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8%’ 보증 변액연금, 금리만 보고 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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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주치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확정형 고금리 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연 7~8%까지 이자를 보증해주는 변액연금보험이다. 실적배당형 상품인 변액연금보험은 투자 실적에 따라 연금액이 달라지는 형태이지만, 이 상품은 투자 실적이 저조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 수익률을 보증해주는 안전장치가 더해졌다. 일반적으로 수익이 보장되는 예·적금은 물론이고 주식에 대한 직·간접 투자로도 연 평균 8% 수익을 꾸준히 유지하기는 쉽지 않으니 눈길을 끌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최고 연 8% 금리만 보고 덜컥 가입하는 것은 곤란하다. 변액보험은 예·적금과 달리 중도 해지 시 손해가 클 수 있다. 변액보험의 최저 보증은 중도 인출이나 해지 등에는 보증하지 않고, 노후에 평생 연금으로 수령 시에만 적용된다.
현재 최저보증형 변액보험으로 연 5% 이상 상품을 내놓은 보험사는 모두 3곳이다. IBK연금보험과 KDB생명, 아이엠라이프다. 혹시 제시한 높은 이율이 복리가 아니라 단리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까 봐, 월 복리 기준으로도 계산해봤다. 40세 기준으로 최저 연 8% 보증형 상품에 10년 납입하고 15년 거치해 65세에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한다는 가정으로 계산해보면 월 복리 연 5.5% 수준이다. 수익에 대한 눈높이는 각기 다를 수 있지만, 장기 안정성을 중시하는 연금 수익률로는 낮지 않은 편이다.
IBK연금보험의 ‘연금액 평생보증받는 변액연금보험’은 최대 20년까지 연 8%의 연금액을 최저보증을 해준다. 그런데 이후 연금개시 전 금리는 연 5%로 낮아진다. 이에 반해 KDB생명의 ‘든든한 변액연금보험’은 최대 20년까지 7% 보증해주고, 이후에는 연 6%의 금리를 적용해준다. 아이엠라이프의 ‘그랑에이지변액연금보험’은 20년간은 연 5%, 이후에는 연 4%를 최저보증한다. 가입 시 연령과 연금 개시까지의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봐야 한다.
현재 최저보증형 상품은 모두 변액연금보험으로 출시됐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변액보험에 대해서도 알아야한다. 변액보험은 말 그대로 가입자가 나중에 받게 될 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이 유연하게 바뀐다는 의미이다.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가 고정된 금리로 운용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선택한 펀드로 운용되기 때문에 투자 성과에 따라 보험금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특히 변액보험은 일반 펀드와 달리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일반 펀드의 경우에는 리스크를 고객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하지만, 변액보험은 최저사망 보험금이나 최저연금 적립금과 같은 요소들이 일부 손실 위험을 덜어줄 수 있다. 또한 변액보험은 기본적으로 보험 상품이기 때문에 사망, 연금, 질병 등의 보장 기능이 포함돼 있다. 반대로 펀드에 비해 단기 수익률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 중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등의 비용을 제외한 보험료를 펀드로 운영하는 보험상품이기에 일반적인 펀드 수익률에 못 미치기 쉽다. 따라서 중위험·중수익을 선호하고 일부 보험금에 대한 니즈도 있는 금융소비자에게 잘 맞는 금융상품이다.
변액보험의 종류도 다양하다. 종신보험, 연금보험, 건강보험, 저축보험 등으로 나뉜다. 이중 변액연금보험은 투자한 금액의 수익에 따라 수령하는 연금액과 환급금이 달라지게 된다. 연금 수령이 목적인 경우에 적합하다. 일정기간 목돈을 만드는 투자를 원한다면 변액연금보험보다는 변액저축보험이 더 적합하다. 사망보장을 원한다면 변액종신보험을 선택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가 높아 납입한 보험료 대비 높은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만일 변액보험에 가입하길 원하거나 현재 보유한 상품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인지 파악하려면 우선 보험의 목적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노후연금 수령이 목적인 변액연금보험은 그래서 연금 개시 시점도 잘 살펴봐야 한다. 현재 최저보증형 변액연금보험으로 출시된 세 상품은 연금 개시 시점이 각기 다르다. IBK연금보험은 30세부터 80세까지 연금 개시 시점을 선택할 수 있다. 아이엠라이프는 50세부터, KDB생명은 55세 이후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의무 거치 기간도 확인해야 한다. 보증 비용이 큰 상품일수록 초기 펀드 투자 금액이 적다. 가입 시 중도 해지에 대한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고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액보험 수익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저보증형 상품은 연금 수령 시에는 약정된 이율이 보증되지만, 펀드 성과에 따라 초과 수익도 거둘 수 있다. 시장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펀드를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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