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I 시장 공략하는 MCU 세계 1위 ST마이크로… 드 사 어프 수석부사장 “칩 하나로 세탁기 전력 소모 40% 줄여”
“MCU 생태계 확장해 온디바이스 AI 시장 선점”
“삼성 파운드리와 협업해 18나노 MCU 연내 개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마이크로)는 전 세계 범용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MCU) 시장에서 2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1위 기업입니다. 전자제품에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되는 온디바이스(내장형) AI 시대, 전력 효율은 물론 성능까지 보장된 MCU를 공급해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겠습니다.”
리카르도 드 사 어프 ST마이크로 수석부사장 겸 범용 마이크로컨트롤러 서브 그룹 부사장은 지난 3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전 세계 범용 마이크로컨트롤러 제품 4개 중 1개가 ST마이크로의 MCU”라며 이렇게 말했다. ST마이크로의 신제품과 기술력을 소개하는 ‘STM32 서밋(Summit) 2024 on Tour Korea′ 행사 참석차 방한한 드 사 어프 수석부사장은 ST마이크로의 MCU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MCU는 특정 기계장치나 전자장치의 제어를 위해 하나의 칩에 중앙처리장치(CPU)와 관련 모듈을 집적시킨 시스템 반도체다. 전자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반도체로, 단순 기능부터 특수 기능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다양한 특성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글로벌 MCU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기준 227억달러(약 30조5000억원)에서 연평균 11% 성장, 오는 2030년 472억달러(약 63조3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T마이크로는 인텔, 삼성전자처럼 설계와 제조를 아우르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회사를 대표하는 제품 하나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ST를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반도체 백화점’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중에서도 범용 MCU 분야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드 사 어프 수석부사장은 “ST마이크로는 단순히 고객사에 MCU만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가 전자제품에 최적화된 AI 및 소프트웨어 기능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툴(도구)을 제공한다”며 “세탁기와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전기자전거, 스마트 팩토리 등 고객사가 필요한 기능에 특화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ST마이크로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STM32 제품 소프트웨어 커뮤니티의 월평균 방문자 수는 32만명으로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10만개 이상의 고객사를 지원하며 쌓아온 노하우로 적재적소에 ST마이크로의 MCU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 사 어프 수석부사장은 ST마이크로가 AI 기능이 탑재되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겨냥해 MCU 기능 업데이트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탁기 내 무게와 모터 사용량을 분석해 세탁 모드를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전력 소모를 최대 40% 줄일 수 있는 MCU 제품군인 STM32 솔루션을 지난해 선보였다. 해당 MCU를 탑재한 세탁기가 수백만대 이상 판매됐다”며 “파나소닉에서 ST마이크로의 MCU를 적용해 자전거 바퀴의 공기압을 분석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도 올해 수만대가량 출하됐다”고 설명했다.
ST마이크로는 수요 확대에 발맞춰 생산 능력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 사 어프 수석부사장은 “현재 이탈리아 등에서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할 수 있도록 300㎜ 웨이퍼 양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ST마이크로는 보안 성능을 강화한 신제품 등으로 온디바이스 AI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드 사 어프 수석부사장은 “내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보안 규격이 강화된다”며 “이번에 출시한 저전력, 내장형, 고성능 MCU 제품군은 전력 효율과 성능뿐만 아니라 보안 기능까지 고려했다. 헬스케어와 도어락, 스마트홈뿐만 아니라 각종 고성능 AI 서비스에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 사 어프 수석부사장은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와 협업 중인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신제품도 연내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엔지니어들과 공정 최적화 등 제조 공정과 관련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제품은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협력사를 통해 내년 4분기에 대량 양산될 것”이라며 “전력 효율이 50% 이상 개선되는 등 고객사가 고성능 AI 애플리케이션을 원활히 구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크리스마스에 네 식구 식사하면 80만원… 연말 대목에 가격 또 올린 호텔 뷔페들
- ‘가전 강국’ 일본에서도… 중국 브랜드, TV 시장 과반 장악
- “감동 바사삭”… 아기 껴안은 폼페이 화석, 알고 보니 남남
- “한복은 중국 전통의상” 중국 게임사… 차기작 한국 출시 예고
- [단독] 갈등 빚던 LIG·한화, 천궁Ⅱ 이라크 수출 본격 협의
- 암세포 저격수 돕는 스위스 ‘눈’…세계 두 번째로 한국에 설치
- 둔촌주공 ‘연 4.2% 농협 대출’ 완판…당국 주의에도 비집고 들어온 상호금융
- [르포] 역세권 입지에도 결국 미분양… “고분양가에 삼성전자 셧다운까지” [힐스테이트 평택
- 공정위, 4대 은행 ‘LTV 담합’ 13일 전원회의… ‘정보 교환’ 담합 첫 사례로 판단할까
- ‘성과급 더 줘’ 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에… 협력사 “우린 생계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