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OINT] 7골 터뜨리며 행복했던 옆집, 최악 졸전으로 분노만 남은 우리집

[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너무나도 다른 두 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FIFA 랭킹 96위)과 0-0으로 비겼다.

홍명보 감독의 데뷔전으로 많은 관심이 쏠렸다. 첫 상대치고는 괜찮았다.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였고,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은 몇 수는 아래라고 평가받는 상대다. 비교적 쉬운 상대이기에 경기력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졸전을 거듭했다. 전반전부터 대표팀은 제대로 된 공격 기회를 잡지도 못했다. 후방에서부터 시작된 빌드업은 공격 찬스로 연결되지 못했고, 의미없는 백패스와 볼 돌리기가 계속됐다. 번뜩이는 순간은 모두 이강인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막바지 빠른 돌파로 대표팀의 첫 번째 유효 슈팅을 만들어냈고, 이후 센스있는 패스로 황인범의 위협적인 슈팅을 이끌어냈다.

이강인이 분전했으나 충분하지는 못했다. 팀 플레이로 만들어진 기회는 단 하나도 없었다. 대표팀은 전반전 79%의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갖고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단 한 번의 유효 슈팅에 그쳤다. 오히려 실점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 집중력 부족을 노출하며 실점했다. 다행히 오프사이드로 정정되어 득점이 취소됐다.

후반전이 되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표팀은 계속해서 높은 볼 점유율을 잡아가며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전보다는 좋은 찬스가 더 많이 나왔으나 이번에는 결정력이 말썽이었다. 손흥민이 좋은 찬스를 잡아 골키퍼까지 제쳤으나 슈팅이 골대에 맞았고, 이강인에게 차기 좋게 떨어진 볼은 골대 위로 떴다. 오세훈의 헤더도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혔다.

 

결국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내면서 3차 예선을 기분 좋게 시작했어야 했다. 팬들의 비난과 야유를 완전히 잠재울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경기 결과만큼은 가져왔어야 했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경기력은 물론이고 경기 결과도 잡아내지 못하며 더욱 비판을 듣게 됐다.

옆집 일본은 한국과 완전히 다른 경기력을 선보이며 7-0 완승을 거뒀다. 일본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1차전에서 중국을 무려 7점 차로 잡아냈다.

안방에서 열린 경기답게 일본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골 잔치를 벌였다. 윙어 미토마 카오루를 윙백으로 배치했을 정도로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왔다. 전반전 74%의 볼 점유율은 4번의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고, 이는 2골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후반전에 들어서 일본은 더욱 공격력을 끌어 올렸다. 미나미노 타쿠미의 연속 골이 나왔고, 4점 차까지 벌렸다. 그럼에도 일본은 만족하지 않았으며 경기 종료 직전까지 골을 퍼부었다. 후반전 8번의 슈팅을 더 때린 끝에 7-0 대승을 거뒀다.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중국, 바레인, 인도네시아 등 다소 까다로운 상대가 포진되어 있는 조에서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일본과 비슷한 조건 아래 치른 경기에서 부진한 한국 대표팀과 비교된다. 일본(18위)이 중국(87위)에 앞섰듯, 한국(23위)도 팔레스타인(96위)에 FIFA 랭킹 70계단 정도 앞섰다. 한국도 일본처럼 안방에서 경기를 치렀다.

일본은 경기력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산뜻하게 출발했고,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 부진한 경기력 끝에는 답답한 0-0 무승부와 팬들의 분노만 남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