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소녀상 존치 위해 독일 간 야당 의원단…“대안 고민 약속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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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의 철거 시한이 약 3주 가량 남은 가운데, 야당 국회의원단이 독일에 방문해 베를린 시와 연방의회 차원에서 소녀상 존치를 위한 "대안을 고민해 보겠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의원단은 5∼6일 이틀간 슈네파니 램링어 미테구청장을 비롯해 베를린시와 연방하원을 오가며 소녀상 존치의 필요성 및 이에 대한 한국 여론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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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의 철거 시한이 약 3주 가량 남은 가운데, 야당 국회의원단이 독일에 방문해 베를린 시와 연방의회 차원에서 소녀상 존치를 위한 “대안을 고민해 보겠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국회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 국회의원단(더불어민주당 추미애·전용기·이재강 ·김용만 의원 및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이하 의원단)’은 6일(현지시각) 베를린 한인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4∼7일 일정의 방독 성과를 전했다. 의원단은 5∼6일 이틀간 슈테파니 램링어 미테구청장을 비롯해 베를린시와 연방하원을 오가며 소녀상 존치의 필요성 및 이에 대한 한국 여론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연방하원의 사회민주당 소속 울리케 바흐 가족노인여성청소년 위원회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바흐 위원장이 “하원 의원들과 소녀상을 보존하기 위한 방안을 촉구해보겠다”고 말했다며 의원단과 소통 채널을 유지해 향후 대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했다. 의원단 단장 추미애 의원은 가족과 이웃,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소녀의 모습을 한 동상이 상징하는 바를 설명하며 “정치인으로서, 우리가 먼저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바흐 위원장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소녀상 철거 등 행정집행의 실질적 권한은 미테구에 있지만, 연방의회 차원에서 소녀상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뜻을 밝힌 건 처음이다. 미테구에서는 구의회 차원에서 지난 2020년부터 수차례 소녀상 존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내며 구청을 압박해 왔다.
의원단은 이날 램링어 미테구청장도 만나 서한을 전하며 소녀상 철거를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원단 단장인 추미애 의원은 램링어 청장에게 “(소녀상은) 법적·행정적 절차로만 다룰 주제는 아니다. 전시 성폭력에 대한 과거의 문제 뿐 아니라 현재 당면한 문제, 또 앞으로는 이것을 예방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시민적인 평화 연대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램링어 구청장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의원단은 서한에 “소녀상은 한일 두 나라의 과거사 논쟁거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며 “베를린이 소녀상을 외교 사안으로 띄워 불편해 한다면, 세계 시민으로부터 많은 항의에 직면할 것”이라고 썼다. 램링어 구청장은 이번 만남에서 원론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소녀상 설치 기한이 끝나는 이달 28일까지 소녀상을 세운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가 동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통보한 상태다.
의원단은 베를린시와의 만남에서도 주정부 차원의 노력을 요청했다. 추 의원은 “베를린시 외교 담당 차관은 소녀상의 상징성, 예술성, 공공성 등을 깊이 공감했다”며 “(철거 여부는) 관할 구청의 행정 집행 영역이긴 하지만, 소녀상 존치를 바라는 한국 국민 여론을 잘 전달 받았고, 대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해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변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소녀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이에 소녀상을 세운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지난 5일(현지시각) 베를린 시청사 앞에서 베그너 시장 사퇴를 촉구하며 “베그너 시장은 일본 정부를 위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사용하지 말고, 베를린 시민들의 요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베그너 시장이 ‘일본 정부와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코리아협의회의 ‘위안부’ 교육 프로그램 기금 지원 중단을 압박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조사도 베를린 시의회에 요구했다. 독일 언론은 일본 대사관이 프로그램 지원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관련 심사 위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고도 보도했다. 결국 베를린시는 3년째 진행되던 프로그램 지원을 끊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프리츠 칼센 학교의 역사 교사 사샤 마르티노비치는 “소녀상을 통해 학생들은 ‘위안부’로서 동상의 고통을 배우지만, 그녀의 용기도 배운다”며 “민주적 결정을 거쳐야 할 일이 국가적, 정치적 이해관계의 장난감이 되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글·사진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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