 여름 기나긴 폭염과 열대야를 꼽는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폭염 일수는 22일로, 2018년과 1994년에 이어 역대 3번째다. 이에 모기의 수명이 줄었고, 집중 호우로 인해 고인 물에 생긴 모기 알과 유충이 휩쓸려 내려가면서 전체적인 개체 수가 줄었다는 것이다.

다만 가을 들어서는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일주일 치 현황인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집계를 보면, 올해 725마리가 채집돼 평년 평균치인 583마리보다 크게 늘었다. 초가을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가 최근 일본뇌염 매개 모기가 많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일본뇌염 매개 모기의 경우 올해 322마리 채집돼, 평년 같은 기간 171마리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모기는 알에서부터 성충이 되는 데 약 12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게다가 한 마리가 100개 이상의 알을 낳아 개체 수 변동 폭이 크다.

지난달 29일에는 올해 들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본뇌염 환자 2명이 동시에 확인돼 방역 당국이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일본뇌염은 작은빨간집모기가 옮긴다. 이 모기는 논이나 미나리 밭,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서 서식한다. 감염 모기에 물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 두통 등이 나타난다.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돼 고열·발작·목 경직·착란·경련·마비 등 심각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뇌염에 걸리는 경우 20~30%는 생명을 잃을 수 있고, 30~50%는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을 겪을 수 있어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방역 당국은 “모기가 활동하는 야간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야간 외출 시 밝은색 긴 옷, 품이 넓은 옷 착용하고 모기 기피제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고 방충망과 모기장 사용, 주변 물웅덩이와 막힌 배수로 등의 고인 물을 없애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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