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강인, 존재 자체만으로 든든" →"XX! 선수 방패막이로 쓰나" 불난 집에 기름 부은 축구협회

권수연 기자 2024. 9. 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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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홍명보 감독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안방에서 무승부 졸전을 치르며 첫 발을 뗐다. 이를 둘러싼 설전과 부정적 이슈가 거세지는 가운데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SNS가 또 다시 팬들의 분노에 휩싸였다.

축구협회는 지난 6일 공식 SNS를 통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 관련 사진을 다수 게시했다. 

당연히 해당 게시글들의 반응은 극도로 부정적이다. 팔레스타인과의 졸전을 치른 이후 격노한 팬들은 공식 SNS로 몰려와 각 게시글 별로 1천~2천여개가 넘는 댓글을 달며 축구협회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축구협회는 같은 날 이강인과 손흥민의 사진을 올린 게시글을 통해서는 "존재 자체만으로 든든"이라는 글귀를 덧붙였다.

이에 팬들은 "XX말고 정몽규, 홍명보 나가라" "방패막이로 든든하다는거냐" "선수 앞세워서 물타기하지마라" 등의 비판을 쏟아내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사실상 홍명보호의 어려운 출발은 어느정도 예견된 사안이었다. 불투명한 선임 특혜 의혹 속에 첫 발 떼기에 나선 홍명보 감독이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본전이고, 패배하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비난이 쏟아질 분위기였다.   

여러가지 우려를 안고 출발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5일, 홈인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예상보다 훨씬 더 참담한 결과를 맞이했다.

팔레스타인전에서 상대 수비진을 뚫는 한국 축구대표팀 이강인
한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넘어지고 있다

한국은 전쟁국인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0-0 무승부라는 결과를 뽑아내며 현재 홍명보 감독과 더불어 선수단이 맞이한 한계점을 여실히 증명했다.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았던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홍명보호는 부실하기 그지없는 소위 'U자형 전술'을 선보였다.

경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는데 상대가 4-4-2로 단단한 수비진을 마련한 반면 한국은 중원 대비가 안되어있다보니 좌우로 크로스만 주고받는 지지부진한 상황이 발생했다.

특히 이강인과 손흥민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졌음에도 경기 후 두 사람을 공식 SNS에 게시해 치켜세운 것은 팬들의 화를 부채질 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좌)-손흥민

손흥민의 공간 침투 능력은 이번 경기에서 좀처렴 활용되지 않았고, 상대를 벗겨내는 기술이 주특기인 이강인이 팔레스타인 수비진을 힘겹게 뚫고 들어가는 억지 분전만이 눈에 띄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이번 경기를 지켜본 후 "진 것이나 다름없는 최악의 결과"라고 냉졍한 평을 내놓으며 "팔레스타인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고 이전 경기와 똑같은 전술을 준비했다. 상대의 수비형태를 어떻게 파훼할지 게임 플랜을 세세하게 마련했어야 했다. 전반전에 적어도 2골은 넣어야했지만 유효슈팅마저 1개에 그쳤다"고 탄식을 금치 못했다.

아율러 "손흥민은 왼쪽 터치라인 부근에 붙어있고, 이강인은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누비는 프리 롤을 부여받았는데 아시아 국가들이 손흥민에게 여러명의 수비를 붙이는 만큼 손흥민을 미끼로 반대쪽에서 찬스를 만들어내는 패턴 등을 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전을 지켜보는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가운데)

특히 이 날은 홍명보 감독의 공식전 첫 출전인만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들도 상암월드컵경기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무승부 졸전을 거두자 황급히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으로 여론의 거센 뭇매를 피하지 못했다.

김민재의 '인사 패싱'도 불길에 기름을 더 붙였다. 김민재는 이 날 관중들이 경기 전후로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회장에 대해 야유를 퍼붓자 관중석(레드존)에 가서 직접 선수들을 응원해달라고 대면했다. 

이에 더 나아가 경기 후에는 주장 손흥민이 "차렷, 경례"를 외치며 선수단의 인사를 리드하는 와중에도 홀로 인사를 하지 않아 더 큰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5일 경기 종료 후 홈 응원석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는 손흥민(오른쪽)을 비롯한 선수들과 달리 가만히 팬들을 지켜보는 김민재(왼쪽) 

이후 김민재는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에게 "다들 심각하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그냥 선수들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내 말을) 왜곡해서 SNS에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우리가 (경기) 시작부터 못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손흥민은 김민재의 대치 상황을 지적하며 "다시는 그런 케이스가 나오면 안된다"며 "홈에서만큼은 스스로 적을 만들면 안된다. 저희가 상대를 무너뜨리는데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 팬들 입장에서도 생각해보시고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가장 문제가 심각한 무전술에 선수와 팬의 일부 신경전 등, 내외 상황으로 여론과 언론이 모두 우려를 표한 가운데 선수들의 사진을 올리며 '최고'라고 추켜세운 축구협회의 대응에는 다소 아쉬움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만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오만과의 B조 2차전 1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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