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서 ‘뉴라이트 전성시대’…왜 친일·반공·독재를 미화하려 들까
뉴라이트와 윤석열의 공생
신보수주의+신자유주의로 무장, 시장 맹신하며 ‘승자의 역사관’ 전파
강제동원·위안부 등 역사 피해자에 공감 안해…교과서 왜곡 시도까지
사회 곳곳서 뉴라이트 진지전 벌여…“내년 광복80돌 맞아 전면전 우려”
‘뉴라이트’ 전성시대다. 윤석열 정부 들어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이 속속 임명되면서 뉴라이트가 어떤 인물인지, 그들은 왜 친일·반민족적인 주장을 펴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8일 취임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이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광복회가 “김 관장이 뉴라이트 친일파”라고 비판하며 광복절 기념식을 따로 열면서다. 김 관장 임명 전에도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은 역사 관련 기관뿐만 아니라 교육·인권 기관 등 정부 기구 곳곳에 자리를 틀었다.
윤석열 정부에서 전면에 등장하는 뉴라이트를 보면서 많은 사람이 의아해하고 있다. 보통 사람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우파 정부와 뉴라이트는 결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진영은 우파 민족주의를 강력히 내세운다. 하지만 뉴라이트는 그 반대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민족주의보다 일관적인 친미와 친일 등 사대주의를 드러낸다.
그동안 우파들은 친일에 비판적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해 박정희 대통령, 심지어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씨까지 일본에 경제적인 실리를 취했지만, 대외적으론 반일 노선을 내세웠다. 전두환씨는 히로히토 일왕의 유감 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또 다른 뉴라이트의 특징은,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여기며 숭상하는 점이다. 정통 한국의 우파들은 이승만을 독재자로 평가절하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전두환 역시 자신들의 정통성을 이승만에게서 찾으려 하지 않았다. 기존 우파의 평가가 이런데도, 뉴라이트는 왜 다른 특징을 보일까?
뉴라이트는 어떻게 나왔나?
‘뉴라이트’(New Right)는 ‘신보수주의 우파’라는 뜻이다. 기존의 ‘올드라이트’(Old Right, 낡은 우파)와 차별화하려 이런 이름을 썼다. 한국 사회에서 ‘뉴라이트’라는 말은 2004년 11월 동아일보의 기획 시리즈 ‘뉴라이트, 침묵에서 행동으로’에서 공식화했다. 이들은 기존 보수층인 올드라이트가 구시대적 반공주의를 유일한 이념으로 내걸고 있다고 비판하며 등장했다. 그러면서 뉴라이트는 정치적으론 신보수주의, 경제적으론 신자유주의를 내걸었다.
당시 뉴라이트는 미국의 신보수주의 흐름인 네오콘의 정책을 많이 차용했다. ‘네오컨서버티브’(Neoconservative)의 줄임말인 네오콘은 자유의 가치를 우선시했다. 북한과 이란 등 적대국들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독재 정부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강경 외교 노선을 주창했다. 미국의 네오콘은 2001년 조지 더블유(W) 부시 대통령이 집권한 뒤 정권의 핵심으로 떠올랐지만, 오바마 정부와 트럼프 정부를 거치면서 거의 몰락했다.
반면 한국의 뉴라이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됐다”며 교과서 국정화까지 시도했다가 박근혜 정부의 탄핵과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일견 수그러드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정치권력을 장악하지 못했을 뿐, 경제·문화·언론 등 사회 전반에서 세력을 다지고 영향력을 키웠다. 이른바 ‘태극기 집회’의 확산, 한국자유회의 창립, ‘반일 종족주의’ 발간 등이 이 시기에 있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로 뉴라이트는 노골적으로 정부 기구들의 중요 직책을 차지하고 국민을 상대로 이념 전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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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성향 인물들의 뿌리는 ‘전향한 운동권’이다. 북한 주체사상을 신봉했던 주사파도 다수 포함됐다. 이들은 1989년 동유럽 사회주의권 붕괴와 1991년 소련 붕괴 뒤 이론적 구심점을 잃고 새 활로를 찾았다. 대안으로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내걸고 진보정당을 창당했으나 선거에서 평가받지 못했고, 이후 뉴라이트로 전향해 정치세력화를 모색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차명진·신지호·임해규 전 국회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에게 이념적 근거를 마련해준 사람은 1987년 낙성대경제연구소를 만든 안병직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다. 안 교수는 마르크스의 유물론적 경제 사관에 남미에서 유행한 종속이론을 접목해 ‘식민지 반봉건사회론’을 주창했다. 이 이론은 일본 제국주의 지배와 수탈로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발전이 늦어져 근대적 경제 체제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안 교수는 1986~1987년 일본 도쿄대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자신의 이론을 폐기 처분한다. 대신 들고나온 것이 ‘식민지 근대화론’이다. 이 이론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유입된 기술과 자본 등으로 한반도의 근대화가 이뤄졌으며 해방 뒤에는 이를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이 가능했다는 게 뼈대다. ‘식민지 반봉건사회론’과는 정반대 논리다.
안병직 교수의 제자로 뉴라이트 성향의 교과서포럼에서 공동대표를 맡은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9년 식민지 근대화론을 다룬 ‘반일 종족주의’를 내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뉴라이트의 이념적 근거를 마련한 사람들의 특징은, 정통 역사학자가 아니라 경제학자나 정치학자가 다수라는 점이다. 이들은 실증주의를 내세우면서도 일제강점기의 부실한 산업 통계를 곡해하고 그 구조적 의미를 무시해 친일 사관으로 치달았으며, 학문적으로도 실증적이거나 엄정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는다.
뉴라이트 역사관이 ‘국뽕’ 아닌 ‘왜뽕’인 이유
올해 1월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명예교수가 취임했다. 그의 전공은 한국사가 아닌 영국사다. 그가 이사장 자리에 오른 재단은 2006년 중국과 일본의 동북아시아 역사 왜곡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다. 앞서 박 교수는 2006년 친일 성향 책으로 비판받는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을 공저했다.
지난 5월엔 허동현 경희대 교수가 국사편찬위원장에 올랐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역사 교과서 편찬 작업을 맡았다. 그는 뉴라이트 계열인 교과서포럼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이어 7월엔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됐다. 김 교수는 ‘반일 종족주의’ 공동 저자다. 2020년부터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을 맡아왔다.
뉴라이트를 잘 모르는 사람에겐 이들의 역사관은 이해하기 힘들게 다가온다. 일반적인 보수 우파와 달리, 그들은 조선과 한국을 낮추지만 일본은 추어올리기 때문이다. 이영훈·김낙년 교수 등이 낸 ‘반일 종족주의’는 일제 강점 당시 일본은 조선에서 식량을 수탈하지 않았고, 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으며, 독도가 원래 우리 땅이라는 역사적 근거도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왜 이렇게 일본에 머리를 숙이는 것일까? 뉴라이트 역사관은 시장주의가 합리적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경제학에서 시작한 ‘합리적 시장 가설’을 역사에도 적용한다. 시장이라는 경쟁의 장소에서 승리하면 비판 없이 미화한다. 즉 뉴라이트는 ‘승자의 역사관’을 전적으로 긍정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열강이 겨루던 시기에 일본은 승자였고 조선은 패배자였다.
문제는 이런 역사관으로 세계를 보니 피해자를 향한 공감은 찾기 힘들고, 오히려 피해자를 실패자로 여긴다는 점이다. 강제 동원과 일본군 위안부를 향한 시선에서 이들의 역사관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다. 강성현 성공회대 교수(역사사회학)는 먼저 “노무현·문재인 등 진보 정부가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서훈을 확대하고 친일 반민족 행위를 진상 규명하고 단죄하자, 친일과 친미를 기반으로 한 전통 보수세력은 처음엔 자신들이 ‘친일이라는 과오도 있지만 건국과 한국전쟁에서 공이 있다’는 식으로 소극적인 대응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올드라이트의 태도를 비판하며 나온 뉴라이트는 반일을 주장하는 쪽을 반미·친공, 심지어 ‘반일 종족주의자’로 싸잡아 비판하며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고 짚었다.
헌법·광복절 부정하고 ‘이승만·건국절’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지난달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45년에 광복됐다는 것을 인정하느냐. 관장 자격으로 이야기해달라”고 묻자, “관장 자격으로 얘기하라면 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같은 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나온 김문수 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우리 부모님, 후보자 부모님은 일제 치하 국적이 다 일본이냐”는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일본이지, 그걸 모르십니까”라고 비꼬았다. 그는 “일제시대 때 국적이 한국이냐. 상식적인 얘기를 해야지,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면 안 된다”고 역공세를 퍼부었다.
우리나라 헌법은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라고 전문에 명시했다. 그러나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은 이처럼 헌법이 선언한 국가 정체성을 무시하고, 1945년 8월15일을 광복절로 인정하지도 않는다. 이영훈 교수는 2006년 7월31일치 동아일보에 ‘우리도 건국절을 만들자’라는 칼럼을 썼다. 이 교수는 이 글에서 “광복은 우리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일제가 무리하게 (…) 미국과 충돌하여 제국이 깨어지는 통에 이뤄진 것”이라며 광복절을 평가절하한 뒤, 남한 단독정부가 들어선 1948년 8월15일을 건국절로 하자고 주장했다.
기업 경영자 출신으로 정치 기반이 약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런 경제 논리로 무장한 뉴라이트 성향 인사와 이념을 받아들였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건국 60년 기념사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건국 60년 기념식을 열며 뉴라이트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한나라당은 광복절을 폐지하고 그 자리에 건국절을 신설하는 ‘국경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기도 했다. 이에 학계와 시민단체 등 각계에서 비판이 이어지자, 한나라당은 개정안을 철회했다.
뉴라이트는 국민·영토·주권이라는 국가의 3요소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임시정부와 광복절을 평가절하한다. 하지만 정작 뉴라이트가 숭상하는 이승만 대통령은 ‘민국 30년’이란 연호를 쓰며 1919년 임시정부가 수립된 해가 건국의 뿌리임을 분명히 했다. 또 뉴라이트는 반일 민족주의를 혐오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강경한 반일 민족주의자였다. 뉴라이트가 그런 이승만 대통령을 숭상하고 남한 단독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 모순인 셈이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이승만이 내세운 북진 통일, 한-미 동맹을 뉴라이트가 재활용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분단 정부 반대, 통일의 상징인 김구가 걸림돌이 됐고 김구 폄훼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사실 뉴라이트가 친일 정책을 펴는 것은, 일본보다 미국 눈치를 살피기 위해서라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로 대결하지 말고 북한과 중국을 포위하길 원한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뜻을 받들려면 일본과의 과거사를 지워야 하고, 대신 중국·러시아 같은 미국의 적대국들과 대립각을 세워야 하며, 남북 관계 역시 대결 국면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뉴라이트의 역사 전쟁
우리나라는 유신독재 이전까지 민간이 만든 역사 교과서가 검정 기준을 통과하면 인정하는 검정제를 채택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은 1974년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만들었다. 정권 비판을 원천 봉쇄하고 유신독재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사 교과서를 검정제로 되돌렸다.
이에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포럼은 2008년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를 냈다. 2019년 강의실에서 “위안부는 매춘”이라고 망언했던 류석춘 연세대 교수와 ‘반일 종족주의’ 대표 필자 이영훈 교수 등이 중심이 됐다. 이 교과서는 식민지 근대화론, 이승만 전 대통령의 건국과 국부 역할 등을 집중적으로 서술했다. 다만 이 교과서는 검정받지 못했다.
끝이 아니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교과서포럼 인사들이 모여 만든 한국현대사학회에서 뉴라이트 성향의 교과서를 냈다.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였다. 이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며 거센 논란이 일었다. 역사학자들은 이 교과서 역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축소·왜곡하고, 이승만·박정희 시대의 친일·반공·독재를 미화했다고 비판했지만, 뉴라이트는 그런 주장이 반일·친북·좌편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 교학사 교과서의 채택률은 0%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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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박근혜 정권은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2017년부터 국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제2의 교학사 사태가 일어날 뻔한 상황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정부는 동력을 상실하며 국정화는 물거품이 됐다. 방학진 기획실장은 “현재 검인정 제도에선 집필 기준만 만족하면 교과서 시장 진입이 쉬워 정권의 요구를 반영할 여지가 상존한다”며 “뉴라이트는 이를 이용해 자신들 성향에 맞춘 교과서로 교과서 시장에 진입한 뒤 차차 그 채택률을 높이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2022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교육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으로 임명한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도 교과서포럼의 고문이었다.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16일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 주위에 이상한 역사의식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주변의 뉴라이트에 휘둘리고 있다고 여기는 듯한 발언이다. 이 교수는 이종찬 광복회장의 아들이자 대통령의 오랜 친구기도 하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달 27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도 뉴라이트 아니냐”고 묻자 “대통령께서는 뉴라이트라는 의미를 정확히 모를 정도로 무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뉴라이트 성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윤 대통령은 뉴라이트의 두 축인 ‘친일 반민족주의’와 ‘신자유주의’에 관한 발언을 자주 해왔다. 윤석열 정부에 뉴라이트 인물들이 중용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앞으로 윤석열 정부와 뉴라이트는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제적 발언을 했다. 윤 대통령은 대북정책 방향을 묻는 기자 질문에 정부의 통일관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독립전쟁을 해서 해방을 맞이하고 광복을 얻게 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일제가 태평양전쟁에서 패망했기 때문에 우리가 자유와 독립을 얻게 됐습니다. (하지만)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에 결국 그러한 결과(건국)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은 건국절을 앞세우는 뉴라이트와 결을 같이한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1년 7월 ‘매일경제’와 한 인터뷰에서 검사 시절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에 감명받았다며 “없는 사람들은 그(불량식품 단속 기준)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같은 인터뷰에서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신자유주의 마인드를 장착한 발언이었다. 약자와 공동체를 위한 배려는 찾기 힘들다. 이태원 참사를 대하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 역시 같은 맥락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뉴라이트가 다시 발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출신으로 정치 기반이 약해 뉴라이트를 통해 지지 기반을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뉴라이트 세력의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진다. 앞으로는 어떨까? 강성현 교수는 “뉴라이트는 아이러니하게도 이탈리아의 좌파 정치철학자 안토니오 그람시가 주장한 진지전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들은 언론·학계·교육계 등 우리 사회 곳곳에 같은 성향의 인사를 심어놓고 이들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2025년인 내년은 광복 80돌, 한-일 협정 60돌을 맞는 해다. 이를 기점으로 뉴라이트는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내걸고 언론·사상·문화·교과서 전쟁을 전면적으로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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