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출전 '0경기'…수난의 한해 보내는 코리안 메이저리거
'철인' 김하성도 부상…'2년 차' 배지환은 마이너행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50(홈런)-50(도루)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초년생'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는 신인왕에 근접한 활약을 펼친다. 일본 야구팬들은 빅리그를 보는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반면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활약을 기대했던 팬들은 아쉬움이 큰 시즌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정규시즌 막바지로 향하는 9월 들어선 한국 선수들이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사실 올 시즌 개막 때만 해도 기대감은 높았다. KBO리그를 평정한 이정후(26)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00억 원)의 한국인 최고액 계약을 따내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이다. 오타니가 7억 달러,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3억 2500만 달러의 천문학적인 계약을 따냈어도 이정후의 존재가 든든했다.
'맏형' 류현진(37)이 11년 만에 KBO리그로의 복귀를 선언하고 미국을 떠났지만 고우석(26)이 새롭게 합류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고우석은 3년 최대 940만 달러의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계약했지만, 한국인 선배 김하성(29)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기에 적응이 한결 수월하리라 여겨졌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배지환(25·피츠버그 파이리츠) 역시 풀타임 2년 차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고, 잠시 주춤했던 최지만(33)도 재도약을 노렸다.
분명 기대감이 충만했던 시즌이었지만, 개막 이후 그 기대감은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부상이 문제였다. 차분히 빅리그에 적응해 가던 이정후가 37경기 만에 어깨 부상으로 시즌아웃을 당한 것이 좋지 않은 전조였다. 어깨 수술을 받은 이정후는 내년 시즌에나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 있다.
고우석은 좀처럼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시즌 전 시범경기와 서울에서 열린 '스페셜매치'에서 믿음을 주지 못했고 결국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다 5월엔 마이애미 말린스로 전격 트레이드됐고, 트레이드 한 달도 안 돼 방출 대기(DFA)를 받아 마이너리거로 신분 전환됐다.
심지어 트리플A에서도 밀려나 더블A까지 내려갔고 그 더블A에서도 평균자책점 11.12의 최악 투구를 보이고 있다. 3년 계약을 했지만 당장 내년 시즌 KBO리그로 복귀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지난해 아시아 내야수로는 최초로 골드글러브까지 받으며 '정점'을 찍었던 김하성도 4년 차 시즌에 하향세를 탔다. 포지션 이곳저곳을 메우던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엔 주전 유격수로 인정받았는데, 실책은 늘었고 타격 성적도 하락했다.
게다 좀처럼 없던 부상까지 당했다. 김하성은 지난달 말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2021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래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이달 초 복귀가 유력했으나 9월 시작 후 1주일이 지난 상황에서도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2년 차로 활약이 기대됐던 배지환도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시범경기 도중 고관절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 승선이 불발됐고, 5월에야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2년 차 신예에게 주전 자리가 쉽게 주어지진 않았고, 찰나의 기회를 잡지 못한 배지환은 마이너리그와 빅리그를 오갔다.
그나마 8월 들어 많은 기회를 받았으나 타율이 여전히 1할대의 빈타에 허덕이면서 지난달 말 다시 마이너행을 통보받았다.
최지만의 경우 트리플A에서도 활약하지 못했고, '옵트 아웃'을 통해 이적을 꾀했으나 어느 팀의 부름도 받지 못했다. 나이도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만큼 빅리그 복귀는 사실상 요원해졌다.
한때는 양도 풍족했고 최근엔 류현진과 김하성의 '질'로 남부럽지 않았던 코리안 메이저리거. 하지만 올 시즌엔 여러 악재 속에 근래 들어 가장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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