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리스 VS 트럼프, 기후정책 비교해보니 [기후가 정치에게]
미국에서 최초로 ‘환경 정의’ 부서를 만들어 대기오염 관련 사건을 수사한 후보(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와 “지구온난화는 사기극”이라 믿는 후보(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가 맞붙는다. 유권자는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
11월 대선을 앞두고 6일(현지시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시작으로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 캠퍼스의 미래사회환경센터(C-SEF)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기후 이슈’ 덕분이다. 약 3%의 유권자가 기후 문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3%의 차이는 “바이든 대통령을 당선시키기에 충분했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실존적 위협” vs 공화당 “음모론”
이번 대선에서도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후 공약에는 명확한 차이가 보인다.
민주당은 기후변화를 “실존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청정에너지 확대와 국제 공조를 통한 대응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해리스 부통령은 과거 검사 시절부터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2005년 미국 최초로 환경 정의 부서를 만들어 대기오염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했다.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셰브런 등 화석연료 기업들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약 700억원의 합의금을 받아내기도 했다.
반면 공화당은 정강정책에 “기후”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파리기후협약(205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탈퇴하며 기후변화를 “음모론”에 비유하기도 했다.
2020년 대선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법(프래킹)을 금지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고압의 액체로 암석을 파쇄하는 시추 기술인 프래킹은 지하수 오염 및 지반 침식 등을 야기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마다 “드릴, 베이비, 드릴!”을 반복적으로 외치고 있다. 여기서 드릴이란 “석유를 파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 또한 최근 CNN방송 인터뷰에서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고도 청정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다고 밝히며 정책 방향을 일부 바꾸는 모양새다.
최대 경합 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프래킹 관련 일자리는 10만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프래킹이 단순히 환경 오염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와 맞물리며 해리스 부통령 역시 경합 주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후변화 대응 등을 목표로 시행된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역시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는 사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파괴할 것이라며 전기차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혀왔다.
해리스 부통령 또한 IRA를 제정한 바이든 정부에 따라 같은 노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모두 표심을 의식해 과거 공약서 조금씩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전기차가 장거리 운전에는 부적합하지만 단거리에는 쓸모가 있다는 식으로 발언을 완화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선 그가 전기차 의무화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폭스뉴스 등은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부 공업지대)’ 경합 주인 미시간주, 위스콘신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자동차 산업이 지역 경제의 중심을 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2020년 대선 때와 달리 해리스 부통령의 입장이 후퇴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 대선캠프는 최근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해리스가 모든 미국인이 전기차를 소유하는 것을 강제하길 원한다는 발언에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은 전기차 의무화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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