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 없는 F1?..."2년 뒤 가능할지도" [권마허의 헬멧]
모하메드 벤 술라옘 국제자동차연맹(FIA) 회장은 지난 6월 새롭게 발표한 F1 규정의 핵심을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F1 내 파트너들과 10개 팀, 그리고 우리 주주들과 함께 좀 더 현실과 밀접하면서 독특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부연했죠.
FIA 기술 이사인 니콜라스 톰바지스도 규정 발표 이후 "FIA는 이 규정을 통해 F1 DNA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차세대 자동차를 개발하고자 한다"며 "가볍고, 매우 빠르며, 민첩하면서, 기술의 정점을 달리는 차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업계 기대감은 커졌습니다. 마침 F1 팬들도 좀 더 빠르고 스릴 있는 경기를 원하던 참이었기 때문입니다.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도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새롭게 소개된 2026년 F1 규정은 크게 △100% 지속 가능 연료 사용 △차 무게 30㎏ 감소 △안전성 향상 △추월을 위한 새 시스템 도입 등입니다. 이 중 제 눈에 가장 크게 들어온 것은 '100% 지속 가능 연료 사용'입니다.
사실 그동안 F1이 비판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탄소 배출'도 한 몫 했습니다. 럭셔리한 차에 고급 소재, 값비싼 엔진이 들어간 데다 탄소까지 내뿜으니 반대하는 입장에서 좋게 보일 수 없었죠. 2022년 7월경에는 영국 실버스톤 서킷에서 열린 F1 경기 중간에 영국 환경단체 활동가 7명이 트랙 안으로 난입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F1은 파트너 아람코(국내 정유사 에쓰오일의 모회사)와 연구 및 테스트를 거쳐 2026년부터 모든 경주용 자동차에 지속 가능 연료를 넣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 연료를 전 세계 모든 내연 기관 차에 사용할 계획도 있다고 했습니다. FIA는 2030년 전 세계에 약 12억대의 내연 기관 차량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해당 연료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톰바지스 이사는 "지속 가능 스포츠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파워 유닛의 전기 부품 확대, 자동차 효율 증가, 지속 가능한 연료 등을 선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목표 달성이 크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전 세계에서 20명 만이 경기에 참여하는 만큼, 전체 차 대수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FIA에 따르면 F1은 현재 전체 연료 사용량의 10% 정도를 에탄올 바이오(지속 가능 연료 일종)로 사용합니다. 지난해 기준 범위를 하위 리그 F2, F3까지 넓히면 지속 가능 연료 사용 비율은 55%까지 올라가죠.
F1 팬들의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더 이상 '환경 파괴범' 이라며 손가락질 받을 필요가 없다", "이제 마음 놓고 자유롭게 응원하겠다", "계획대로 되면 좋겠다" 등 대다수가 이런 결정을 반겼습니다.
팬들은 FIA가 차 무게와 크기를 줄인 결정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무게가 줄어든 만큼 선수들이 서킷에서 좀 더 역동적이고 빠른 경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FIA에 따르면 2026년 F1 경기차의 최대 휠베이스와 폭은 각각 기존 대비 200㎜, 100㎜ 줄인 3400㎜와 1900㎜입니다. 무게 감소로 2026년형 차량의 최소 중량은 768㎏가 될 전망입니다. 2022년형 대비 30㎏ 줄어든 무게입니다.
이밖에도 전원 장치에 더 큰 힘을 공급하기 위해 배터리 요소를 기존 대비 약 3배로 늘리고, 경기 중 추월을 위한 새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FIA는 대회의 즐거움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규정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음화부터는 몇 화에 걸쳐 F1 팀들의 역사와 대표 선수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여기에는 바뀐 규정을 잘 활용해 실제 우승 횟수가 크게 늘어난 팀을 비롯해 역사가 깊은 팀, 인기 팀 등을 다양하게 포함할 예정입니다. 혹시 궁금한 팀, 선수가 있으면 메일이나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적극 참고하겠습니다. 물론 피드백도 언제나 환영입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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