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도 평양 시민의 본분 망각”…청년들 몰카 찍어 망신 주기
[앵커]
KBS가 입수한 영상 중엔 공공 예절을 지키지 않는 평양 주민들을 몰래 찍어 공개 비난한 영상도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일탈을 주로 지적하는데, 북한의 권위주의적 통제가 이들에게 잘 통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이어서 양민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코로나19 시기, 평양의 젊은 남성 2명이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담배를 피웁니다.
몰래 찍은 듯한 영상에선 이를 두고 '비도덕적, 비문화적 현상'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북한 주민 교육 영상 : "번갈아 가면서 가래침까지 내뱉고 있는데, 생활 습관이 너절하고 문화적 소양이 말할 수 없이 천박한 사람들입니다."]
북한은 2020년 금연법을 제정해 공공장소 등에서 흡연을 금지했는데,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이를 잘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주민 교육 영상 :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마구 피워대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젊은 청년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번엔 공공장소에서 양말을 반쯤 벗은 젊은 남성을 지적합니다.
[북한 주민 교육 영상 : "젊은 동무인데, 자신의 이런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불쾌감을 주리라는 것쯤은 알고도 남음이 있겠는데 전혀 개의치 않고 있습니다."]
'수도 시민의 고상한 본분을 망각했다'고 까지 질타하는데, 북한 당국의 이같은 과도하리만치 세세한 계도는, 불과 몇 년 전 입국한 탈북민에게도 낯선 모습입니다.
[장미/2020년 탈북 : "'하다 하다 신발을 벗는 행위에 대해서까지 뭐라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 우리는 이렇게 복장 검사를 마치고 다녀도 잘 먹고 살기가 힘든데 왜 외국에서는 팬츠 바람에 다녀도 잘 먹고 잘 살까…."]
특히 주로 젊은 세대의 일탈을 지적하고 나선 건, 이른바 '북한 MZ세대'의 특징과도 관련이 깊다는 분석입니다.
[박영자/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 젊은 세대는) 중국 문화, 한국 문화 이런 외부 문명을 접했던 친구들이기 때문에 정체성 형성 단계부터 자유로운 사회에 대한 동경과 그런 삶에 대한 욕망들이 상당히 크죠."]
때문에 권위주의적 통제가 이어져도 한류 등 외부 문화를 접한 이들에겐 더 이상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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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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