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연하 인플루언서와 불륜 인정… 伊 문화장관, 결국 사임
인플루언서와의 불륜 의혹이 제기된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이 외도를 인정하고 장관직에서 사임했다.
6일(현지 시각)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젠나로 산줄리아노(62)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이날 조르자 멜로니 총리에게 서안을 보내 장관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인플루언서이자 패션 사업가인 마리아 로사리아 보차(41)와의 불륜을 인정한 지 하루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 끝에 문화부 장관직에서 사임하기로 했다”며 “이 결정은 돌이킬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산줄리아노 장관의 불륜 의혹은 지난달 26일 보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 하나에서 시작됐다. 당시 보차는 산줄리아노 장관과 다정한 모습으로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주요 행사 고문으로 임명해 준 산줄리아노 장관에게 감사하다”고 적었는데, 이때부터 둘 관계에 대한 갖가지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때까진 불륜 의혹이 가십 정도로 취급됐다. 산줄리아노 장관 측 역시 “보차를 장관의 고문으로 임명한 바 없으며, 보차와 장관 사이에는 어떤 친분도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산줄리아노 장관이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주요 7개국(G7) 문화장관 회의 준비를 위해 방문한 폼페이에 보차와 동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보차가 G7 문화장관 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운영 회의에 참석하고, 보차에게 기밀 정보까지 건네졌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은 정치 현안으로 번졌다.
멜로니 총리와 산줄리아노 장관 모두 2일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보차의 말은 달랐다. 같은 날 보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문화부 장관의 고문으로 임명됐을 뿐만 아니라, G7 문화장관 회의를 위한 운영 회의에 여러 차례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비용들은 모두 문화부가 냈다고도 했다. 보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G7 문화장관 회의 관련 내부 문서를 게시하기도 했다.
야당의 공세가 이어졌고, 산줄리아노 장관은 결국 5일 저녁 공영 방송 라이(Rai)의 TG1 채널과 인터뷰에서 불륜을 시인하며 사과했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가장 먼저 사과해야 할 사람은 특별한 사람인 내 아내”라며 “그리고 나를 믿어준 조르자 멜로니 총리에게 그와 정부를 당혹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나폴리에서 열린 한 행사를 계기로 친분을 쌓았고, 7월 말~8월 초 사이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한다.
다만 산줄리아노 장관은 보차의 고문 임명과 기밀 문서 유출, 세금 사적 유용 등에 대한 의혹은 지속해서 부인했다. 보차를 고문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한 건 사실이지만, 이해충돌의 우려가 있어 임명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보차의 행사 참석과 관련한 모든 비용은 개인적으로 지출했다고 했다.
이처럼 이탈리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불륜 스캔들은 산줄리아노 장관의 사퇴로 귀결됐다. 이번 장관 교체는 2022년 10월 멜로니 내각이 들어선 이래 처음이다. 감사원은 현재 산줄리아노 장관의 공금 유용 의혹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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