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획으로 가도 24시간 모자란 제주 호캉스 성지 [엄마, 주말에 뭐해]
<엄마, 주말에 뭐해?>
35개월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은 주말이 행복하지만 무섭습니다. 주중에 엄마와 제대로 시간을 보내지 못해 주말만 기다리는 아이를 보면 매주 특별한 시간을 보내게 해줘야 한다는 의무감도 생깁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평소 주말마다 인터넷에 '아기랑 갈만한 곳' '주말 아이랑' 등의 키워드를 검색했다면 매주 금요일 '엄마, 주말에 뭐해?'를 확인해보세요. 주말마다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놀거리와 체험거리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도 환영합니다.
[파이낸셜뉴스]
아이와 떠나는 여행은 항상 가서 무엇을 할 지 일정을 짜는 것이 고민이다. 어른들만의 여행이라면 호텔에서 누워서 먹고 자고 하는 것 만으로도 좋은 시간이 되지만 아이들과의 여행은 다르다. 지루해 하는 아이들을 위해 부지런히 스케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고민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제주신화월드'다.
호텔 안에 워터파크와 놀이동산은 물론 아울렛까지 있어 쉴 틈이 없는 일정이 가능한 곳이다. 물론 모든 것을 즐기려면 빡빡한 일정에 아이들은 신이 나도 부모들은 방전될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지난 주말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제주신화월드'를 찾았다. 제주공항에서 차로 40여분을 달려가면 도착해 대표적인 관광지인 중문에 있는 숙소보다 공항 접근성은 좋았다.
제주신화월드는 총 4개의 호텔이 있다. 신화관, 랜딩관, 메리어트관, 서머셋관으로 각 호텔 별로 특성이 달라 여행성격과 구성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우리가족이 선택한 곳은 가족단위로 오면 가장 인기가 많다는 신화관이었다. 신화관에 투숙하면 신화 워터파크 이용권과 스카이풀 이용이 무료다. 더불어 신화 테마파크의 빅3 이용권까지 주기 때문에 호텔에 투숙하기만 해도 1박 2일 일정이 자동으로 완성된다. 콘텐츠 뿐만 아니라 가성비면에서도 만족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신화관에 들어서자 가장 좋은 것은 바닥이 카펫이 아니라 원목바닥이란 점이었다. 어린아이가 있는 집은 카펫은 먼지 때문에 기피하는데 그럴 염려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모던한 인테리어도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할 만 했다.
체크인 하자마자 가장 먼저 수영복을 갈아입고 워터파크로 향했다. 신화월드는 굉장히 크기 때문에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이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모든 길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곳은 스타벅스였다. 호텔직원에게 길을 물어보면 일단 스타벅스를 기준으로 어느 쪽으로 가라고 안내해줬다. 처음에 스타벅스 위치만 잘 파악해두면 이후 길 찾기는 문제없었다.
워터파크에 도착하자 9월 초였음에도 사람들로 매우 붐볐다. 가장 인기있는 곳은 실외 파도풀이었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구명조끼를 입고 파도에 몸을 맡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있었다. 실외의 어트랙션들이 8월 말에 운영을 종료했지만 파도풀 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어린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은 실내 어트랙션인 '버블팝'이었다. 초대형 비치볼 위에 올라가 신나게 점핑하다가 미끄러지면 다시 올라가기를 반복하게 되는 중독성 강한 어트랙션으로 아이들이 길게 줄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온 가족이 튜브에 몸을 맡기고 둥둥 떠다니는 유수풀 역시 단란하게 시간을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신화관을 이용하면 장점은 부대시설인 스카이풀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계절 온수 인피니티풀인 이곳은 9월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는 '온가족이 즐기는 풀파티'가 열렸다. 신나는 음악이 나오고 조명이 반짝반짝한 풀파티는 보통은 노키즈존으로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없기 마련이지만 아이를 동반하고서도 기분전환을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마치 미혼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좋았다. 스카이풀에서 바라본 신화월드의 야경 역시 색다른 볼거리였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먹거리다. 신화월드 내부에는 다양한 음식점과 카페들이 즐비해 있어 어떤 곳을 가야 할 지 고민하는 게 일이었다. 무엇보다 신화월드에서 가장 좋은 것은 모든 음식점들이 키즈 프렌들리 하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찾았던 한식당 '제주선'에서는 떡갈비와 계란말이 등으로 구성된 키즈메뉴가 준비되어 있었으며, 중식당인 '성화정'에서도 주문 시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추천해줘 따로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유아식기와 의자도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 특히 먼저 요청하지 않아도 아이에게 먹이기 좋게 집게와 가위까지 준비해주는 센스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신화월드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곳은 '랜딩 다이닝'이다. 랍스터와 대게를 비롯한 다양한 고급 식자재들이 인상 깊었던 이곳은 신선한 해산물과 육류 등을 즐길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이다. 저녁 오픈시간 30분 전부터 오픈런 행렬이 있을 정도로 신화월드의 핫플레이스였다. 특히 와인과 맥주 등이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만큼 만족도는 더 높았다.
아침 조식뷔페로 이용한 신화테라스 역시 아이들과 함께 먹기 좋은 죽과 국 등이 잘 준비되어 있어 입구부터 빼곡히 줄 서있는 유모차 부대를 만날 수 있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지친 부모들에게 필요한 '맥주타임'에도 좋은 곳들이 많았다. 특히 저녁에는 야외에 위치한 비어가든에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8시 30분부터 9시까지는 마술쇼가 펼쳐져 이를 구경하는 가족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외에도 신화월드 내에는 더플레이스나, 던킨도너츠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들이 입점해 있어 최소한 먹거리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신화월드 내부에는 테마파크도 있다. 우리는 오전 11시께 테마파크를 즐겼지만 다음번에는 늦은 오후나 저녁에 가는 편을 선택할 것 같다. 일단 날씨가 너무 더워 여름철에는 낮에 놀이공원을 이용하는 것이 힘들었고, 어트랙션의 운영시간이 오후 2시부터 인 곳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제주에서는 밤에 할 것이 마땅치 않은 만큼 야간에 가는 것이 더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곳의 하이라이트인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우리 아이는 아직 키가 100cm이하인 만큼 아직 탈만한 것이 별로없어 체크인 시 무료로 제공받은 빅3 이용권으로 충분했다. 만약 자녀가 더 크다면 이용할 수 있는 어트랙션이 많아지는 만큼 자유이용권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제주신화월드는 가족단위 수요가 많은 만큼 다양한 키즈 프로그램도 알차게 준비되어있다. 신화관 1층 키즈앤패밀리 라운지에서 진행되는 키즈 프로그램들은 한 시간 가량 진행되는데, 부모들은 모처럼 편하게 휴식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평소 요리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는 쿠킹클래스를 수강해 케이크를 만들었다. 숙련된 교사와 안전한 환경에 맡길 수 있어 안심됐고, 아이는 태어나서 처음 나만의 케이크를 만들어본 경험이 신기했는지 하루 종일 케이크를 만든 이야기를 반복해서 했다. 여행기간 동안 아이가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만큼 부모로써도 뿌듯했다.
신화월드에서의 1박 2일 중 수면시간을 제외하고는 허투로 보낸 시간이 한 시간도 없을 정도로 매우 빡빡한 일정이었다. 그러나 아이의 만족도는 어느 곳에서 보다 높았다. 아이가 좋아하는 물놀이와 놀이공원 등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곳 인만큼 효율성 면에서는 만점이었다.
다음에 신화월드를 방문할 때는 1박 2일이 아닌 최소 3박 4일은 잡아야 여유있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 곶자왈이나 오설록 등 유명관광지도 있는 만큼 보다 긴 일정으로 잡고 와야할 곳으로 추천한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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