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괴물 시즌 9승 “10승하면 당연히 좋지만···”

심진용 기자 2024. 9. 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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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6일 잠실 LG전 승리 후 더그아웃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한화 류현진은 6일 잠실 LG전 승리 후 “다행이네요”라며 웃었다. 3일 KIA 양현종, 5일 SSG 김광현 등 앞서 LG를 만난 최고 좌완들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는 말을 듣고 난 뒤였다. 이날 류현진은 류현진다운 투구로 LG 타선을 요리하며 6이닝 1실점 호투, 시즌 9승째(8패)를 올렸다.

류현진은 이날 커브를 특히 많이 던졌다. 6회까지 99구 중 커브만 26구를 던졌다. 4회 투구가 특히 이채로웠다. 문보경부터 박동원, 김현수까지 세 타자 상대로 11구 연속 110㎞대 느린 커브를 던졌다. 문보경과 박동원은 각각 공 4개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김현수한테는 3구째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4회 피칭에 대해 “저번(8월13일)에 대전에서도 커브 컨트롤을 신경 많이 써서 던졌다. 오늘은 (넓은) 잠실이다 보니 더 적극적으로 커브를 던졌다”고 했다. 11구 연속 커브 모두 본인의 사인이었다고 했다. 다른 공을 던지자는 포수 최재훈의 사인에 서너 번 고개도 저었다. 이유가 있었다. 류현진은 “커브에 타이밍들이 다 안맞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일부러 던졌다”면서 “마지막에 (김)현수한테 맞은 것도 어떻게 보면 완벽한 타이밍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느린 커브만 던져서 2차례나 헛스윙을 잡아낸 것에 대해서는 “카운터 잡을 때와 헛스윙 유도할 때 제구가 잘 됐던 것 같다. 2스트라이크 때 특히 유인구로 제구가 잘 됐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말대로 문보경과 박동원의 헛스윙을 끌어낸 2차례 4구째 커브가 모두 바깥쪽 낮게 절묘하게 떨어졌다.

김현수에게 2루타를 맞고 오지환에게 다시 적시타를 맞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바깥쪽 선에 걸치는 공을 계속 던지다가 3구째 직구를 맞았다. 류현진은 “볼넷도 생각하고 던졌다. 그다음이 오른손 타자(최원영)였고, 장타자가 아닌 선수라서 좀 더 확률적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KBO 복귀 첫해 10승까지 단 1승만 남았지만 류현진은 아쉬움을 표했다. 복귀 전까지 2점대 평균자책점을 목표로 했는데, 기대만 못 했다는 이야기다. 이날 호투로 전날 3.89에서 3.80까지 끌어내리긴 했지만, 그래도 처음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류현진은 “당연히 10승을 하면 좋겠지만, 사실 승수는 타선이 좋으면 할 수 있는 거니까 승수보다는 평균자책점에 집착을 많이 하는 편”이라면서 “그래도 10승이면 좋긴 하다”고 웃었다.

6위 한화는 이날 경기가 없던 두산과 승차를 1.5경기까지 좁혔다. 쉽지 않아 보이던 5강이 이제 정말 가시권이다. 류현진은 “지금 분위기가 정말 좋다. 선발이나 중간이나 야수들이나, 훈련할 때나 경기할 때나 집중력들이 요즘 너무 좋은 것 같다”며 “그래서 (5강에) 충분히 도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선수들은 거기만 보고 마지막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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