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서 대통령까지…미국 최장 호황 이끈 위대한 쇼맨 [대통령의직업]
[편집자주] 대통령의 '전직'은 중요합니다. 그들의 정치 성향과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후보를 소개할 때 그들의 전직을 내세우는 이유입니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은 '검사' 해리스와 '범죄자' 트럼프라는 구도를 만들었습니다. 공화당은 트럼프를 '성공한 사업가'로, 해리스를 '존재감 없는 부통령'으로 그립니다. 두 후보의 전직은 미국의 미래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요. 대통령의 전직이 미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앞선 미국 대통령들의 삶을 통해 돌아봅니다.
졸업 후 라디오방송국 스포츠 아나운서로 일하던 그는 1937년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약 20년 동안 총 53편의 영화에 출연한 그는 배우 활동 중에도 정치적인 면모를 보였다. 배우가 된 지 4년 만에 영화배우조합(SAG)의 이사가 된 그는 1947년 이사장으로 뽑혔다. 당시 할리우드에는 미국 내 공산주의자를 탄압하는 마녀사냥이 횡행했다. 이때 레이건은 반공산주의 신념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마녀사냥에서 살아남았다. 이 사건 이후 민주당 당원이었던 그는 보수주의로 전향하게 됐다.
레이건은 영화배우로서 수명이 끝날 무렵 제너럴일렉트릭(GE)의 후원으로 제작된 TV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나아가 GE의 홍보대사로서 미국 전역을 돌며 강연을 다녔다. 이때 그는 정부 규제에 반대하고 시장친화적인 이념을 담은 강의를 하며 보수주의의 대변자로 통하게 됐다.
프로그램이 끝난 해인 1962년 레이건은 공화당에 입당한다. 영화배우, GE 홍보대사 활동 등 이력은 레이건이 인지도를 쌓고 쇼맨십을 터득하는 데 중요한 경험이 됐다.
레이건이 본격적으로 정계에서 존재감을 내보인 건 1966년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선출되면서다. 주지사로서 그는 작은 정부를 강조하며 복지제도 축소, 조세감면 등 정책을 펼쳐 적자에 허덕이던 캘리포니아주의 재정난을 해결했다. 재선까지 하며 주지사로서 8년간 성공적으로 편 정책 활동은 이후 대통령으로서 추진한 '레이거노믹스' 정책들의 기초가 됐다. 레이거노믹스는 레이건이 추진한 경제 정책으로, '레이건'과 '이코노믹스'의 복합어다.
1980년 11월 선거에서 승리한 그는 세출 삭감, 소득세 대폭 감축,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안정적인 금융정책 등을 내세웠다. 레이거노믹스의 성공으로 레이건 행정부 임기 말 미국은 사상 최장의 경기 호황을 누렸다. 미디어 산업을 잘 이해하고 있던 레이건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뛰어난 연설 능력을 앞세워 대중과 소통을 중시하며 '위대한 소통가'라는 별명도 얻었다. TV와 라디오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정책을 선전했으며, 소통을 앞세운 그의 이미지 메이킹 능력은 국민의 지지를 끌어왔다.
레이건은 냉전에서 승리하고 미 경제를 회생시켜 많은 미국인의 우상으로 여겨진다. 반면 지나친 감세와 사상 최대 군비 증강으로 막대한 재정 적자를 남겼고, 소수자와 빈곤층 인권을 퇴보시켰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민주당)은 저서 '담대한 희망'에서 "레이건의 일회성 정책, 빈곤층에 대한 이유 없는 비난 등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지만, 그가 어떤 면에서 호소력을 발휘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며 "그가 활용했던 화법이 지속적인 생명력을 지니고 계속 우리의 정치 담론을 이끌어 간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적었다.
지난달 30일 미국에서는 레이건의 전기 영화 '레이건'이 개봉했다. 영화는 웹사이트 '로튼 토마토'의 신선도 지수 20%를 받으며 평단의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일반 관객 평점인 팝콘 지수는 98%로 호응을 얻고 있다. 박스오피스 성적도 개봉 첫 주 4위에 오르며 선전해 레이건의 여전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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