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의료파업, 남 얘기 같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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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넷플릭스 전세계 드라마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작품은 스페인에서 만든 '가쁜 숨으로'다.
이 드라마는 놀랍게도 의료 파업을 다룬다.
병원·교수·전공의 등 각기 다른 이해집단의 충돌, 파업 의사와 환자를 지키는 의사 사이의 갈등,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 그 와중에 자신의 입지를 높이려는 정치인과 이념에 사로잡힌 의사까지.
물론 이 모든 상황에도 드라마 속 스페인 정치인은 태연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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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넷플릭스 전세계 드라마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작품은 스페인에서 만든 ‘가쁜 숨으로’다. 이 드라마는 놀랍게도 의료 파업을 다룬다. 병원·교수·전공의 등 각기 다른 이해집단의 충돌, 파업 의사와 환자를 지키는 의사 사이의 갈등,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 그 와중에 자신의 입지를 높이려는 정치인과 이념에 사로잡힌 의사까지. 과연 대혼란은 어떻게 수습될 것인가.
첫 장면부터 충격적이다. 의사들이 긴급 수술을 준비하는 중인데 분위기가 냉랭하다. 수술이 시작되지만 뭔가 매끄럽지 않다. 자꾸 시계를 보는 사람들, 수술에 집중하라는 의사의 외침. 그런데 12시 정각이 되자 수술실 밖에 파업의 시작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펼쳐진다. 파업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곧바로 수술 가운을 벗고 파업에 동참한다. 이 환자는 어떻게 될까?
‘가쁜 숨으로’는 병원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시련을 다룬다. 아이가 위급한데 어머니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 의사는 곧바로 수술하려고 아이의 오빠가 수술동의서를 위조하는 것을 방조한다. 그런데 수술 중에 아이가 사망한다. 이 의사는 처벌해야 할까?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성을 잃는다. 그들에게 절차와 양식 등을 설명해야 하는 의료진은 무력하기만 하다. 쏟아지는 환자들과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시스템. 결국 궁지에 몰린 한 전공의가 스스로 세상을 떠나자 병원 사람들은 외친다. “병원을 멈추자.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도 전부 멈추자. 가장 큰 고통을 줘서 반드시 우리의 주장을 관철하자!”
하지만 파업을 반대하는 의사는 말한다.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도 종료하면 정말로 환자가 죽어. 어떤 의사도 이건 용납하지 못해. 왜냐하면 우리는 어떤 것보다 환자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선서를 했으니까.”
주인공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모순에 빠진다. 의료 민영화를 외치던 정치인은 암에 걸리자 공립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특혜를 요구한다. 드라마 속에서 비싸고 화려한 사립병원들이 돈이 안 되고 치료가 힘든 환자들을 외면하면서 정작 경험 많은 의사들은 공립병원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고의 권위를 가진 의사는 파업 시간을 맞추기 위해 엉터리 수술을 감행한다.
긴박하고 주제의식이 강하지만 스페인 드라마답게 수위 높은 애정 신과 복잡한 러브라인도 빠질 수 없다. 당연히 ‘19금’이다.
병원의 응급실. 오늘 밤 그곳에 아픈 환자가 몇명 올지는 누구도 모른다. 이것은 의료진에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고, 보통 사람들에게는 혹시 내가 아플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공포가 된다. 더 나은 의료체계, 자유와 평등, 시장경제와 보편적 복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이 모든 상황에도 드라마 속 스페인 정치인은 태연히 말한다. “모든 상황은 완벽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씨제이이엔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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